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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有) 여자 둘이 고깃집 갔다가 생긴 일

쿵쿵 |2010.11.15 00:25
조회 7,609 |추천 1

 

집은 서울인데, 학교가 지방이라서

타지생활하고 있는 20대 중반 대학생입니다.

그냥 어제 있었던 일인데,

창피해서 누구한테 말할수는 없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하면 너무 어이없어서 웃기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여기다가 뱉어봅니다. 음슴체 저도 따라해볼게요 ㅋㅋ

 

 

우리과는 졸업할 때 시험을 치는데, 이거 반드시 붙어야 함.

모두 다 힘들고 빡센 대학생활들 보내시겠지만

우리같은 경우는 4학년때 이거 때문에 고3같은 생활을 함.

여튼 이번주 토요일 4학년 선배들이 시험 치는 날이었음.

아.. 이제 이 다음은 내 차례라는 생각에 갑자기 뭔가 머리가 복잡해짐

고2들이 느끼는

무언가 '난잘할꺼'라는 근자감, 또 한편 '근데정말잘할수있을까'하는 두려움.  

얽히고 설켜 미친듯이 아주 그냥 썰물처럼 밀려오고 있었음

이차저차 머리가 복잡해 지니.

시끌벅쩍 떠들고 노는거말고

그냥 맘 통하는 사람 앞에 데려다 놓고 같이 조용히 소주 한 잔 하고 싶어졌음

근데 알바비 받기 일주일 전이라 난 거지였음

용돈 없이 타지생활하는 처지인데, 적금내고 핸드폰 값 박박 긁어서 내고 거의 빈손인 상태였음 

 

어쩔까하다가 삼겹살집 포인트카드가 생각났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때부터 비극은 시작이라고 보면 됨

 

학교 행사에서 회식을 한적이 있는데 24만원 정도 나왔음

그때 사람들이 포인트 따위 아웃오브 안중이길래

난 냉큼 포인트 카드를 만들었음. 3퍼센트 정도 적립해줘서

그때 한방에 쌓은게 7천원 정도로 예상됨.

 

 

포인트카드가 머리속에서 스쳐지나가니

'이거 잘하면 삼겹살에 소주한잔 하겠구나' 음흉

 하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일 친한 우리과 언니를 불렀음

참고로 이 언니도 과외 급작스럽게 짤려서 나보다 더 심한 거지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가 사천원을 들고 나옴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한 7천원 정도 있었음

 

7천원(포인트카드) + 4천원(언니돈) + 7천원(내돈) = 18000원

삼겹살 2인분*6000원 + 소주2병*3000원 = 18000원

 

야호! 방긋

 

우리는 두말없이 그 고깃집으로 향했음

일단 앉아서 혹시 생각했던것보다 적게 적립되있음 클나니까

적립카드에 정확하게 얼마 들어있는지 물어봄

다행히 7천얼마가 있었음.

하늘이 고마웠음

 

주문을 하는데

둘 다 술을 먹고싶었던거지 배가 고픈건 아니었음

"삼겹살 2인분이랑요..............."

"3인분 이상 주문 가능합니다........"

헐...............................................................................................

하긴 상추에 김치에 밑 반찬 다 주는데 ㅋㅋㅋㅋㅋㅋ

그럴만하지 ㅋㅋㅋㅋ  그렇다고 쪽팔리게 나갈 순 없었음

그래서 쿨한척 "네 그럼 3인분 주세요 ^^*" 하고 미소까지 날림 윙크

배도 안고픈데 순간 저질러버렸음

우리의 소주는 강을 건너가고 있었으나

어차피 정신 놓은 것처럼 잘 이야기 하기 때문에,

어차피 이렇게 된거 좋게 좋게 생각하기로 함

 

옆 테이블에 소주병이 콜라병이 미친듯이 부럽기는 했으나

참았음 ㅋㅋㅋㅋㅋㅋㅋ 돈없는걸어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구좀 부를까 하다가 그냥 우리끼리 하고 싶은 고민들이나 실컷 뱉어내기로 함

" 일년 열심히 살자고. 그래서 각자의 집으로 떳떳하게 돌아가자고.

  졸업하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다 하자고. 진짜 멋진 어른이 되자고. "

(원래 진지한 여자 아님. 그냥 웃긴 여자임.)

여튼 생전 안하던 진지한 이야기들을 마구잡이로 뱉어내며 마음을 다져갔음.

시간은 미친듯이 흘렀고

술은 없었지만 괜히 뿌듯하고 찌릿하고 즐겁고 행복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이제 차츰 자리도 비켜줘야 할 것 같아서

화장실에 감

근데 화장실에서

충격적인 말을 보았음

"적립 포인트는 만점 이상부터 사용 가능합니다." 

갑자기 심장이 미친듯이 두근거렸음

이건 뭔가

이건 진짜 뭔가

이걸 왜 하필 지금 본 건가

그래서 난 우린 어쩌나

난 어떻게 해야하나

 

일단 언니한테 말도 못하고 "잠깐만"하고 지갑 들고 나왔음

통장에 9천원이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천원 넣고 만원을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으나

근처에 은행은 없고... 편의점 기계는 입금이 안되고................ 망했음

 

다시 돌아와 언니한테 말했음 

누가 들을까봐 창피해서 앞에 있는 사람한테 문자로 말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 적립카드가 만원이상 사용 가능이래. 우리 어떻게해 "

언니도 같이 사색이 되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전취식이란 이런건가.

이러다가 경찰소가면 공무원 시험 이거 아예 못치는거 아닌가.

상황이 너무 어이없긴 한데 무서워서 웃음도 안나왔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다 타지 생활하는거기 때문에 달려올 엄마아빠도 없고

언니 남자친구는 여기에 없는 상태고, 나는 남자친구란게 그냥 없고

친구들은 주말이라 대부분 집에 가 있는 상태고

내 통장 계좌번호도 기억이 안나 급한척 계좌이체 시켜달라 할 수도 아니고....

 

제일 중요한 걱정은

상황만 보면은 다 큰 아가씨 둘이 돈없이 고기먹는 꼴이나

진짜 아무리 친한 사람한테라도 말 한다는게 정말 힘들었음

바지에 똥싸고 바지 갔다줄 사람 기다리는 기분이었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고민을 하다가 결국 집에 안가고 학교근처에 있는 친구1에게 연락했음

근데 임마 지금 엄마랑 뭐 하는 중이라 밖에 나올 상황이 아니었음...

이번엔 다른 친구2에게 연락했음. 임마 지금 남자 만나러간 상태임

다른애한테 연락해볼까 했으나 이러다가 소문날꺼 같아서 우리는 일단 멈추기로 함

이성적으로 생각이란걸 하기로 함. 완전 조용해짐.

 

그때 불현듯 등 생각. 통장에 9천원으로 결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알바생 언니를 불러서 분할결제 할 수 있냐고 조용히 속사겼음

언니가 "가능합니다^^*" 하는데...  그냥 천사처럼 보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아난거임

거의 bgm은 할렐루야 였음

 

언니랑 나는 아무일도 없다는 듯

현금으로 10000원 카드로 7700원을 결제하고 나왔음. 쿨한척. 적립까지 했음 윙크

 

 

그리고 문밖으로 나와서

긴장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 앉았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 꼴이 웃겨서 길을 걸으며

미친여자들처럼 십분넘게 그냥 웃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돌아오는데 김밥천국에서 김밥사먹는 사람들도

맥도날드에서 콜라사먹는 고딩들도 모두 재벌처럼 보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거 어떻게 마무리 해야하는 거나요

여튼 우리는 진짜 돈없는게 뭔지 제대로 깨달았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일년동안 미친듯이 공부해야겠다고 제대로 결심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희 그렇다고 오타쿠 이런거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멀쩡한 여자들이에요

마무리 할라니까 쓸 말이 없네요.

내가 이걸 왜 썼나 싶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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