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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동거를 드디어 끝냈습니다.

ㄴㅇㅀㅎ |2010.11.14 23:51
조회 6,785 |추천 1

3년 동거를 끝내고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결혼하려니 모아둔 돈이 없어 결혼은 나중에 돈을 모은후 하기로 했죠.

오빠 누나가 이번 10월달 결혼식을 했고, 동생이 임신을 해서 내년 초에 결혼을 앞두고 있고, 이복형제가 있는데 그 분도 내년 결혼 준비중이라 오빠의 결혼은 뒤로 미루어 졌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빠 가족에 서운한것은 없습니다.

이미 서운한데로 서운해서 이젠 더 이상 서운할 것도 화날것도 없거든요.

제가 이런얘기를 하는 이유는 저의 경험담을 참고하셔서 부부간의 서운함이라던지 시댁에대한 서운함 이라던지 훌훌 털어버리시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올립니다.

 

저는 어린나이에 동거를 시작해서 이젠 혼인신고로 정식 부부가된  23살 새댁입니다.

오빠는 27살이구요.

처음 동거를 시작했을때는 그냥 서로가 일은 해야되는데 묵을 집이 없어 룸메이트를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사귀게 되었죠. 처음에는 남이니 그냥 그려려니 했지만 나중에는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서운한것을 느끼면서 싸우게되었습니다.

소리치고, 물건을 던지고, 집을 나가고....

울고 때쓰고...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럽네요. 웃기기도하구요.

싸운 이유는 더 가관이었습니다.

진짜 일반 연인들이나 부부들이 하는 싸움처럼요.

첫번째는 전 감기가 잘 걸리는 체질입니다. 근데 오빠는 그것을 엄청 싫어합니다. 그래서 제가 감기라도 걸리면

"또 감기걸렸냐?"

이런식으로 말을 합니다.

그럼 저는 아무말도 못하고 코풀고 기침하고.. 끙끙 앓죠..

그러다보면 밥을 차려주는것도 설거지도 빨래도 청소도 소홀히 하게되죠. 솔직히 제가 그렇게 부지런하지도 않습니다. 더군다나 21살인데 집안일은 너무 버거웠죠. 항상 집에 들어오면 집안일은 산더미인데 몸은 몸데로 지쳐있고 그러다 그냥 쓰러져 자고 있으면 옆에서 와서 툭툭치면서 하는말이 "자냐?"

그러다 몸이 좋아져서 집안일을 잘 하고 있을때는 직장 후배를 데리고와서 술상을 차리게 합니다. 솔직히 그런거 저는 좋아합니다. 요리하는걸 즐겨하거든요.

진짜 6인상을 거하게 차려놓으면 오빠도 좋아서 자랑 하듯이 피식피식웃으면서 후배들한테 큰소리를 치죠. 근데 자기는 잘 먹지도 않으면서 저를 타박하는 것입니다. 옆에서 후배가 왜 그러냐고 말려도 계속 저의 흉을 보고....

어느날은 제가 화가 엄청나서 후배가 있었는데도 큰소리로 내가 싫으면 같이 살지말지 왜 내 흉을 그렇게보냐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래서 오빠는 조용하라면서 건성건성 말하는 것입니다. 미안하단말 없이요. 그래도 전 화가 난터라 계속 소리를 질렀죠.

오빠도 짜증이 났는지 욕은 욕대로하면서 상도 엎어버리고 장난이 아니었죠.

후배들이 나가고 오빠도 나가려던 찰나에 제가 오빠에게 왜 나가냐면서 아직 할말이 안끝났다고 잡았습니다. 그래도 오빠는 나가려고 저를 뿌리쳤습니다. 하지만 저도 화가났고 답답했고 그동안 속상했던일 다 말하고 싶어서 현관문앞에 서서 말했습니다.

그때 말했던 말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습니다.

 

"오빠는 내가 아팠을때 약이라도 한번 사줬어? 아니 약사먹으라고 돈한푼 줘봤어? 그리고 나 게으른거 인정해 하지만 나 아직 어리거든? 엄마 손에서 자라야할 때인데 학교도 못다니고 엄마생활비보태주려고 밖에 나와서 일하고 있어, 오빠만 힘들게 일하는것도 아니고 나도 나대로 힘들게 일하는데 나혼자만 집안일해야되? 그래 나혼자 집안일할께 근데 오빠는 옷을 벗어서 빨래통에 넣는다고 넣는데 맨날 옷을 뒤집어서 제대로 넣지도 않고 그렇다고 오빠가 입었던옷 오빠가 빨래를해? 빨래통에 넣어서 빨래 돌리는게 뭐가 힘들다고 나한테 그거 안한다고 구박해? 한번이라도 빨래 널어줘보고 나한테 잔소리를 해. 그리고 집이 어질러지면 정리도 안하면서 왜 잔소리를 해.. 그래 방 어질러진거 내가 안치워서 더러워져. 근데 그 어질러지는게 내가 어질르는거야? 매일 옷입는다고 옷장 뒤져놓고 제대로 걸어놓지도 않으면서 입고나서 덥다고 벗어놓고 나중에 입는다고 해놓고 안입고 새옷입고 나보고 도대체 어쩌라는 거야!!!!"

 

이러면서 주저앉아 울었습니다.

평소에 대화도 없었고 직장이 달라서 근무시간도 다르고 쉬는날도 한달에 한번 맞을까 말까해서 데이트도 제대로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1년동안 1번정도?

그렇게 속에서 끙끙 앓았던 말들을 개워내버리니 오빠는 한참 저를 보면서 서있었습니다. 금방이라도 나갈것 같던 사람은 그렇게 주저앉아 울던 저를 안아주었습니다.

미안하다면서요.

그 일이 있은후로 오빠와 저는 서로에게 부탁을 합니다. 제가 반찬을 접시에 옮겨담고 있으면 오빠에게 밥을 거려달라던지 아니면 숟가락이나 젓가락좀 챙겨달라고 부탁하죠. 그리고 저희집은 식탁을 안쓰고 좌상을 씁니다. 그래서 부엌에서 차리면 마루에서 식사를 하죠. 그러면 밥상을 차리고 혼자 옮기기 힘드니 같이 옮기자고 부탁을 합니다.

저도 처음엔 힘들었지만 오빠가 하나 둘씩 제 말을 들어주면서 이제는 밥을 먹고나면 밥상은 자동적으로 오빠가 다 치워줍니다. 설거지까지는 아니지만 싱크대에 그릇을 담아주는것까지 해주죠.

청소같은경우도 손이 많이 가지만 힘이 안드는 물건정리만 오빠에게 부탁하고 수건질이나 비질은 제가 하죠. 그러면서 웃으면서 같이 힘들어하고 서로 싸우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아프면 집안일은 절대 하지말라면서 푹쉬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도 안한다는..ㅋㅋㅋㅋ 진짜 하지말라고하면 더 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그런말을 할때는 더 열심히 집안일을 하게됩니다 . 안아플때보다 아플때 집안일을 더 열심히 하는것 같아요..ㅎㅎㅎ

 

 

지금도 휴무일이 안맞아서 데이트는 못합니다. 3년이 지나가지만 제대로한 데이트라곤 4번밖에 안됩니다. 매일 집에서 붙어있으면서 동물농장 재방송이나 컴퓨터로 영화를 보거나 하죠. 어디가서 외식이라도 하면 직장 후배를 불러서 단둘이 오붓하게 식사하는 일은 상상조차 못하죠.

이렇게 서로가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미묘하게 동거를 하지만 그렇게 싸우고 난후로는 소리지르면서 싸운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다른사람이 봤을때 사랑싸움하듯 티격태격 손발이 오그라들게 투정부리는정도만... 제가 직장을 옮기게되었는데 요번에는 술에 떡이되서 야간근무를 하고 있던 저한테 전화를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야간근무 하지말라면서 관두라면서 자기가 돈많이 벌지못해 미안하다고...

오빠는 월급 200도 받지 못합니다.

아직 인턴사원이라서 월 150밖에 받지 못하죠 그러다 1년이 지나면 입사시험을 보게되는데 진급도 못하고 또다시 1년이란 시간을 기다려야 하거든요. 그러면서 저에게 미안하다고 꼭 자기 열심히할테니 기다려달라고 울면서 사랑한다고 하더라구요.

 

어느날은 회식을 간 오빠를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금방 도착한다는 사람이 30분이 지나도록 집에 오질 않는거에요.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소곤소곤 대는 목소리로 자기좀 데리러 오라고 집앞이라면서 떄를 쓰더라구요.

그래서 화가나서 씩씩대면서 현관문을 여는데 그앞에서 헤롱헤롱대는 오빠가 서서 저를 보고 "자기 사랑해~"하면서 안아주니 순간 눈물이 핑~하고.. 돌았습니다.

꽃다발도, 하트모양의 촛불도, 커다란 곰인형도 아무것도 없던 고백이 아닌 고백을 받으니 눈물도 나고 뭉클뭉클하고 너무 고마웠습니다.

 

진짜 3년이란 시간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지내게되겠지만 사람이 같이 살아가기위해서는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되더라구요.

서로 모자란 부분이 있다고해서 바가지를 긁거나 흉을 보면 절대 안되구요. 같이 평생을 살아갈 사람인데 상대방의 나쁜 곳, 미운곳만 보면 사람이 미워지잖아요. 이쁜것만 보고 미운것, 나쁜것이 보이면 이해하고 다듬어줘야 그게 부부로써 해야할 의무같아요.

 

그래서 부부사이에 주도권을 잡는일은 없어져야 하는것 같아요. 같이 일하는 언니는 남편을 잡고 사는데 저는 그게 보기가 그렇게 싫더라구요. 남자도 자존심이 있는데 밖에서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앞에서 부인한테 잡혀사는것을 보이는게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고 있잖아요. 남자들도 이부분에 대해선 공감할거에요. 그렇다고해서 남자들이 주도권을 잡아야한다는 말은 아니에요.

아내는 주로 요리를 하면 남편은 요리를 하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을 해보는거에요.

만약 못보던 반찬이나 요리를 보면.

"우와~ 맛있겠다. 잘먹을께.." 밥다먹었을땐 "잘 먹엇어.. 내일도 또해줘.."

이런식으로 아내한테 애교아닌 애교를 부려보는거에요.

그리고 다들 이건 동감할껄요. 음식물쓰레기나 분리수거하러갈때...

대부분 아내 혼자 혹은 남편 혼자 하게될텐데 둘이 같이 가세요. 전 오빠랑 같이 가요.

무거운 종량제봉투와 분리수거가방은 오빠가 들고 지저분하지만 가벼운 음식물쓰레기는 제가 들고 같이 웃으면서 말도하고 근데 순순히 쓰레기를 버리러 갈 남편이 아니라면

"자기야 내가 음식물쓰레기 들테니까 종량제봉투 들어주면 안될까? 아니면 내가 종량제봉투들까?음식물쓰레기 들을래?"

협박아닌 부탁을 하죠.

그럼 순순히 들어줄거에요. 처음엔 툴툴툴 거려도 나중에 같이 바람쐬면서 쓰레기를 버리고나면 뿌듯할지도..

진짜 순순히 안들어줄 남편분들도 많으신거 알지만 그분들의 성격을 일일이 알수없어 뭐라고 확답을 말씀해드리긴 어렵지만 사람은 달콤한유혹에 넘어가듯 강제적으로는 시키지마세요. 오히려 역효과를 낼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말씀드릴께요.

부부사이는 어느 한사람만 노력한다고해서 되는게 아니에요.  서로가 대화하고 노력하는 마음이 있어야지 행복한 부부생활을 할수가 있는거에요.

그리고 세상이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것처럼 금방 변화를 느끼려고 하지마세요.

 

추천수1
반대수0
베플170女|2010.11.15 01:09
이런 글 보면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정말 사라지네요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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