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아. 저희 도련님께서는 말씀을 못하십니다. 이해해주십시오. ”
‘ 뭐? 내가 말을 못한다고? 이런..%$@#&*@ ’
“ 아! 그렇습니까? ”
상대가 아무런 의심없이 지나가자 에스텔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그럼 델포이에서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이분들을 통과시켜드려라. ”
라이언의 한 마디에 에스텔과 린, 크루터는 아무런 검사없이 성문을 통과할 수가 있었다. 성안으로 들어온 일행은 성안에 즐비하게 세워져 있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신전들을 볼 수가 있었다. 모두가 대리석으로 지어진 건물들에는 각각의 신들을 나타내는 그림이나 조각들이 새겨져있었고, 돌로 만든 신들의 동상들 역시 곳곳에 세워져있었다.
“ 우 ~ 와 정말 엄청나게 많이 있네. 여기 저기 모두 신전들로 가득 차 있는데 ”
린의 놀라는 소리를 들은 에스텔은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아는 척을 하려 말을 꺼내려다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 이유는 그가 알고 있는 신전의 참 모습이 인간계의 인간들이 만든 신전의 모습이 아닌 선신계의 화려하고 웅장한 신궁들의 모습이기에 멋지게 아는척을 하려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해본들 자신에게 그렇게 이익이 돌아올 것 같지 않아 그만 두었던 것이다. 괜히 허풍쟁이라는 소리만 들을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까지 선신계에 가 본 인간은 없었기에.....
“ 린님! 이곳에 있는 신전들은 그 수가 헤아릴 수조차 없이 많습니다. 그 만큼 신들이 많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저기 뱀을 밟고 서 있는 동상의 신은 예술과 궁술의 신인 아폴론이라는 신인데 악신계의 괴물인 퓌톤을 죽였다는 전설로 인해 저렇게 뱀을 밟고 있답니다. 그리고 저곳을 보면 선신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미의 여신으로 꼽히는 아프로디테여신의 신전도 있습니다. 저 신전에는 남자사제들은 한 명도 없고 오직 여신을 모시는 무녀들만이 있는 조금은 특이한 곳이기도 합니다. 다른 곳은 그래도 사제들이 한 두 명 정도는 있는 것이 보통인데 저곳만이 유독 무녀들만 있답니다. ”
‘ 아름답기는 개뿔이 아름다워? 적어도 나 정도는 돼야 아름답다는 말이 나오지. 흥! ’
크루터의 아프로디테신의 설명에서 에스텔은 콧방귀를 끼며 여신을 비웃었다. 잘난척하기 좋아하는 골드족의 특성상 여신이라 할지라도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 그리고 이곳에는 모든 생명체의 생명을 주관하는 생명의 신인 포키스니르(phokisnir)신의 신전도 있습니다. ”
“ 포키스니르? ”
크루터의 말에 린은 전에 아르키나산맥에서 함께 지냈던 컬크들이 생각이 났다. 길을 떠났던 타우리는 잘 지내고 있는지, 또 그때에 포몰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떠올랐다.
“ 네! 린님. 포키스니르신을 아십니까? ”
“ 어? 아.. 아니 전에 한 번 본적이 있어서 ”
“ 아...그렇습니까? 포키스니르신은 무척이나 위대한 신인만큼 아시는 것도 그리 이상한 것이 아니지요. 그리고.... 아! 저기 저쪽에 ”
크루터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한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가 가리키는 곳은 다른 신전과는 사뭇 다른 형태의 신전이 서 있었다. 다른 신전들이 커다란 건물로 되어있는 것이 보통이라면 그가 가리키는 신전은 열두개의 아무런 모양이나 조각이 없는 기둥들이 가장자리에 서 있었고, 중앙에는 커다란 연못같은 것이 위치해 있는 그런 신전이었다.
“ 저곳은 이 세상에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명체의 미래나 과거를 알 수가 있는 신전입니다. 시간을 주관하고 관리하는 신인 크로노스(Chronos)신의 신전이지요. 이 제국의 이름 역시 크로노스지요. 그 이유는 바로 크로노스신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
“ 오~ 호. 그래? 그런 뜻이 있었구나. "
" 네. 그리고...... “
“ 킥 킥 킥 킥 ”
크루터의 다음말이 이어지려 할 때 뒤에서 비웃는 듯한 어린아이의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모두들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한 명의 작고 귀여운 소녀무녀가 하얀 이를 다 드러내고는 활짝 웃고 있었다. 모든 무녀들이 그렇듯이 그 소녀 또한 무녀들이 입고 다니는 하얀색의 망토 같은 것을 입고는 허리에는 무녀를 상징하는 띠를 두르고 있었다.
“ 뭐가 그렇게 우스운가요? 귀엽고 깜찍한 작은 신녀님? ”
크루터가 묻자 소녀무녀는 다시 한번 웃을 뿐이었다.
“ 킥 킥 킥..... ”
소녀가 아무런 대답도 없이 웃기만 하자 크루터는 이상하다는 듯 에스텔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에스텔이 소녀에게 냉랭한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 야! 꼬마. 왜 그렇게 웃냐고 묻잖아? ”
에스텔의 말에 꼬마는 눈이 커다랗게 변하며 작고 귀여운 목소리로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
“ 어디서 함부로 말을 하는 거야? 감히 신을 모시는 무녀에게 그런 막말을 하다니 신에게 벌을 받고 싶은가 보구나! ”
“ 뭐야? 이런 젠장할...... ”
꼬마소녀의 버릇없는 말투에 화가 난 에스텔은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며 대번에 침을 튀며 화를 내는 것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름다운 외모인데 반해서 성격이나 행동, 말투는 전혀 다른 거리의 부랑자와 다른바가 없었다. 그런 그녀의 행동으로 인해 주위의 시선은 어느새 소녀무녀와 에스텔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 어머 어머. 어디서 그런 상스러운 말을..... 도대체가...... ”
“ 도대체가 뭐? 생긴 것은 난쟁이 똥짜루 만해가지고 어디서 뭐가 어째고 어째? 이놈의 도시를 통째로 날려버릴까부다. 이걸 확 그냥. ”
주위의 시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에스텔의 행동은 에스텔에게 전혀 득이 되지 않는 불리한 행동이었다. 그럼에도 에스텔의 말은 그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 $%^&*@#$%$# 도대체가 신이라고 하는 작자들은 맘에 들지가 않는다니까. ”
“......... ”
에스텔의 이 한마디가 끝나고 난 후 주위의 시선과 분위기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바뀌어버렸다. 에스텔이 결코 해서는 안 될 말을 해버리고 만 것이었다. 지금 주위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신을 모시고 있는 사제들이나 무녀들인데 그 가운데서 신을 모독하는 욕을 해버렸으니 결코 좋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분위기를 어느 정도 느꼈는지 에스텔은 주위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서있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보고는 그 감정이 더 격해지며 머리끝까지 꼭지가 돌아가버렸다.
“ 이런 벌레같은 놈들이 감히 내가 누군지 알고 노려보고 있는 거야! 내 오늘 이것들을... ”
에스텔이 흥분하여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마법을 펼치려던 순간 에스텔의 등 뒤에서 날카로운 살기를 내뿜는 하나의 커다란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에스텔이 그 기운이 전해오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 곳에는 온몸에 화려한 장신구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한명의 중년여성이 자신을 노려보며 서 있었다. 언뜻 보기에도 오랜 수련을 한 무녀인 것 같았다. 무녀들이나 사제들이나 오랜 수련을 쌓은 이들은 꽤 높은 신성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마법과는 전혀 다른 기운의 힘을 가지고 사용했다. 그렇기에 어떤 국가들도 그들의 존재를 인정 아니할 수가 없었고, 그들의 존재는 국가안의 또 다른 힘으로 인식되어온 것이 사실이었다.
“ 저건 또 뭐야? 이런 #$#@%&^*!@ 어디서 노려보고 있는 거야! ”
에스텔에게서 모욕적인 말이 나오자 에스텔을 노려보던 중년여인의 몸이 부르르 떨리더니 그녀의 입에서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어떠한 주문을 외우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면서 하늘이 차츰차츰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온통 하늘이 깜깜하게 변해버리고 주위가 암흑으로 변해버리는 것이었다. 그때 누군가의 입에서 놀라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악신계의 무녀다. 모두 자신을 보호하는 신성막을 하시오. ”
누군가의 목소리가 나오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자신들을 보호하는 신성막을 펼치며 그들의 주위로 밝은 빛의 투명한 막이 형성이 되어 그들이 모습이 하나 둘 차츰차츰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주위가 사물을 구별할 정도의 시야가 밝아왔지만 그래도 주위는 여전히 어두웠다. 그것을 본 에스텔은 놀라기는커녕 코웃음을 치며 가소롭다는 듯이 웃는 것이었다.
“ 참 ~ 나.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거냐? 이따위 시시한 걸로 나에게 어떤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너 오늘 나한테 잘못 걸렸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