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수능날이 다가 오네요. 저도 벌써 어느덧 수능친지 10년이 다되가네요.ㅎ
매년 수능날만 되면 생각나는 재밌는 사연이 있어서..한번 적어볼까하구요.
제 소개부터 할까요. 저는 28세...부산에 살구요. 졸업을 앞두고..입사할 날만
기다리고 있는 한량입니다.^^
다들 음체 많이 쓰시던데 전 그냥 쓸게요.글재주도 별로 없어서.ㅎ
아! 이얘기 깁니다. 한가하신분들 심심풀이용으로 읽으세용
그날은 2002년 11월 수능날이였어요. 제가 재수를 해서 고등학교 친구들이 전날
응원해준다고 했고, 한 8명정도 모였던거 같네요. 수능치는 놈은 저랑
최모군 이렇게 두명이었구요. ㅎ 아 최모군은 머리는 뛰어나지 않으나
집에 돈이 많은 관계로 집에서 강제적으로 고등학교 졸업전에 기숙학원에
보낸 약력을 갖고 있구요.ㅎ
그렇게 우리 8명은 7시쯤 국제시장 사거리에서 모여서.. 수능을 치러 갔습니다.
수능고사장은 동아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날따라 버스가 잘 안오더군요.
마침 해병대짚차도 와서 아저씨가 타라고 했는데 다같이 못갈꺼 같아서
그냥 보내고 결국엔 버스를 타고 가는데....그 동아고라는 곳을 가려면 대티터널을
지나야 갈수 있습니다. 근데...서대신동로타리(대티터널넘기 약200m전)쯤 차가
쫙 막혀서 아예정차해버렸습니다.ㅜ 시계를 보니 7시50분쯤 됬더군요.
제가 아직도 10년이 다되가지만 정확히 기억합니다. 수험표 뒤에 적힌
입실완료시간 8시10분. 중간에 기사아저씨한테 말했죠 내려달라고,,,
길한복판에서 문열어주면 안된다는걸 사정사정해서 내렸습니다.
이제 방법은 대티고개를 해서 넘어가는 것밖에 없다 생각하고 그 친구들에게
그냥 가라고...하고 최모군과 둘이 택시를 급하게 잡아 탔습니다.
"아저씨 저희 동아고 가야는데 대티고개로 가줄수있어요?????"
"함가보자!"
그렇게 고개를 올라가는데 20미터쯤 올라갔을까 커브를 틀자 거기도..역시나
꽉 막혀있더군요..ㅜㅜㅜ 마침 맞은편에서 경찰차가 내려오는데
그 친절한 택시기사 아저씨가 "아제아제~여여 함 서보소...야들좀 태우고 가소"라고
해주시면서 경찰차를 세워주시고는 "니네 빨랑 저거타라~"....라고..해주셨습니다.
저희는 고맙다는 인사와함께...돈도 안내고 쏠랑 경찰차에 탔죠.ㅎㅎ
경찰차에타서는...
"동아고로쫌가주세요"
"아 우리도 지금 신고받고 딴 아 태우러 가야는데???"
여기서....제가 원래 매우 예의바르고 경우도 바른데...너무 급한 나머지 실수를 좀 했죠.ㅎ
"아~!!!!! ㅆㅂ!!! 그럼 우리 수능세번치라고!!!!!!!!!!"
경찰관아저씨 어이없다는듯보시더니..."함가보자"라고 하시더군요.ㅎ
다시 서대신동 로타리로 내려왔죠.. 그런데 뭐...상황이 변했겠어요?.ㅋ
아까 내린 버스 고대로 있고,,,차는 쫙막혀있고...
"니네 봐라. 저래가 못간다...그냥 니네 지하철타고 함 가봐라~"라고 하셔서....
저흰 고맙습니다 인사만 하고 그냥 내려서....지하철을 타러 갔습니다.ㅋ
머리안좋고..준비성없는 최군..그날따라 하나로카드(부산은 그당시 하나로카드
를 사용하였습니다.)도 없더군요...매표소가서 표사고 뛰어내려가는데....
머피의 법칙은 꼭 이런데서 작용하더이다. 플랫폼에 도착하는데
"치이이익~~~"소리와 함께...떠나더라구요...정말...둘이 서로 처다보는데
얼마나 어이없고 어찌해야할바를 모르겠던지...ㅋ
나 왈"그냥 올라가고보자"
최군 왈 "어"
그러고는 무작정 올라갔는데..참뭐같은게...서대신동지하철은 깊답니다.
보온도시락보온물병가방줄줄이 매고 뛰는데 정말 힘들더라구요....카드
찍고 나올시간이 어딨나요. 한번에 난간을 훅하고 뛰는데..아까 그 매표소
아저씨...소리치더라구요....
또 그래선 안됬는데..제가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예의도 바르고 경우도 바른데
하면 안될 말을 했죠..."ㅆㅂ!!!~방금 니한테 표끊었다이가!!!~~"
정말 뭐 빠지도록...뛰어올라갔는데....헐. 아까 그 버스 아직도 있데요..ㅋㅋ
수능날..날씨도 희안하게 춥잖아요...시계를 보니 시간은 8시 5분. 앞으로 5분남았는데
찬바람이 얼굴에 스치는데 하늘을 보니.
정말...말도안되게 재수하게 된...그 1년간의 상황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는데
정말 미쳐버리겠더군요. 지각해서 내년을 기약해야된다니.
그..최군얼굴은 하얗게 질려있더라구요.ㅎㅎㅎㅎㅎㅎ(금마는1000만원도 넘게 썻는데..ㅋ)
그런데 그때 갑자기 생각난게...
제가 고3때 시험쳤던 곳이 그옆에 경남상고(지금은 부경고)가 떠올랐습니다.
거리가 아마 한 2~300미터정도 될겁니다. 서대신동지하철부터 경남상고까지.ㅎ
그러고는 최군에게 '마 .뛰자"....와 함께..그냥 막 뛰었죠.ㅋ
둘이 막 뛰어가는데...그 고등학교 같은반 놈들...앞에서 여유롭게 담배피며
가고 있더라구요...10분전쯤 택시타고 갔던놈들이 막 뛰어오니 지들도
영문도 모른채 같이 뛰더라구요..ㅋㅋㅋ
"마마..니네 뭔데 와 뛰는데????"
"아 몰라 그냥 뛰라." ㅋㅋㅋㅋㅋ정말...길에서 20살짜리 애들 8명이
뛰어가는데 사람들 다쳐다보고 ....지네들은 영문도 모르고 내가방 들어주고
도시락 물통 다 들어주고 같이 뛰었죠. 교문에 도착하는데 어느덧 응원하러온
학생들도 거의 다 사라지고 수위아저씨도 교문을 닫으려고 준비하시더라구요.
저는 급한마음에 교무실이라는 단어도 생각이 안나서는.....
"저 여기 본부가 어디에요?????!!!!!!!!!!!"
"뭐 본부?????니네 교무실말하나??절로 가서 2층에 가면 된다"
라고 해주시데요.ㅎ
2층으로 우르르 뛰어 가서는 애들이 가방이며 물통 도시락 다 건네주고
교무실로 뛰쳐들어갔죠.ㅎ 갑자기 애들이 교무실에 들어오니까...선생님들이
놀라서 물으시더라구요.ㅎ
"니네 여 와왔노???"
"저....교장선생님 어디 계십니까????!!!!!(완젼 헐떡헐떡)"
교장선생님이 오시더라구요....수험표를 보여드리면서
"저희가 동아고에서 시험을 쳐야는데 좀 늦어셔요...열로 왔거든요..
시험 좀 치게 해주시면 안되요?????"
ㅋㅋㅋㅋㅋㅋㅋㅋ완젼 어이 없어 하시던데요..교장선생님 표정.ㅎ
그래도 친절하신 교장선생님께선 수능 본부에 연락하시더니
저의 수험번호 조회하시고는 알겠다고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그러고는 교감선생님자리와 그옆자리를 치워주시더라구요....
아!~ 그 편한 의자 죽이던데요?ㅋㅋㅋㅋ
"니네 우선 여기서 1교시 치라.."하시면서...선생님들 저의 책상둘러쌓으시고는
신기한듯이 쳐다보고...ㅎ 다들 우예일로 왔을꼬...막 이라고.ㅎ
저흰 그저 감사합니다 만 연발했습니다. ㅎ
1교시 후에 교감선생님께서 저의 시험지와 답안지를 다 밀봉하시고는
빈교실로 데려가시더라구요. 거기서 2교시 수리영역을 봤어요.
사실 1교시 언어영역...집에 가서 생각하는데 어떻게 풀었는지
기억도 안나더이다.ㅎ 아무튼 2교시도 그렇게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자
교감선생님께서 다시 오시더라구요. 저의 시험지와 답안지를 다시
다 밀봉하시고는 교무실로 데리고 가셨어요.
( 아.혹시 요즘 수능치는 친구들은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저희때는 1교시 언어 2교시 수리 3교시 사탐과탐 4교시
외국어 5교시(선택) 제2외국어 였어요.ㅎ 총 400점 만점.ㅎ)
교무실로 가니까 선생님들이 다모여계시더라구요..교장선생님께서
"니네 이제 동아고로 갈꺼니까 남은 시험 잘쳐라 "라고 말해주시는데..
정말 꾸벅꾸벅 하면서 감사하다고 연신 인사를 했었습니다.ㅎ
무튼 교감선생님을 따라 운동장으로 가니까 경찰차가 한대 있더라구요.ㅎ
그 차를 타고 동아고로 이송??? 되어 가니 거기 교무실에 선생님 한분이
오만 쌍욕을 다 하시더군요..
"이런 ㅆㅂ ㅈㅁㅎ 놈들!!~ 니네 재수생이지! 그러니까 암떼나 쳐 뛰들어가가
시험치고 ㅈㄹ 이지!!!~~~" 헐...ㅜㅜ 죄송합니다 하면서 새로 답안지를
다시 마킹하고는 점심을 먹고...남은 시험을 다 쳤답니다.
집에 가는 길에 하늘에 노을이 정말....얼마나..포근해보이던지.ㅎ
아침에 있었던 그일이 마치 10년전 일같이 느껴졌었죠.ㅎ
집에 도착해서...친구들이 수능쳤으니까 술마시자고 남포동에 다
모여있으니까 나오라고 하더라구요.ㅎㅎ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한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아침에 응원을 못온친군데...
그친구가 다짜고짜
" 마 니 오늘 시험 잘칬나?!!!!!!"
"아..몰라 졸라 정신없어서...ㅋ 망친거같다.ㅎㅎㅎ"
"니 혹시 오늘 나이키 추리닝에 아디다스가방 안메고 갔었나?"
"어!!~ 니 우예 알았노?????"
"마!!!!!!니 맞네... 방금 니 PSB(SBS부산지역방송)뉴스에 나왔다~! 학교를 잘못찾아간 김모군외 1명해가 7초 나왔다" 이러더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도 이 얘기....친구들끼리 가끔 합니다.ㅎ 그런 일이 마치 엊그제 같은데 벌써 8년 전 일이네요. 그렇게 대학에 들어가서는 이제..대기업에도 입사하게 되고...입사일만 기다리는 한량으로 살고 있습니다.ㅎ 내일 모레 수능 준비하는 학생 여러분들..ㅋ 혹시 지각할 일 있으면 ..절대!!! 내년으로 포기하지 마시구요.....근처 고사장인 학교로 뛰어가세요.
혹시 알아요? 뉴스에 나올지.ㅎ
지루하고 긴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