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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어제 회사에서 잘렸습니다.

10원 |2007.11.17 12:48
조회 16,567 |추천 0

 

22살의 직장인이었던, 여자입니다.

전문대 졸업하고 마땅한 직업을 못찾아서 두달간 어영부영 시간 보내고

아르바이트 두달 하다가 더이상 취업난에 괴로워하기도 힘들고..

졸업한 과와는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그리 큰 곳은 아니었지만, 서울에 지사도 있고

직원이 250명정도 되는 회사였습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어렵기만하고.. 적응도 잘 안되고..

일 못한다고 매일같이 꾸중듣고.. 직장상사와 자주 부딛히기도 하고..

그러다 3개월이 지났습니다.

이제 어느정도 손에 익었고, 꾸중을 들어도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도 하고..

이제 정말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4개월이 지나도 저는 아직도 수습사원이었습니다.

5개월째 접어드는 11월.

전 사장님께 수습해제가 언제쯤 되는지 물어보았는데 잠깐만 기다리라고 그러더군요.

이번달엔 해주시겠지, 라고 생각하고 일 했습니다.

 

9시까지 출근인데 저는 7시 30분까지 출근해서

사장실도 청소하고 부사장님들 책상도 정리해놓고.. 이사님들 차도 타드리고..

사람들이 해달라고 하는거 싫은표정 하나 안내고 다 했습니다.

첫 직장이니까.. 정말 최선을 다해서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실장님이 절 부르더니 왜 부른지 아냐고 묻더군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더니 눈치도 못챘냐고.. 잘 모른다고 그랬더니

사장님이 일을 못한다고 그만두라고 그랬다네요..

다른 여직원 뽑았다고.. 인수인계하고 11월까지만 일하고 그만두라고.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아무생각도 안들더라구요..

그냥 그렇구나.. 이 생각했는데 실장님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신이 화냈던 것도 미안하고 이런말 하는 것도 미안하다고..

오랫동안 일 같이하고 빨리 배우게 하려고 닦달한거였다고..

 

순간 눈물이 났습니다.

억울하고요. 실장님께 서운했습니다.

평소처럼 화내면서 진작에 잘했으면 잘리지도 않았을 걸 니가 못해서 잘린거다

이렇게 말이라도 해주면 직장에 미련이라도 갖지 않았을텐데..

실장님이 돈을 쥐어주셨습니다. 기분이 안좋으니 오늘 술이라도 한잔 하라고.

전 그 돈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직장에서 잘린마당에 돈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그런데 실장님이 오늘 술 한잔 하라고 챙기라고 그럽니다.

주머니에 돈을 넣고 퇴근하라는 말에 가방을 챙겨서 나오고 인사를 드리고

출퇴근 카드를 찍는데 실장님이 이제 그거 찍지말라고..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눈물이 계속 났습니다.

 

저번에 한번 지각 한 뒤로 실장님이 출퇴근카드 찍으라고 그랬거든요..

이제 필요없으니 찍지말라고 그러십니다. 그게 더 서운하고 슬픕니다..

집으로 가는 길로 걷는데 자꾸 서러운 마음에 눈물이 납니다.

대기업은 아니더래도 안정되고 큰 회사에 들어갔다고 좋아하시던 부모님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할지..

신호등을 앞에두고 울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데도

눈물이 자꾸나서 신호등이 네번 바뀔동안 계속 울기만 했습니다.

일 못해서 잘린 내가 안쓰럽고 불쌍하고 이것밖에 안되는 내가 한심한 마음도 있었지만

미안한 듯 나를 바라보던 실장님에게 더 서운했습니다.

정말 평소처럼 화를 내면서 그만두라고 윽박질렀으면 미련이 없을텐데..

자꾸 미련이 생깁니다. 더 잘할걸.. 이라는 생각이..

 

집에 돌아와서도 자꾸 눈물이 났습니다.

부모님이 왜 그러냐고, 누구한테 혼났냐고 물어도 대답도 못하고 그저 울었습니다.

미안했습니다.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고..

자꾸 마음이 답답해서 이런 곳에 글을 씁니다.

어떻게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다른분들의 경험담도 듣고 싶고.. 위로도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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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거지같네|2007.11.20 10:44
내 생각엔 사회초년생들 수습기간이랍시고 돈 적게 주면서 부려먹을대로 쳐부려먹고 고의로 자르는거 반복하는 회사 같은데? 요즘에 사장이 직접 여직원 짜르라 마라 하는 회사도 있나? 자기일하느라 바쁜데 회사 직원 하나하나 다 눈여겨보는 보스 없다. 거지같은 회사이름이라도 공개해요.
베플루이|2007.11.17 13:21
님....먼저 눈물을 그치고 주변을 돌아보세요~ 요즘 취업난에 다들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죠 나이는 1살씩 먹어가는데....아직 취업을 위해 주경야독하는 젊은이들이~ 이젠 그다지 이상하게 보이지도 않네요 님 나이 이제 22살~ 세상은 이번과 같은 일보다 훨씬 더 험하고 냉정합니다 남들 철없이 20대청춘을 흥청망청 보낼때~ 님은 세상 어느것과도 바꿀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하신겁니다 지난회사 깨끗하게 잊어버리시고~이번기회에 님이 앞으로 하고싶은, 할수 있는, 해야하는 일들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찾아보세요 저는......22살에 벌써 그런 경험을 한 님께 격려를....그보다 박수를 보내 주고 싶습니다 어린나이에 상처가 크시겠지만......모르긴해도 이번일을 어떻게 이겨내는가를 부모님께서는 지켜보시고 계실테고....꿋꿋이 이겨내기를 바라실겁니다 지금까지 바르고 건강하게 키워주신 부모님께 대한 대견한 아들딸이 되야하지 않겠어요?^^& 힘내시구요~~~ 참....암튼~님은 직접 사표를 내신게 아니라~ 정식으로 해고를 당하셨으니~ 노동부에서 운영하는 고용보험 사이트 들어가셔서 실업급여 알아보세요 최소 3달정도는 정부지원금을 받으실수 있을실테고~ 더 좋은 직장 알아보셔서....밝고 씩씩한 생활하실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화이팅~~~~^^
베플계획적으로|2007.11.20 13:11
자른거에요. 수습기간 끝나면 월급 더 줘야 하는데 아까운거죠 님 후임으로 들어온 사람도 5개월 후면 잘릴거에요. 어떻게 아냐고요? 저도 그런회사 잠시 스친적 있으니까요. 실업급여 6개월근무는 또 몰랐네...그래서 5개월이구나...대단하십니다. 사장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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