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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영역... 마킹을 하나도 못하다니..

재수생이다.

재학생때 당연히 수시 믿고 있다가 생각지도 않게 대학 다 떨어지고

수능을 보고, 성적표를 받으니 갈 대학이 없더라.

 

수시 떨어진 순간부터 재수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성적표를 받고, 배치표를 보고 지원한 곳은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곳..

 

재수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었다.

서울쪽으로 학원을 가고 싶었지만 내 점수로는 입학조차 할수 없었다.

인터넷 게시글에선 내 점수대는 재수를 하나마나 내년에도 똑같을거라했다.

 

그러고 공부를 시작했다..

언어는 그냥 한국인이면 푸는과목이라 생각했다.

수학은 알지도 못했다.

사탐은 당연 수시로 갈줄 알고 책한번 안펴봤다.

 

열심히 했는데,,

여름까지는 점수에 미동도 안보였다,,

정말 왜 재수를 했을까 하는 생각조차 들기 시작했다,.

여름쯤 처음으로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을.

 

점수들이 오르기 시작했다..

 

언어,, 그 방대한 자습서를 모두 독파했다.

시. 소설. 고전. 어떤작품을 물어도 모두 풀어낼만큼 탄력이 붙었다.

이비에스 교재도 거의다 풀어냈고, 시간이 좀 부족한 걸 제외하곤 비문학도 괜찮았다.

파이널교재만 4권을 푼거 같다.

 

수리,, 구월 평가원 삼정권 안정권. 다지기만 잘하면 이등급도 받을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외국어,. 마지막엔 반에서 순위권에 들정도로 이등급을 생각할만한 점수가 나오기시작했다

듣기는 항상 다맞기 시작했고, 모의고사도 흡족하게 나왔다.

 

사탐..

하나도 모르는채 시작했지만 윤리는 마지막 정리를 잘 해서, 일등급을 받을것만 같았다.

한국 지리랑 근현대사.. 파이널을 풀어보니 이등급은 예상될 정도로 잘 나왔다.

언수외에서 부족한건 사탐으로 메꿀수 있을거 같았다.

 

 

 

15일.. 자유인이 되는 거라 생각했다,,

주말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학원다니냐고 가족과 밥한번 못먹었다..

제일 해보고싶었던건 침대에서 빈둥거리면서 귤 까먹으면서 만화책 한아름 쌓아놓고

보는거였다..

여행도 가고 싶었고,,

살찌고 공부하냐 맨날 입던 추리링 말고, 이쁘게 살빼서 싸이에서 본 대학간 친구들처럼

치마도 입고, 파마도하고.. 연애도 멋들어지게 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일년동안 공부 핑계로 그 좋아하던 친구들 ..

일년동안 한번  만나서 못먹은거, 웃는 얼굴로 만나고 싶었다.

중일때부터 마시기 시작했지만, 재수땐 한번밖에 안먹은 술도 진창 마셔보고.

수능이 끝나는 오늘 밤에도 약속을 잡고, 그 다음날에도 약속을 잡았고.

그래, 그럼 조금만 놀고 또 논술을 준비하자. 어디서 준비하지?

어느대학 논술을 준비할까? 원서는 어디쓰지? 이런 황금빛꿈도 가졌다.

 

 

일주일전부터 엄마는 수능 반찬을 걱정하셨다..

문을 나가는 직전까지 바나나가 좋다고 바닥에 있는거 꼭 챙겨 먹으라고,

일일이 깐 과일을 호일에 챙겨주셨다..

아빤 언제나 그랬듯 술을마셔 피곤하시나, 바쁘시나 4년을 데려다 주셨던 아침 공부길을

오늘도 어김없이 데려다주셨다.

 

그러고.. 수험장..

 

언어역역. 느낌이 좋았다. 문학자습서를 독파해서 그런지 문학은 모두 아는 문제였고

쓰기에서 문법.  고쳐쓰기 자신있었다. 쉬운감이 있을정도로,,

독해가 까다로웠다,, 비문학 지문이 굉장히 생소했다. 빠듯하게 풀어내고,

마킹을 하려는데,, 종이 쳐버렸다..

 

하하....

 

그대로 답지는 다섯문제 채 마킹을 못한채로 뺏겨버렸다,..

눈물도 안나왔다,

난 재수생인데... 이번에도 이렇게 되면 안되는데 ...

짐을챙겨 복도로 나왔다,.

그제서야 눈물이 났다..

감독관 선생님 인솔로 교무실로가

엄마에게 전화를 드렸다...

우는 목소리에 굉장히 놀라셨지만,, 이미 어쩔수 없는 노릇이였다..

감독관 선생님들은 나머지 과목이라도 치를 것을 종용하셨지만..

언어가 안들어가는 학교는...

갈곳이 없었다...

원서 조차 쓰지 못하겠지만.. 쓸곳도 없겠지.

포기각서를 썼다.

 

알지도 못하는 동네.

핸드폰도 없고 어디로 가야할 지도 모르겠다.

벙쪄있다 시계를 보니

고작 한시간도 안지났더라..

연락되는 곳도 없고,

이러면 안되지만 모진 생각도 수도없이 들고,

한심하고,

낙오자같고,,

수능끝남 가족과 밥먹기로 했는데,,

무작정 들어선 피씨방의 인터넷을 켜니 수능관련 기사가 떴다..

그 밑으론 이제 막 수리를 치르고 있을 자식들. 형제들. 친구를 위한

기도와 격려. 믿음이 고스란히 쓰여있었다.

짧은 리플이지만 간절한 기도들이였다..

 

우리 부모님도 저러시겠지..?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렇게 넋두리를 하고 있지만,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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