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양 도
새벽 어슴푸레한 미명에
배낭을 걸머지고 집을 나서니
비가 억수로 내리 퍼붓는다
아마 시간당 40mm는 내리는 모양이다
2시간을 기다린 끝에
산악회 버스에 몸을 실어 비양도로 향했다
한림항에 도착하니 비는 그치고
대신 도항선이 애를 먹인다
겨우 선장을 찾아 배에 오르니
마음은 어느새 평온을 찾고
마음은 벌써 섬에 가 있다
배에서 내려 가벼운 마음으로
비양봉을 올라서니 바다가 발 아래라
시원한 바닷바람이 땀을 식히고
섬 중앙에 우뚝 솟은 봉우리 가운데에
깊은 분화구가 천년의 세월을 지나
내 앞에 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산자락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아드니
곳곳에 널려 있는 기묘한 바위들
발길에 놀라 도망가는 바위게
잘그락거리는 자갈들 소리 경쾌하다
섬 주위를 돌고 돌아
해산물 안주에 부드럽게 목을 타고
흘러들어 가는 소주 한 잔이 그만이네
또 다시 내리기 시작하는 비속에
섬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발 길
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천년의 세월을 마주하고 서서
자연의 품에 안기어
안온한 마음에 평화를 가득 안고
집으로 향하는 일행들의 발걸음은
입가에 모두 미소를 가득 띄우고
가볍고 가뿐한 모습들이다
돌아오는 배에 몸을 실으니
어느새 비양도는 저만치 뒤에 섰네...........
2003년 7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