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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감기걸려서 좋은 점

원혁희 |2003.07.18 20:04
조회 1,060 |추천 0
우리는 병에 걸리면 무조건 안 좋다라고만 생각하고 있지만..
의외로 좋은 점도 발견할 수 있다..


하나..

매일 출퇴근하면서 만원 지하철에서 고생하는 노리존 영자씨는 어느날 감기라는 바이러스를 키우게 되었다..

지극 정성으로 키운 바이러스는 그 위세를 떨치며 재채기 한방에 전방 180도 반경 1미터 이상의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향해 분비물을 날렸으니..그 위력이 크레모아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감기를 키운지 얼마안돼 그 위력이 최상치에 도달했을무렵..

그 날도 여전히 지하철은 사람들로 바글거렸다..언제나처럼 타기 위해 바둥거리고 밀리지 않기 위해 내공을 끌어모으며,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 꿋꿋이 버티기 위해 천근추를 시범했어야 했건만..

감기라는 바이러스로 인해 내공이 제대로 운용되지 못하고 멈추지않은 재채기로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었다..한마디로 뵈는게 없었다..

이 난관을 어찌 헤처나가야할지 심히 고심을 하면서 지하철에 오르는 중..

아니 이게 왠일인가..바글거리던 그 무리들이 내 몸을 기준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벌어지는것이 아닌가..

모세의 기적이란 말인가..

가는 도중 계속해서 그 간격을 유지해주며 치열한 몸싸움 없이 목적지까지 갈수 있었다..

^^;;


둘..

노리존 영자씨는 마음이 여린 까닭에 여전히 감기라는 바이러스를 내치지 못하고 있었다..

키우는 일이 여간 고되고 힘들어서 매번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던 직장 상사가 이때다 싶었는지 갈구기 시작한다..
평소에 그 인간은 갈구는 것이 자신의 본업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내가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고 넘어갔을테지만..워낙 뵈는게 없는 상태라..

기어이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자꾸만 치솟아오르는 측은지심으로 눈물을 흘리며 그 상사를 꼬옥 껴안아주며 부벼주었다..

난 그런 넘이다..--;;

그 후 그 상사는 가급적이면 나와 대면하길 싫어하게되었고..굳이 대화해야만 하는 경우가 오더라도..
멀찌감치 떨어져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곤 한다..

그럼 나도 화답으로 분비물을 열심히 튀기며 같이 소리를 질러준다..

^^;;


셋..

기타등등..

이것들은 내가 직접 체험하지 못한 것들이지만..
하나의 일화이기에 소개해 볼까한다..

감기를 키우는 매니아가 있었다..그는 살신성의 정신으로 감기를 키우기에..
그 상태는 뵈는 게 없을 정도를 넘어섰다고 봐야한다..

어느날..

그는 열로 인해 사물들이 둔갑을 부리며 두세개로 보이기 시작하고..
땅이 마구 솟구치는 기이한 체험을 하고 있던 터라 화장실 한번 가는것도 여간 벅찬일이 아니었다..
소변이 워낙 급했던 터라 눈을 떠도 보이는 것이라곤 없고 흐릿한 잔상뿐이라..

무작정 직감으로 치고 들어가 볼일을 시원하게 봤다..

체내에서 수분이 빠져가서인지 잠시 정신이 드는 사이 그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자기 앞에 놓인건 세면대가 아닌가..

--;;

사는게 다 그런게 아닌가 싶다..

당신들도 한번 감기 바이러스를 키우고 싶다면 기꺼이 배양해줄 용의도 있다..

너무 두려워 말라..

그저 한 보름정도 뵈는게 없어지고 흐느적거리며 적을 향해 파편을 날려주면 그만이다..

우씨..이 글 쓰는데도 힘들군..키보드가 두세개로 보여..

T-T


출처 : www.norizone.com 쉼터의 '영자씨와 함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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