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의 직장인이었던, 여자입니다.
전문대 졸업하고 마땅한 직업을 못찾아서 두달간 어영부영 시간 보내고
아르바이트 두달 하다가 더이상 취업난에 괴로워하기도 힘들고..
졸업한 과와는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그리 큰 곳은 아니었지만, 서울에 지사도 있고
직원이 250명정도 되는 회사였습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어렵기만하고.. 적응도 잘 안되고..
일 못한다고 매일같이 꾸중듣고.. 직장상사와 자주 부딛히기도 하고..
그러다 3개월이 지났습니다.
이제 어느정도 손에 익었고, 꾸중을 들어도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도 하고..
이제 정말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4개월이 지나도 저는 아직도 수습사원이었습니다.
5개월째 접어드는 11월.
전 사장님께 수습해제가 언제쯤 되는지 물어보았는데 잠깐만 기다리라고 그러더군요.
이번달엔 해주시겠지, 라고 생각하고 일 했습니다.
9시까지 출근인데 저는 7시 30분까지 출근해서
사장실도 청소하고 부사장님들 책상도 정리해놓고.. 이사님들 차도 타드리고..
사람들이 해달라고 하는거 싫은표정 하나 안내고 다 했습니다.
첫 직장이니까.. 정말 최선을 다해서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실장님이 절 부르더니 왜 부른지 아냐고 묻더군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더니 눈치도 못챘냐고.. 잘 모른다고 그랬더니
사장님이 일을 못한다고 그만두라고 그랬다네요..
다른 여직원 뽑았다고.. 인수인계하고 11월까지만 일하고 그만두라고.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아무생각도 안들더라구요..
그냥 그렇구나.. 이 생각했는데 실장님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신이 화냈던 것도 미안하고 이런말 하는 것도 미안하다고..
오랫동안 일 같이하고 빨리 배우게 하려고 닦달한거였다고..
순간 눈물이 났습니다.
억울하고요. 실장님께 서운했습니다.
평소처럼 화내면서 진작에 잘했으면 잘리지도 않았을 걸 니가 못해서 잘린거다
이렇게 말이라도 해주면 직장에 미련이라도 갖지 않았을텐데..
실장님이 돈을 쥐어주셨습니다. 기분이 안좋으니 오늘 술이라도 한잔 하라고.
전 그 돈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직장에서 잘린마당에 돈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그런데 실장님이 오늘 술 한잔 하라고 챙기라고 그럽니다.
주머니에 돈을 넣고 퇴근하라는 말에 가방을 챙겨서 나오고 인사를 드리고
출퇴근 카드를 찍는데 실장님이 이제 그거 찍지말라고..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눈물이 계속 났습니다.
저번에 한번 지각 한 뒤로 실장님이 출퇴근카드 찍으라고 그랬거든요..
이제 필요없으니 찍지말라고 그러십니다. 그게 더 서운하고 슬픕니다..
집으로 가는 길로 걷는데 자꾸 서러운 마음에 눈물이 납니다.
대기업은 아니더래도 안정되고 큰 회사에 들어갔다고 좋아하시던 부모님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할지..
신호등을 앞에두고 울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데도
눈물이 자꾸나서 신호등이 네번 바뀔동안 계속 울기만 했습니다.
일 못해서 잘린 내가 안쓰럽고 불쌍하고 이것밖에 안되는 내가 한심한 마음도 있었지만
미안한 듯 나를 바라보던 실장님에게 더 서운했습니다.
정말 평소처럼 화를 내면서 그만두라고 윽박질렀으면 미련이 없을텐데..
자꾸 미련이 생깁니다. 더 잘할걸.. 이라는 생각이..
집에 돌아와서도 자꾸 눈물이 났습니다.
부모님이 왜 그러냐고, 누구한테 혼났냐고 물어도 대답도 못하고 그저 울었습니다.
미안했습니다.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고..
자꾸 마음이 답답해서 이런 곳에 글을 씁니다.
어떻게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다른분들의 경험담도 듣고 싶고.. 위로도 듣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