여러분 안녕요.
보내주시는 관심에 감사.
나란 여자 시크한 여자지만
요즘 님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콩나물이 되는 것 같음.
하루 안 올렸다고 보채시는 님들.
아 이 짓도 시간을 들여야 하는 거라
정남이가 집에서 날 괴롭히는 주말에는 좀처럼 시간내기 힘듬.
한국말로 뭘 타다닥 치고 있으면
귀신같이 자기 흉 보는 줄 알아챔.
눈치는 빨라가지고. --;
그러니 너그러운 양해 바라는 바임.
오케이?
밀라노는 오늘도 날씨가 구질구질 함.
주말인데 집에만 있는 기분이란 참.
엉엉엉
대신 정남이가 한국에 온 날 이야기를 또다시 해 볼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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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까지 가는 길
나님 아부지 계속 나님을 찌르는 거임.
아부지 – 그놈 착하냐?
나 – 아, 그럼 지금은 다 착하지 안 착하면 내가 만나고 있겠어요?
나란 여자
못된 남자에게 당한 경험이 있어
잘나고 못된 남자보다는
못나고 착한 남자가 좋음.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이
신랑 잘 생긴 건 결혼식 할 때 30분 좋은 거 빼고는 없다고 하셨음
잘난 놈들은 얼굴 값 한다는 게 나님의 신념임.
아부지 – 어떻게 생겼냐?
나 – 아 아빠 이따가 보시라니까.
한시간이면 보실텐데 왜 그러실까아~~
ㅋㅋㅋㅋㅋㅋㅋ
나님 아부지 진정 궁금하셨던 거.
이제와서 말이지만 얼마나 X줄이 타셨을거임?
ㅋㅋㅋㅋ
공항에 드디어 도착해 시크하게 주차까지 마침.
스스로 주차도 함. 칭찬해 주세요.ㅋㅋㅋ
그러므로
뭔가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이….
ㅋㅋㅋㅋㅋ
이때부터
나님 아부지 안절부절 하기 시작하심.
ㅎㅎㅎ
그럴만도 하심.
하나밖에 없는 딸자식 남자친구라고
이태리에서 코쟁이가 오는 거였음.
대한민국 어느 아부지가
쌍수들고 환영하시겠음?
나 – 아부지. 아부지는 저기서 커피나 한 잔 하면서 계셔
아부지 – 응? 그럴까?
나 – 그어럼~~~ 아빠가 출구 앞에서 서서기다리면 권위가 안 서지 않겠수?
나님 아부지 억지로 자리에 앉힘.
효녀라서 그런 거 절대 아님.
다만 정남이에게 십분이라도 벌어주기 위해서였음.
사람이 아닌 꼴을 하고 나타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
딸자식 키워봐야 소용 없는 거.
님들도 결혼하기 전에 아부지께 효도하셈.
엄마에게도 효도할 것.
엄마에게 아들은 첫사랑이지만 딸은 영원한 사랑이라고 함.
오케?
초조하고 초조한 기다림의 시간이 흐르고 흘러
드디어 정남이 탄 비행기가 착륙함.
아무것도 모르는 정남이만 신이 잔뜩 난 거임.
드디어 자동문이 스르륵 열리고
환한 미소의 정남이 나옴.
와다다다 달려가
격렬한 포옹과 뽀뽀질.
을 하려 했으니
여기는 인천.![]()
게다가 어디선가 나님의 아부지가 훔쳐보고 계실수도 있는 거임.
드디어 익숙한 정남의 발치가 보임.
나 – 꿀꿀아! (정남이를
부르는 나님만의 애칭)
정남 – 자기 자기이~~~ 안녕아새요오우~~~~![]()
(여기서부터는 이탈리어. 한국말 아는 거라고는 인사말, 배고파, 맛있어 밖에 없음)
내가 왔다! 우~~엄청 보고싶었어
그놈의 인사는 참 잘 함.
인사 잘하면 어디가서 굶어죽지는 않는다 하더니 정남이 꼭 그 모양임.
고거 하나 참 기특함
님들도 인사 잘 하길.
인사 잘 한다고 욕하는 사람은 없으므로
그나저나 정남의 모양새 가관임.
핀란드까지 가서 비행기 갈아타고 오느라
까마귀가 형님 할 노릇.
게다가 고 몇 시간 새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 산적이 따로 없음.
아 이 일을 어쩌잔 말인가.
나님 아버지가 여기 있는데 말이다.
나님 어떡함?
아 이 날 나님은
아버지손에 끝장나거나 정남이 손에 끝장날 수도 있었음
엉엉엉
드디어 어렵사리 말을 꺼냈음.
나 – 나 할말이 있는데.
정남 – 뭔데 뭔데?
나 – 응, 근데 말이지. 너 화 낼 거 같은데.
정남 – 뭐야 --; 당장 말해.![]()
정남이 눈치는 빠름.
눈치로 하는 대회가 있다면 일등은 따놓은 당상.
자기 나라 말로 귀에다 대놓고 이야기해도 깜빡깜빡 흘려먹는 놈이
알지도 못하는 한국말로 하는 건 어찌 그리 귀신같이 알아채는지 모름.
가끔
한국말 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움.
나 – 저기 있잖아.
나 말이야.
오늘 비가 오니까
운전하면, 혼자 운전하면 위험하잖아.
그치?
정남 - 응. 위험하지.
나 - 그래서 말이야,
나
아빠랑
같이 왔다. --; ![]()
...... 그 때 님들도 그 자리에 나란히 서서
정남이의 얼굴을 보았어야 함.
전편에 이야기했던 그날밤의 토막살인범 포스는 저리가라 할 정도의
독기서린 눈으로 나님을 쏘아보는 것이 아님?
1초
2초
3초…
정남 – 야. 너 미쳤어? 응응? 정신 나갔어?
내 꼴 좀 봐. 이게 사람 꼴이냐구
너 일부러 그랬지? 나 물 먹일려고 일부러 그랬지?
![]()
![]()
![]()
아 나 참
남부끄러워서 혼났음
뭐 그렇게 거품 물 거 까지는 없었는데 말임.
뭐 어쩔 수 없지 않음?
두 남자 사이에 낀 나님의 난처함이란.
그러나 어쩌겠음.
이미 일어난 일인데.
나님 시크한 여자잖음?
무심하게 대꾸함.
나 – 뭐 어쩌겠어. 화장실
가서 세수라도 하던지. ![]()
님들 생각해 보삼.
남자친구의 어머님 처음 만나는 자리인데
민얼굴에 수건같이 구겨진 막원피스에 슬리퍼, 질끈묶은 머리을 하고 가고 싶음?
게다가
정남이는
뼛속까지 멋쟁이인 이탈리아 남자가 아님?
이건 자존심의 존폐위기였던거임.
게다가 평소부터 누누히
나님 아부지의 시크함과 고지식함에 대해 이야기했고
한국 문화에 대한 공부도 틈틈히 시켜왔는데
얼마나 긴장이 되는 순간이겠음?
아, 중간 여담.
뭐 국제연애 국제결혼 권장하는 입장은 아니다만,
꼭 하게 된다면
서로의 문화에 대한 학습과 이해와 포용은 절대적인 것이라고 봄.
개인이라는 건
사화화를 거쳐서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개인이 속한 사회도 알아야만 하는 거임.
또한 언어도 마찬가지임.
언어는 사회 안에서 만들어진 약속 기호이기 때문에
어떤 언어를 완전히 이해하고 구사하기 위해서는 사회 문화 배경지식도 알아야 함.
아, 횡설수설한 것 같음.
그렇지만 곰곰히 생각해 볼 사안임.
아 그나저나 아직도
정남이 날 원망하던 모습이 눈에 선 함.
ㅋㅋㅋ
미안해 미안해
나도 뭐 좋아서 그랬었겠냐구!
암튼 정남은 아쉬운 대로 화장실에 가서 몸을 추스리고
잔뜩 긴장한 걸음으로 나님 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향함.
나님 가슴도 뛰고
정남이의 가슴도 뛰고
아부지의 가슴도 뛰고.
아 그런 긴장감은 정말….
살면서 너무 자주 느끼는 것 같음.
그래서 삶이 스릴 있는 거 아니겠음?
ㅋㅋㅋㅋㅋ
드디어
두둥
두둥
나 – 아부지ㅡ 이제 도착했네
아부지 – 응 그래 그래
그때까지 아부지 나님만 보고 계신게 아님?
조선시대 남녀사이도 아니고 웬 내외?
드디어 정남이 나님 아부지에게 첫 마디를 내밷음
정남 – 헬로우. 아임 정남이.
나이스 투 미트 유ㅜㅜ. 미스타 X
켁!![]()
미스타 X이라니.
....
.....
미래 장인한테
X씨 라니.
물론 외국에서는 옳은 거지만
구식인 나님 아부지에게 미스타. 란 호칭은
종업원들을 부르는 호칭인 거였음.
어이 미스타 킴. 물 한 잔만 가져다 줘
님들 그림이 그려짐?
그렇게 쓰이는 미스타의 용도.
알겠음?
아님 님들 너무 어린건가?
근데
나님 아부지에게 미스타. 라니.
엉엉엉
어쩌면 좋음?
나님 아부지 정남이를 보시더니…
보시더니….
환한 웃음을 지으시더니
나중에는 끅끅끅 웃으시는게 아님?
이건 뭔 시추에이션?
아.
그 웃음은 도대체 무엇이었던가.
시크한 아부지 그 웃음의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다들 짐작하신대로…
다음편에 계속됨.
기다려 주삼.
그럴거지?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