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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사랑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푸른바다 |2003.07.19 21:24
조회 323 |추천 0

                  살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사랑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막연한 그리움처럼 아련히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항구란 말이 제일 먼저 가슴을 메우는 그 단어 중 하나이다.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또 누군가를 맞이하며 때론 슬프게, 때론 기쁘게 펼쳐지는 삶의 모습…….


작열하는 태양 뜨겁게 다가오면 하늘과 바다가 온통 푸르러지는 유난히 아름다운 항구 통영이 그리워진다. 그 그리움의 한가운데에 통영이 있다. 바다 사람들이 풍광 수려한 곳에 자리 잡고 만든 오밀조밀한 도시가 화선지에 뿌린 수묵 그 자체인 점점이 박힌 섬들과 남빛 푸른 바다와 가벼이 어우러지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풍경을 자아낸다. 오랜 세월 바닷가 사람들의 삶이 이어져 온 곳 예향 물씬 풍겨나는 그리움의 항구 통영. 시장의 생선가게 통영 아지매는 바다에서 막 잡아 올린 커다란 물고기를 자랑스럽게 내 보인다. 

 

통영으로 가야한다

통영의 부둣가 항남동 좌판 아지매들의 바닷바람에 붉어진 얼굴을 보아야 비릿한  갯내음을 알 수 있다. 장어 잡이 어선들의 통발 실어내리는 팔뚝 굵은 어부들 내 뱉는 거친 육두문자를 들어 보아야 먼 바다 거친 모습을 볼 수 있다.


통영으로 가야한다

갈매기와 어선들의 무곡이 한판 어우러진 삶의 생동스런 모습을 느낄 수 있어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새삼 깨우쳐지는 통영으로 가야한다.

미륵도 한 바퀴 돌다 보면 남쪽 바다가 어찌 이리도 남빛 푸르름으로 변하는지, 점점이 떠있는 섬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지향 할 수 있는 곳


통영으로 가야한다

나라 안에서 지천으로 먹을 수 있는 달짝지근하고 느끼한 김밥의 손사래 대신 먹어도 질리지 않고 매일 먹을 수 있는 충무 김밥의 깊은 맛을 볼 수 있다. 담백하게 담근 시원한 무김치 한 조각과 주꾸미 고소하게 입안 개운한 웅숭깊은 맛, 푸짐한 해물 된장 뚝배기에 여독을 풀어주는 소주 한 잔의 정겨운 맛은 통영의 그리움이다.


통영으로 가야한다

귀여운 섬들의 행진곡이 들려오는 곳, 바람의 소리 가장 잘 들리는 곳, 사방을 둘러보아도 아름다움만 가슴 시원하게 안긴다. 멈춤의 붉은 신호등 필요가 없다. 희망의 질주, 푸른 신호등 하나  에메랄드처럼 빛나는 남빛 푸른 바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청마 유치환의 명시 ‘깃발’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청마 문학관이 통영시 정량 동에 자리 잡고 있다.

‘부다페스트의 소녀의 죽음’ 우리를 애잔케 한 김춘수를 통영에서 만날 수 있다.

‘사향’ ‘다보탑’을 뛰어난 시조로 노래한 김상옥도 통영 사람이다.

윤이상의 거리를 거닐다 보면  절규의 피맺힌 통곡의 노래도 들을 수 있다.

박경리는 ‘토지’ 에서 최 참판 댁  서 희 아씨와 결혼 하려 했던 한 서린 꼽추 도령을 통영에 자리잡아주어 소목장이로 살아가게 했다.

나전칠기 곱게 사린 곳 아련한 예술의 노스탤지어.......


수군 통제영에서 한산도를 바라보며 깊은 밤 시름에 잠겨 긴 칼 움켜잡던 이순신장군의 나라사랑을 만날 수 있다.


통영, 오랜 세월의 그리움 묻어나는 남해의 관문이다. 통영을 돌아본 나그네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푸근한 정감이 묻어나는 곳이다.

나는 이곳에서 푸근한 정감을 느끼며 먼 옛날 떠나보낸 것들을 그리워한다. 아마 거리를 타고 흐르는 남쪽 밝은 햇빛과 맑은 바람에 실린 옛날 이 통영을 살다간 사람들의 체취 때문인지도 모른다.

 

여름 햇살에 더 푸르러지는 남빛 바다를 보러 나는 통영으로 가야한다. 바다 그리워하는 마음 통영 앞바다에 가볍게 풀어주고 나는 바다의 향 물씬 담아올 수 있도록 아름다운 영혼의 거래를 하리라.

급조된 신도시처럼 싸구려 분칠이 되지 않은 내 마음의 그리운 항구 가슴 푸근한 통영의 푸른 바다. 내 사랑하는 통영의 푸른 바다.

살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푸른 바다를 사랑해야할 일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푸 른 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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