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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날, 호떡 때문에 말도 안하는 남과 여

호떡남 |2007.11.20 00:22
조회 57,113 |추천 0

안녕하세요. 네이트톡 자주 구경하고 즐거워하던 20살 청년입니다.

제가 이런 사연을 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ㅠㅠ

다 남의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아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서요-_-;

 

 

사건의 발단은 바로 어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서울 지방에 눈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오랜만에 여자친구랑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믿을 수 없는 기상청...

눈 따위 오지 않잖아. 하면서 여자친구랑 한숨을 푹 쉬고 영화를 한편 보고 나오니

눈가에 툭 하고 무언가 떨어지는게 아니겠습니까 ㅠㅠ...

 

"야 너 침 튀었어... 닦아내"

 

처음엔 여자친구 입에서 튄 침인줄 알았는데

정말 눈이 오더라구요. 우와! 너무 기분이 좋아지는게 아니겠습니까.

2007년 첫눈을 여자친구랑 함께 맞을 수 있었으니까요...

아, 물론 예정된 만남이긴 했습니다만 T_T...

 

아무튼 여자친구와 기분 좋게 걷고 팔짱 끼고... 좋았습니다...

 

그.러.나...

 

호떡 때문에 이렇게 싸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너무나 추운 나머지 호떡 하나씩 먹고 어묵 국물 한 컵씩 먹을까 해서

호떡 집에 들렀습니다. 호떡? 맛있죠. 너무 맛있어요. 호떡 하나씩 호호 불면서 먹고

어묵 국물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근데...

 

집에 계신 부모님이랑 동생 생각이 나는게 아니겠습니까 T.T...

그래도 집에 계시면서 야밤에 눈도 오고 출출해 하실 것 같아서 호떡을 사가려고

 

"아저씨 호떡 3천원 어치랑 오뎅 2천원 어치만 좀 싸주세요"

 

라고 하고 호떡이랑 오뎅을 양손에 바리바리 들고 여자친구와 다시 거리로 나섰습니다.

근데 여자친구 표정이 좋지가 않은거예요-_-

왜 그러냐고 물어봤죠... 그랬더니-_-

 

"오빠, 이런 날 로맨틱한 감정은 콧구멍 속에 쳐박아둔거야? 진짜... 오뎅이랑 호떡이랑 싸가는거

정말 깬다... 아 진짜 실망이야"

 

요러는겁니다 -,.-...

 

집에서 호떡집이 가까이 있으면 몰라 가는 김에 사가겠다는거 양손에 좀 바리바리 싸들었다고

로맨틱한 감정은 콧구멍 속에 쳐박아뒀다는둥... 막말을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T_T

실컷 놀고 여자친구도 집에서 들어오라고 문자 와서 데려다 주려는데

꼭 여자친구 버스 탈 때 까지 빈손으로, 손 꼭 잡아줘야 하는겁니까-_-

 

기분 나빠서 큰소리 내서 싸웠습니다.

여자친구가 완전 삐쳐서 택시를 잡더라구요

택시비로 만원을 줬는데 안받길래 기사 아저씨한테 드리고 집에 터벅터벅 걸어왔습니다.

 

제가 잘못한건가요?

이런거 가지고 로맨틱한 감정이 없다고 하는 여자친구

지금 핸드폰 꺼놓고 싸이월드 제목도 "로맨티스트? 웃기셔"로 바꿔놓고 있습니다-_-;;

네이트온도 분명히 오프라인으로 접속해서 지켜보고 있겠죠.

 

이거 진짜 여자친구 볼 수 있게 도와주세요.

여자친구 생각하는 만큼 집에 있는 가족들도 생각할 수 있는거 아닌가요...

 

그리고!! J양아

나 로맨틱한 감정 콧구멍 속에 안 집어 넣었다.

 

약속대로 22일 아침 10시에 만나자...

첫눈 같이 맞아서 기분 좋았다.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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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동생아|2007.11.22 09:13
내 남동생같아서 교육 좀 시켜야겠다. 여친이 화낸 이유는 니가 여친과 데이트가 끝나는게 전혀 아쉽지 않다는 느낌을 줘서 그런거야. 연인끼리 정말 사랑에 푹 빠져 있으면 매일 각자 집에 들어갈 때 아쉽다는 느낌이 있지 않니? 넌 그런 사랑스러운 감정을 보여주는 대신에 사무적으로 "자자 이제 데이트 끝났으니까 빨랑 각자 집에 들어가자" - 이런 목표를 세운거지. 남자는 목표지향적인데 여자는 일반적으로 과정을 좀 더 중요시 하는 성향이 있거든. 너 혹시 호떡 식기전에 부모님 드리려고 빨리 집에 들어가고 싶어했던거 아냐? 허둥대면서? 여친 입장에서는 그게 꼭 자기를 치워버리려는(?) 그런 행동처럼 느껴졌겠지. 물론 부모님을 생각하는 착한 아들인건 알겠지만, 여친 입장에서는 그게 서운할 수도 있단다. 부모님을 생각하는 너의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게 아니라, 여자는 그 순간에는 너한테만 충실했는데, 너는 그러지 않았으니까, 그게 섭섭한거야. 일종의 배신감을 느낀거지. 더군다나 너는 여친 부모님거는 안 샀잖아. 그러니까 여친한테 "너네집이랑 나랑은 상관없다"라고 행동으로 표현한 꼴이 되는거지. 그러면 여친 입장에서는 정말 서운하지 않겠니? 아무튼 여친은 너가 그날 집에 들어갈 때 이성적으로, 사무적으로 행동한게 제일 화가 난거야. 근데 여친이 그거 때문에 뾰루퉁해 하니까 넌 니 잘못을 모르고 "쟤가 왜 나한테 막말하지?"라고 생각했지? 그러면 여친은 더욱 더 화가 나는거야. 너가 여친이 왜 화났는지 모르고 계속 이성적으로 행동하니까. 즉 똑같은 실수를 두 번 저지르는거지. 그러니까 나중에 가서는 <로맨티스트? 웃기셔> 이런 반응이 나오는거지. 여자친구 감정이 달래지지 않아서 더 격해지는거야. 그리고 그게 저런 과격한 표현이 되어서 나오는거구. 보니까 여친이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내공이 부족하긴 하구나. 근데 저건 너한테 "내 감정을 알아달라"고 하는 일종의 시위란다. 다음번에는 꼭 집에 들어가기 전에 여친한테 너가 여친을 사랑한다는 *감정*을
베플냐옹~|2007.11.22 08:35
여친이 첫눈에 대해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게지. 그런 날 너와 좀 더 로맨틱하게 거닐고 싶었겠고. 생각해봐, 올해 첫눈 오는 날, 둘이 길을 거닐다 사랑스런 멘트와 함께 달콤한 키스... (글쓰는 도중에 소름이 돋네 토나와) 여튼 이런 아름다운 그림을 상상했을테지? 근데 호떡이랑 어묵 손에들고 키스할래? 여친이랑 헤어진 뒤 사가도 되는거잖어~ 산책하면서 대화하는게 머릿속에 엄청 오래 각인된데. 근데 첫눈오는날 산책하면서 대화하고, 사랑스런 스킨쉽까지 나누면 얼마나 행복하겠어! 근데 거기에 호떡과 어묵이 끼어든거야...ㄱ- 덧. 전 소소한 이벤트를 좋아하는 남자입니다 이벤트래봤자 분위기와 닭살멘트 한번 날려주기정도? 여튼, 첫눈이라는 낭만적인 상황에서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의문입니다. 또한 다른분들 말씀처럼 자신의 가족만 챙겼다는 점도 눈에띄는 점이구요. 제가 글쓴이였다면 기분좋게 데이트를 마치고, 여친과 제 손에 각각 어묵봉지와 호떡봉지가 들려있을거라는 거죠. 좋은하루 되세요들~
베플...|2007.11.22 10:18
베플은 참 잘도 포장해 놨다만.. 그래도 글쓴이 여친 생각하는거 참 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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