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조회수가 높아질 줄 몰랐네요.
많은 관심과 격려, 충고 등에 감사드립니다.
이 글의 취지를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으신 것 같아 간단히 정리하자면
교사를 공경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교사에게 감사해 달라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비난 한 마디 하실 때 잘 하는 것도 한 마디 들어 주시면
교사들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불만족스러워하는 부분은 잘 알겠는데
만족스러워하는 부분은 잘 모르겠거든요. 말씀을 안 해 주시니..
그것이 채찍과 당근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게 글을 쓴 제 불찰이라 생각하겠습니다.
여러 분들의 소중한 말씀 잘 들었습니다. 마음이 아픈 글들도 모두 진지하게 읽었습니다.
어떤 댓글에는 하고 싶은 말들이 떠올랐지만 여러 분들이 대신 말슴해 주셔서 더 말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건방지게 저희 교사들 앞으로 잘 하겠습니다 라는 말은 당연히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 하나 가슴 깊이 새기고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 교사분들도 그러시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곧 업무가 시작되니 이만 줄입니다.
저도 열심히 아이들 가르칠 준비 하러 가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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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이들 예뻐하면서, 나름 열심히 일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교사입니다.
교편을 잡은 지가 이제 10년이 가까워 가네요.
어제 우연한 계기로 이 문제에 관해 생각하게 되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일단 아주 깁니다. 고려해서 읽어주세요.
먼저 개인적인 생각임을 알려드리구요,
당연히 제 생각에 반대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비방을 위한 비방보다는 여러분들의 차분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요즘 미디어를 보면 각종 이상 요상 교사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두말할 것도 없지요. 그분들은 심각한 죄인들이에요.
그런데요, 제가 친구들 혹은 부부 모임 나갔을 때
교사에 관한 각종 이야기라도 나오면 저는
해당사항이 전혀 없는데도 어쩐지 죄인이 된 것 마냥 입을 다물고 앉아 있게 됩니다.
들으면서 가급적 좋은 쪽으로 생각해 보려고 해요.
뭔가 교사 관련 안 좋은 일이 있었나보다.
요즘 워낙 살기가 힘드니 우리가 미워 보이나보다, 등등..
설득하려고 해 본 적은 없어요.
어차피 말해 보았자 이해를 못할 것 같아서요.
실은, 상대방이 제가 옳든 그르든 이해를 할 마음이 전혀 없어 보일 때도 많지요.
그럴 때면 어쩐지 저도 싸잡히는 것 같아, 억울하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어제 친한 친구(교사 아님)가 아기를 낳았어요.
그래서 친구랑 이쁜 친구의 2세를 보러 병실에 들렀어요.
자연히 육아 관련 주제로 이야기가 넘어갔죠..
육아휴직 이야기가 나오고..
친구가 육아휴직 1년을 내고 싶다더군요.
저도 곧 임신 계획이 있는지라 그런 생각 많이 해 봤었죠.
그래서 무심코 '학교에 일이 많은 걸 뻔히 알면서도
육아 휴직 내기가 참 눈치 보인다'는 이야기를 했죠.
그랬더니 친구 신랑이 저에게
"교사는 육아휴직 낼 필요가 없죠~ 시간이 많은데."
라고 말하는 겁니다.
솔직히 ... 그냥 저런 사람 여기 또 있구나 하면서 아무 말도 안 했지만..
조금은.. 조금은 화가 났어요.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는지,
어떻게 교사가 육아휴직을 안 내도 될 만큼 시간 많은 직업으로 보이는지
그게 좀, 많이, 어이가 없었습니다.
사실 최근 주변 분위기를 보면서
제가 나름 종합해 본 교사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별로 안 좋아요.
주로 회자되는 것은
1. 철밥통이다
2. 게으르고 무능하다
3. 학생들을 모욕하거나 학대한다
정도인 것 같습니다.
혹시 주변에 사범대 가서 교사 된 지인들이 없으신지요?
어떠세요, 그 분들도 그러하신지요....
제가 실제로 주위에서 보고 들으며 느낀 바로는
1‘. 수많은 사람들과의 경쟁 속에서 무척 열심히 공부해서 교사가 되었다.
2'. 수업 준비와 학생 상담 각종 행정 업무 등으로 열심히 일하며 계속 연구한다.
3'. 학생들을 주의 깊게 살펴 문제가 있는 경우 교정한다.
에 더 가까운데요,
이 분들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니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무난히 잘 하면 주의에서도 당연히 할 일 하는거지 하시는 것 같고
저희 입장에서도 당연히 하는 일이니 딱히 자랑할 건 없지요.
자기가 일 잘 한다고 고객이나 친구들에게 떠벌리지는 않으시잖아요?
그래서인지.. 저희의 고충을 너무 몰라주시네요.
학교 생활을 살짝 다른 데 비유해 볼게요.
전업주부이신 분들은 이해가 잘 되실 것 같은데요,
학교 일은, 일종의 육아라서인지 집안일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먼저 사소한 일들이 끝이 없어요.
안 하면 안 한 것은 눈에 띄지만 다 해 놓으면 한 것은 눈에 잘 띄지 않지요.
보통은 늘 해 놓은 상태의 모습일 테니까요.
아침 출근은 학부모님의 전화로 시작되고
대부분의 공강시간은 수업준비와 행정업무로 채워집니다.
그리고 학생 상담도 많이 합니다. 뭐 거창한 게 아니라도,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관심과 사랑을 주고, 요즘은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기도 하는 거지요.
쉬는 시간에 뭐 하는지, 그래서 취미는 뭔지, 관심은 어디 있는지,
누구랑 친한지, 성격은 어떤지, 수업은 잘 듣는지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등등..
교사 일이 그렇습니다. 무척 사소해 보이는 수많은 것들이지요.
단체구매 있으면 돈 걷고 청소하고 전달사항 주고 보충수업도 하고
그러다 귀여운 애들 보면 웃기도 하고 애들이랑 트러블 있으면 속상해도 하며
동료교사랑 해법을 나누며 함께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학교가 좀 더 즐거울까 생각하고
이렇게 사소한 것들로 하루가 갑니다.
그리고 퇴근하면, 맞벌이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2의 인생 시작입니다.
그런데 그 때 마저도 학부모님 상담전화가 오고, 아이들이 무언가를 묻거나
상담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시간이 많고 한가하다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런 일 모두 다 하고 수업까지 각종 자료 만들어 완벽하게 챙기려면
그리고 뒤떨어지지 않는 교사로 남기 위해 자기개발이라도 하려면
.. 정말 쉽지 않습니다..
사실 교사가 하는 그 소위 사소하다는 일들은 보이는 것처럼 쉽지 않습니다..
한참 전에는 전업 주부들을 남편이 무시했을지 몰라도
지금 보니 육아와 살림은 너무나 어렵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요.
교사가 하는 일도 정확히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감정의 기복이 심해요.
오해도 많이 하고, 그릇된 판단을 많이 해서
어른이 없이는 일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기가 쉽지요.
그 아이들을 모두 마음이 편하고 행복하게 해 주고 싶지만
솔직히 그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보통들은 ‘우리 집’에서만 살아서 ‘남의 집’ 사정을 잘 모르지만
저희는 우리 집 남의 집 이 집 저 집 구석을 다 들여다보게 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서로들 너무나 다릅니다.
가끔은 교칙을 어기는 행동을 부모님들이 아이에게 허락합니다.
그런 경우 지도하기가 너무나 힘들지요.
어떤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무엇을 하든 내버려두라 하고
일이 생기면 학교에서 무얼 했느냐 따지기도 합니다.
또 어떤 부모는 그 아이 때문에 힘드니 뭔가 하라고 합니다.
자신만을 위해 법을 어기는 행동을 해 달라고 먼저 요구하는 분들도 있지요.
어떤 아이는 말하지 않고 우울증을 앓고, 어떤 아이는 거짓 고민을 늘어놓습니다....
정말, 학부모님들이 하루만 교사를 해 보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 저희끼리는 종종 합니다.
한 시간 수업? 그거 말구요,
하루, 진짜 교사 노릇을요..
대부분은 화목한 가정의 모범주부이겠지만
불량주부도 분명 있겠으시겠요.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은 아이들의 따뜻한 아빠 엄마 큰언니 큰오빠이고
어찌 되었건 그럭 저럭 가정(학급과 수업) 꾸리고 살아가는데
가끔 언론에 등장하는 분들이 있으십니다.
그 분들 보시면서 열심히 하는 많은 분들의 자부심을 짓밟지 말아주세요.
여러분의 아이들이 부모님들께 어떤 사랑을 받으며 자란 소중한 존재인지,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학생 하나하나가 그 가정에서,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큰 일을 할 중요한 존재인지 저희는 인식하고 있어요.
요즘 맞벌이하시는 분들 많으세요.
그분들은 교사가 자신의 아이들 잘 돌보아주기를 너무 바라실 거예요.
저도 곧 그렇게 될 사람들 중 한명입니다. 교사이면서 역시 학부모라는 말이지요.
그래서 다시 말하지만, 많은 부분 이해하고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저마다 그렇게 집에서 받던/혹은 못 받아서 모자란 사랑을
학교에서 받기 위해 교사 앞에 나설 때
교사는 각각 다른 성격과 배경의 아이들을
모두 저마다에 맞는, ‘상황마다의 최선의 방식‘으로 사랑해 주기가 힘이 듭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도 학교 나왔으니 교사를 보며 자랐겠죠.
문제 있는 경우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 세대 분들 교사에 대한 막연한 반감 있는 거 이해됩니다.
그런데요, 요즘은 정말로 예전 같지 않습니다.
예전같이 해서는, 일 못 합니다..
그 때 학교의 잘못된 점을 보며 자란 사람들은
그때의 문제점들을 답습하지 않고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대가 달라진 것처럼 아이들도, 교사도, 분위기도 바뀌었습니다. 편견을 내려놓으세요.
여러분
모두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하시는 것처럼
저희에게도
너무 채찍만 때리지 마시고당근 좀 주세요...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육아 잘 하는 부인은 애 아빠가 칭찬해 주어야 하는데
못 하는 점만 너무 집어내니, 맞는 말인지는 몰라도 일단 기가 죽긴 합니다.
심지어 ‘아이들 앞에서’ 들어내니
신뢰와 존경심 없는 아이들 앞에서 저희의 무슨 말이 소용이 효과가 있을까요...
많은 성실한 교사들의 어깨가 움츠러듭니다..
아.. 또 오해하실까봐 드리는 말씀인데
선물 진심으로 필요 없으니 주지 마세요. 오히려 부담스럽습니다.
그냥 선생님 지난번에 000해 주셔서 좋았습니다(감사합니다 까지도 바라지 않아요)
말 한 마디만 해 주세요.
그 말 가슴에 새기고 더 잘 하게 됩니다.
이런 말 너무 드물어서, 그게 가슴 벅차게 기쁘고 한동안 기분이 좋지요.
아이들을 보면 이 아이에게도, 저 아이에게도 똑같이 해주고 싶어집니다.
아 내가 이런 점을 잘 하는구나 알게 되고
모자란 부분을 돌아보게 돼요.
열심히 하는 많은 교사들이
하지도 않은 일로 단체 벌을 서고 있고
칭찬에 굶주려 ‘일할 맛’을 잊어가고 있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선배교사님이 있으시다면
할 말 많지만 참으시는 분들도 있으실 텐데
젊은 교사가 이렇게 주제넘게 나서서 죄송한 말씀 드립니다.
교사들을 믿고 지지해주세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