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바빴습니다.
밀양의 연극촌에 다녀왔고..
제가 속한 단체에서 하는 행사가 오늘에야 끝이 났습니다.
밀양의 작은 폐교....
이젠 많은 이들을 도시로 떠나 보내고..남은 것은 무성한 플라타너스...
충무공 이순신의 동상이 서있고..책읽는 소녀의 상이 있습니다.
삐걱거리는 골마루...재래식 화장실..
펌프질하는 수돗가.파란 비닐로 가려놓은 샤워장.
녹슨 시소..
교문을 나서면 펼쳐진 논으로 산으로..
조물주의 몰취미로 칠해 놓은 초록이 지천입니다.
이런 시골학교는 중 고등학교시절 수련회 때....그리고 대학생때..
봉사활동으로 여름에 며칠씩 찾아간 곳이었지만..
나도 어렸을 적에 이런 학교에 다닌것만 같습니다.
너무도 낯이 익고 익숙해서 그렇게 믿었지요.
나의 모교라고^^
그 폐교에...연극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연극촌을 만들었습니다.
밀양 연극제...이번이 3회 째 입니다.
머리에 수건쓰고 호미 들고 교문 밖의 밭에서 김매던 할머니도
폐교의 마당에 차려진 연극무대 앞에 앉아
때론 장단에 흥을 돋우고 ..흥미있게 퍼포먼스를 봅니다.
맹꽁이소리..매미 소리 들으며 장작모아 불을 피우며..
보는것..너무 좋더군요.
모기를 쫒고 까맣게 그을리고 꽤재재해 가면서도..
그들의 열정을 바치게 하던 그 무엇..
어떤 이는...보모님 몰래 짐싸서 왔답니다.
연극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도 있지만..
그 순수한 열정으로 무작정..끼어든 이도 있습니다.
전국의 연극쟁이는 다 설레이며 왔나 봅니다.
낯에는 미용실에서 일을 하고..밤에는 연극 연습을 하고.
그러다 미용실 관두고 연극제에 왔답니다.
어느 날은 관객이...다 세어보니..5명이더군요^^
그래도 그들은 합니다.목이터져라...큰소리로...
한마디로....연극에 미친것 이지요.
그 "미침"이라는 것이 은근히 부럽더군요.
그리고 그들을 보고 있노라니..
미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구요.
내겐..나를 미치게 하는 그 무엇이 있었던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나의 많은것을 ..포기하고
때론 모든것을 포기하고 덤벼들만한 그런 일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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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컨퍼런스 마지막 날..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은..3일 연속..하루에 10시간 이상씩 서서
노래하고 율동하고 하던데..
저는 몸살이 날것 같습니다. 문론 주저 앉았지요.
삭신이 쑤시더군요.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연극에 빠져든 이들이나..
오늘 본 이들이나..모두 너무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
무언가에 몰입할 수 있는 행복...
그렇게 나를 미치게(!)할 그 무엇이 무엇인지...
난 아직도 찾지 못한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