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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머리.

은하철도 |2003.07.10 08:09
조회 333 |추천 0

아침 외신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랬다.

싱가포르에서 뇌분리 수술을 받다가 사망한 이란여성에 관한 기사였다.   화면에 옆통수가 붙어있는 생전의 두 여인이 보였다.

쌍둥이인데 태어날 때 부터 그렇게 머리가 붙었던 것이었다.

 

한쪽 얼굴이 말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옆에는 다른 얼굴이 눈을 꾸벅거리며 있다.

실로 희랍신화에나 나올 법한 모습이다.

 

그리고 29 년을 살았다.

두 개의 머리가 붙은 그 아래로는 독립되어서 움직이는 몸이 보였다. 옷도 따로 입었다.

뇌분리 수술을 받기로 한 그 여성은 싱가포르에서 수술 도중에 사망한 것이었다.

 

이란 전역이 슬픔에 잠겼다고 한다.

그들의 비운과 수술을 자청한 용기있는 결단에 두 개로 분리된 그들의 시신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왔다.

 

나도 모르게 내 손은 나의 머리통을 만지고 있었다.

앞뒤가 뺀질뺀질하게 느껴지는 머리통을 만지다가 수박 두드리듯이 통통 때려본다.

완전히 독립된 형태다.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이 확인된다.

 

문득 내 머리는 보이지 않는 괴물하고 맞붙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뇌가 번뇌와 망상이라는 머리하고 붙어서 뇌가 같이 통하는 것은 아닐까......

 

번뇌와 망상이라는 머리통하고 뇌분리 수술을 하면 말끔한 나의 뇌만 남아 있을 것이다.

산뜻하고 말끔한 생각만 머리 속에서 돌아다니면 얼마나 상쾌한 일인가......

 

다시 머리통을 통통 때려본다.  앞뒤를 돌아가면서 만진다.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또 신기해진다.

 

왜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을까.....

통통~~

 

머리통에서 나는 소리가 좀 시원치 않다.

아마 속이 골았나봐~~~

 

속이 골은 수박통에서 이런 소리가 날거야...... 다시 한번~

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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