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사귄지 4년째 되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서로 외롭고 지치게 살아온 환경이라 하루 빨리 결혼하고 싶지만
저는 아직도 임시직으로 근무하고 남자친구는 아직 학생입니다.
서로 가난이 무엇인지 아는 서러움에 더 깊이 이해하고 더 깊이 사랑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던 지난 4월.
남자친구학과에 여자 신입생이 들어왔습니다.
나한테도 잘 하고 남자친구한테도 잘 해서 이쁜 동생이라 생각하고 동생처럼 여겼습니다.
학교에 적응을 잘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이 안스러워 거의 매일 만나서 용기도 주고 수다도 떨고 같이 교회도 다니고...
아무 남자한테나 잘 웃고 장난하고 가끔은 도를 넘어선 행동에
'언니가 없어서 뭘 몰라서 그런가 보다' 하고 따끔하게 충고도 해 주구요.
"언니가 친 언니같아. 정말 고마워" 그 여자앤 늘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남자친구를 통해서 알게 된 동생이라 둘이 만나면 자연스레 남자친구 이야길 하게 되었지요.
둘이 만나게 된 얘기며 사랑하게 된 얘기... 지금 가난땜에 맘 아픈 얘기까지.
"언니랑 오빠랑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조금만 더 견디면 좋은 날 있을 거예요."
저한테 용기를 주는 모습이 어른스럽고 대견하고 고맙기까지 했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여자애의 행동이 달랐습니다.
나를 은근히 피하며 거짓말하며 제 남자친구와 함께 있더군요.
남자친구는 그 애의 속샘을 모르고
"그 애가 요즘 나한테 힘들다구 자주 그러네. 너가 좀 살펴줘라"
둘이 했던 얘기를 저한테 다 하구요.
가만 보니 그 여자애는 나한테 접근한 이유와 나를 언니라며 따랐던 이유가
제 남자친구를 빼앗아가기 위한 일단계 접근이었던 겁니다.
어린애라 그런가보다 하구 "오빠 좋아하니?" 은근히 물었더니
"네. 저 첫눈에 오빠한테 반했어요. 결혼할 계획까지 세웠어요."
평소의 다정했던 태도가 갑자기 달라지며 당당하게 말하더군요.
"내가 오빠 여자친구인거 몰라?"
"언니나 오빠나 가난해서 힘들잖아요. 우리집은 그런대로 사니까 내가 오빠 뒷바라지 하면 오빠한테 더 좋은거 아닌가요?"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오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상처받을까봐 한달 넘도록 이렇게 달래보고 저렇게 달래 보았으나
내 앞에서는 독한 도끼눈을 뜨고
제 남자친구 앞에서는 '언니가 오해하고 나를 힘들게 해'하는 그 태연한 연기력.
이 일로 남자친구와 싸울수록 남자친구는 저를 "질투가 심한 여자"로 몰아세우고...
그렇게 속앓이를 한지 석달째.
이젠 남자친구도 그 여자애의 속셈을 알고 일부러 피하고 있지만
끈질기게 오빠 주변을 서성거리며 약한척 도움을 청하는 그 여자애의 행태는 변함이 없습니다.
몇일이라도 제가 타 지역에 출장을 다녀오면 그 사이를 노리고 문자를 보내거나 추파를 던집니다.
아주 지능적으로.. 지고지순한척.
제 남자친구랑 마주치게 되면 슬픈 눈빛으로 쳐다본다거나(날 볼때는 쏘아보고)
-남자친구는 좀 미안해하게되고 맘 약해지고-
비가 오는 날 일부러 우산을 안 가지고 다닌다거나(등교할땐 있던데 하교할 땐 비맞구--;;)
-여자가 비 맞는데 어떻게 그냥 지나갑니까? 씌워주게 되고-
"오빠가 행복하길 늘 기도해요" 문자도 보내고..
남자친구의 변함없는 모습에 더 이상 다투거나 하진 않지만
그 여자로 인해 겪은 심한 배신감과 상처가 가시지 않습니다.
아직도 일주일에 한두번은 그 여자애의 그런 수작을 보게 되고
혼자 가슴이 터질 것 처럼 고통스럽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죽도록 패서 어디 무인도로 보내버리고 싶지만, 그런 그 애가 바라는 거 겠지요.
자신은 지고지순한 사랑의 피해자가 되고 난 질투많은 악독한 여자가 되고.
피해를 당하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금 이 심정.
그대로 간직해 둘까 합니다.
그리고 그 애가 연인이 생기면 날마다 물떠놓고 빌 생각입니다.
똑같은 여자 만나서 당해보라고. 꼭 당해보라고.
이 글 읽는 님들 만큼은
제발.
임자 있는 사람을 두고 침 흘리지 말아주세요.
너무 좋아서 어쩔수 없다면 표내지 말고 고이 마음 속으로만 짝사랑 해 주세요.
당신 때문에 죽을만큼 힘든 사람 생긴다는거. 그것도 죄악이라는거..
진정 사랑한다면 꺽지 말고 그냥 그대로 지켜보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