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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을 피하는 16가지 방법"은 거짓말이다!!

투표함 |2010.11.13 00:52
조회 692 |추천 5
요즘 인터넷 세상은 트위터, 미투데이 등 SNS가 대세입니다. 한동안 유명인의 싸이월드에 올라온 내용을 기사화하는데 재미를 붙였던 언론이 요새는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인용하는 일이 잦아졌으니까요. 다양한 분들과 친분을 맺을 수 있고 실시간으로 자신의 생각에 대한 반응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트위터(나 미투데이, 요즘 등)를 쓰고 있으니, 언론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트위터를 통해 전해지는 정보가운데 의외로 부정확한 내용이 퍼져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은 트위터 사용자들에 의해 바로잡아지지만, 잘못된 정보가 그대로 확산되고 심지어 언론에까지 사실로 보도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헛소문이 사실로 변하는' 거죠.

오늘 몇몇 언론에 보도되었고, '폭풍RT'로 퍼져나간 "성폭행을 피하는 16가지 방법' (이하 16가지 방법)이라는 트윗이 바로 '거짓이 사실이 된' 경우입니다. 아직 무슨 내용인지 못 보셨다면 처음 언론에 보도한 한겨레의 기사노컷뉴스의 기사, 그리고 퍼져가는 소문의 내용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미디어오늘의 기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한 마디로, "성폭행범의 행태에는 일정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경향을 알고 미리 대비하면 성폭행 피해자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이죠. 얼핏 보기에는 그럴 듯 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투표함이 그걸 어떻게 아냐구요? 투표함닷컴의 철학(?)인 합리적 의심 덕분이지요. ^^

투표함닷컴이 기사를 접하고 읽다가 몇 가지 의아한 점을 발견했지요. 아무리 봐도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 않은 듯 했고, 몇몇 구절에서 해외의 자료를 그대로 번역한 느낌이 강하게 났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투표함이 알고 있는 사실과도 일부 배치되었구요. 지난 번 6.2 지방선거 결과 예측에서 보셨듯이 투표함닷컴에게는 국내외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하는 일도 나름 잘 하는 일이라 ^^, 바로 문제의 트윗이 정확한 정보인지, 해외자료의 번역인지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갔죠. 그리고 얼마 걸리지 않아서... 문제의 트윗이 '해외자료의 번역'이고, 그 해외자료 또한 '잘못된 정보'임을 밝혀냈습니다. 흔히 말하는 네티즌수사대는 아니고, 소셜벤처 투표함수사대의 쾌거라고나 할까요. ^^


"성폭행을 피하는 16가지 방법이라구? 조금만 생각해보면 나도 거짓말인 걸 알겠다"라고
얘기하는 것 같네요. ^^;;

 
'성폭행을 피하는 16가지 방법'은, 2000년대 초반에 미국에서 인터넷을 떠돌던 정보입니다. 세인트 루이스의 한 PR회사 직원이, 자신이 수강하던 호신술 수업에서 들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써서 보낸 이메일이 퍼져나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내용이 알려지면서 미국의 범죄전문가와 경찰 등이 "성폭행 피하는 방법"에 언급된 내용이 실제 성범죄자의 경향과 사뭇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게 되었죠. 결국 '16가지 방법'은 호신술을 가르치던 한 강사가 "성범죄자를 만나면 겁먹지 말고 덤벼라"는 점을 강조해서 (아마도 더 많은 호신술 수강생을 모으기 위해서) 퍼뜨린 거짓말이라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자세한 내용은 '16가지 방법'이 거짓말이라는 점을 잘 분석한 글을 참고하세요)

"16가지 방법"에는 "대부분의 성폭행범들이 이른 아침에 공격과 성폭행을 자행했다"라고 말합니다. "새벽 5시부터 8시30분 사이"라고 구체적으로 지적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성폭행 사건의 약 2/3는 저녁 6시부터 새벽 6시까지 밤 시간에 일어난다고 합니다.

"여성들이 가장 많이 공격받은 장소는 식료품점 주차장이었습니다. 두번째는 공공 주차장이었습니다. 세번째는 화장실이었습니다"는 '16가지 방법'의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닙니다.  일단 우리나라에는 '식료품점 주차장'이 있는 경우는 드물구요 (주차장이 있는 큰 규모의 식료품점은 대부분 마트라고 부르죠. 해외 자료를 번역한 티가 납니다 ^^). 미국의 성범죄 전문가에 따르면 '장소'가 문제가 아니라 해당 장소의 '외진 정도'가 문제라고 하네요. 통행이 많고 밝은 장소보다 인적이 드물고 어두운 장소가 위험하다는, 상식적인 결론인 것이죠.

"성폭행범 중 무기소지자는 2%에 지나지 않습니다"는 주장도 거짓말입니다. 미국 법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대략 30%의 성범죄자가 무기를 소지하고 있다니까요. 국내 자료는 저희가 아직 조사하지 않았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성폭행범의 형량에 대한 내용 역시 정확하지 않지요.

이처럼 전혀 사실이 아닌 정보가, 아무런 검증을 받지 못한 채 오늘 하루 트윗을 통해 인터넷 공간을 떠돈 셈입니다. 트위터에서야 말 그대로 '입소문'인 셈이니 그럴 수 있다지만, 언론에서까지 그대로 받아쓴 건 큰 문제이지요. 언론의 사명 가운데 하나는 정확한 정보를 전하는 것인데, 그다지 어렵지 않게 거짓말인 걸 발견할 수 있는 정보를 받아썼으니 말이죠. 사실...국내 언론들 가운데 이런 잘못을 범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아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제대로 된 정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데, 요즘 보면 일부 언론은 언론이라 부르기 부끄러운 행태를 많이 보이니까요.

이상한(?) 정보는 한 번 쯤 의심해본다면, 일부 정치인들의 거짓말이나 우리 사회를 떠도는 미신들을 고쳐나갈 수 있겠죠. 투표함닷컴이 바라는 "유권자가 신나는" 세상은 바로 그런 사회일 겁니다.

오늘 하루 "성폭행범을 피하는 16가지 방법"을 열심히 읽으면서 "나도 여기 나온 내용대로 잘 따라해야겠다"고 생각하신 여성분들 계시다면, 지나친 걱정마시고 어둡고 외진 곳을 다니실 때에는 조심하시는 등의 상식적인 주의를 하시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진실과 진리는 의외로 가까이에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 이제 "'성폭행을 피하는 16가지 방법'이 거짓말이라는 "폭풍트윗"이 트위터에 불었으면 좋겠네요.

투표함닷컴의 진실찾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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