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시골마을에 햇살이 따스이 비추며 뒷 산자락은 가을 단풍으로 물들고
산 앞 큰 초원에 펼쳐져 있는 작은 언덕과 나무들의 정겨운 마을 풍경이 포근함을
주는 곳에 아름다운 꽃들과 나무로 꾸며진 작은 정원이 있는 2층집이 보인다.
그 2층집에선 아이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이내 아이들은 외출복 차림을 갖추고 어른들의
손을 이끌어 집밖을 나선다.
이윽고 2층집 2층 한쪽 방에서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갔어?”
“글쎄? 잠시만 있어봐 내가 보고 올께~”
잠시 후,
“밍밍아~ 이제 갔나 봐. 어휴~ 팔 다리 어깨야~ 안 아픈데 가 없네~
아무리 장난을 쳐도 정도껏 해야지 원..”
말 끝나기 무섭게 얼굴이며 팔이며 몸에 붙은 지저분한 종이 조각들을 떼어낸다.
“크크 넌 언제나 볼 때 마다 그렇게 해가지고 있냐?
그래도 오늘은 알록달록한 종이 옷으로 치장을 해서 그런지 더 귀여워 보여~ 하하”
“나는 그렇다 쳐도 넌 그게 머냐?
별로 어울려 보이지도 않는 카우보이 모자에 장난감 진주 목걸이 하하..”
“그러게 그래도 카우보이 모자는 어울리는데.. 이 진주 목걸이는 왠지 돼지에게나
어울릴 거 같아”
하며 진주 목걸이를 만지작거린다.
“그 카우보이 모자 나 한번 써보자~ 나한테 잘 어울릴 거 같아~ 나 좀 줘~~”
“그래? 그럼 너 한번 써봐”
하며 카우보이 모자를 벗어 건넨다.
카우보이 모자를 건네 받은 앞니토끼는 방 한쪽 큰 거울이 있는 곳에서 모자를 쓰며
한껏 폼을 잡아 본다. 그리곤 따스한 햇빛이 비추는 창으로 다가가 창 밖을 바라보며
뭐라고 혼자 중얼중얼 거리고 있었다.
‘참 여기서 내 소개를 해야겠군.
난 2살 된 곰인형 밍밍이~
뭉툭한 코에 약간은 바랜 콧망울 , 두리뭉실한 두 귀, 윤기 있는 털에 통통한 몸매
음.. 그리고 머가 있더라? 보송보송한 꼬리털이 있었네~
꼬리털이라고 하긴 뭐하구.. 털뭉치가 더 어울리는 것 같아. 좀 정리는 해야겠지만.
그리고 저기 창밖에 있는 친구는 나랑 같은 2살된 토끼인형 앞니 토끼.
사실 저 이름은 내가 지어준 거다. 저 친구는 자기가 앙고라 털을 두르고 있는 크고
잘빠진 긴 귀에 잘 다듬어진 앞니를 가진 럭셔리 토끼 인형이라 하지만.
내가 보기엔 크고 통통한 귀, 나이롱 털에 왠지 엉덩이가 항상 부어있는 몸매를 가진
시골토끼같이 보인다.
참~ 그래도 앞니 하나는 잘 다듬어진 것은 인정하지.ㅎㅎ
그리고 나랑 비슷한 꼬리털 뭉치를 가지고 있다.
저 친구는 항상 내 꼬리 털 뭉치하고 자기 꼬리 털뭉치랑 어느 것이 더 윤기 나고 탐스럽게
보이는지 물어 보곤 하지.
그럴 때 마다 번번히 저놈 손을 들어준다. 괜히 딴말했다가 쏟아지는 수다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귀여운 구석은 있는 놈이야’
그때 창 밖을 보던 앞니 토끼가 갑자기 소리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