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스를 보니..어떤 재수생이 OMR답안지 마킹시간 더 안줬다고 부모가 감독선생 찾아가서 폭행했다는 보도자료를 보고는...."세상 말세네!"하고 한탄하다...순간 저의 10년전 고3 수능시험때 일이 생각났어요ㅎ(허걱ㅡㅡ;; 벌써 10년 전일이구나 ㅠ)
때는 바야흐로....10년전 냉혹한 수능시험날...(11월 중순 쯤이었던거 같네요..)
여느 누구와 다를바없이 심하게 긴장한 저는 수능 전날 잠을 한숨도 제대로 못잤죠...수능은 사실..긴 시험시간때문에 컨디션 조절이 필순데...ㅠ
그때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수능시험 대비한 여러가지 행동대처법(?)을 가르쳐 주셨는데,
1. 옷을 따뜻히 입을 것!
2. 밥은 소화가 안되니 죽 종류를 보온통에 싸서 갈것!
3. 잠은 너무 일찍 자지 말고 9~10시 사이에 잘것!
너무 심하게 긴장해서 위의 3가지 행동대처법을 완벽히 준수하려던 것이 오나전 NG였습니다.
1. 옷을 따뜻히 입을 것!
☞때는 11월 부산..수능시험장에 모인 울 학교 동창들은 엄마 밍크코트, 완전 두꺼운 파카,
여우목도리..등으로 중무장으로 하고 왔습죠...저는 내복에..목티에..목도리에..파카를ㅠ
너무 따뜻하니...잠이 사~~알 오드라구요ㅠ
2. 죽을 보온통에 싸서 갈것!
☞ 보온통 싸이즈가 문제였습니다. 엄니께서 새벽부터 팥죽을 끓여 그 유명한 CHAMPION
보온 도시락에 가득 담아주셨죠..79년생들은 아시죠? 무지하게 큰 스댕 보온도시락ㅎ
점심시간때 애들이랑 맞지도 않을 언어영역, 수리영역Ⅰ 답 맞춰본다고 정신없이 그 많은
죽을 다 퍼먹었으니.....수능보다 잠든 결정적 원인이 되었고,
3. 잠은 너무 일찍 자지 말고 9~10시 사이에 잘것!
☞ 너무 순진한 저는 8시 조금 안되서 쏟아지는 잠을 억지로 참으며 9시가 넘기를 기다리고
기다렸죠..오기로 기다렸더니...새벽 3시가 넘어도 잠이 오지를 않습디다..흐흐흑...
결국 심하게 더운 옷을 입고, 점심을 과식하고, 전날 잠까지 못잔 저는..
그 중요한 수리영역Ⅱ 시간에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잠깐 졸은 거라고 하기엔...너무 푹잤어요..
맨 뒷자리에서 단꿈에 젖어 일명 상모돌리기를 하고 있는데..
누가 저를 흔들어 깨우시더군요.. 정말 깜짝 놀래서 깼어요..너무 놀래서 눈물까지 흘렸죠..
감독관님께서 저를 매우 안타까운 눈빛으로 보더니..시간 아직 남았으니깐 긴장하지 말고 잘 풀어라고 하시더군요..시간을 보니 대략 20여분이 남아 있었습니다..잠이 확~ 달아난 저는..저의 모든 내공을 몰아부쳐..그 많은 수리영역Ⅱ 문제를 20분안에 다 풀었죠..
그 기분 아무도 모를거에요..정말 누가 벽돌로 머리는 찧는 기분이었죠...어떻게 그 몇년동안 준비해온 수능시험에서 꿈꾸면서 잘수가 있다니ㅠㅠ
제가 20분 동안 혼신의 힘으로 푸는 동안..그 감독관 선생님께서 계속 왔다갔다 하시며 저를 환기시켜 주셨어요..설마 또 잘까봐...
3교시때 그렇게 한번 혼쭐나고 나니 외국어영역 시간때는 정신이 완전 맑아지더군요..그래서 무사히 시험을 치르고 원하던 대학에 가까스로 합격했죠^^
지금 생각해보면..참 그 감독관님께 감사하네요..그때 잠든 저를 깨워주시지 않았다면..저는 그 피끓는 스무살 청춘을 슬픈 재수학원에서 보냈겠죠? (재수하시는 분들께는 지송^^;;)
1997년 11월, 부산 금정여고 수능시험장에서 흰색 파카입고 맨 뒷줄에서 잠든 저를 깨워주신 고마우신 감독관 선생님! 정말 감사했구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