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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내, 김은숙을 말한다

金東星 |2003.07.24 12:23
조회 605 |추천 0

대부분의 여자들이 결혼기념일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많은 여자들이 "남편과 처음 만난 날"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첫만남을 가진 날이 결혼기념일 이상으로 여자한테는 중요한 날이

될 수 있을겁니다. 물론 남자한테도 그렇겠지요. 문제는 많은 남자들이 결혼기념일을 깜빡했다가 그만

아내한테 한방(?)먹는다는 사실이지요. 그런 남자들이 "첫만남"을 가진 날을 기억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겠지요? 하지만 나는 결혼기념일은 물론이고, 처음 만난 날도 잘 기억하고 있답니다.

우리부부가 처음 만난 날은 깜빡하려고 해도 도저히 깜빡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부부가 처음

만난 날은 2월14일이니까요. 그날은 발렌타인데이지요? 그러니 어떻게 "그날"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발렌타이데이만 되면 "아, 오늘이 우리부부가 처음 만난 날이구나!"하고 알게 되고, 그날 나는

아내로부터 초코렛을 선물받지요.

 

아내는 나한테 "서른세번째 여자"였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오해하실 분도 있겟지만,  서른세번째

맞선에서 아내를 만났다는 뜻입니다. 3대독자 외아들이다보니 여자들이 부담을 느꼈는지, 성사가 잘

안돼 맞선을계속 봐야했는데 그날 아내를 만나러 커피숍에 들어서는 순간 "아, 저 여자가 바로

내 여자다!"하는영감이 떠오르더군요. 아무튼 이제야 내 반쪽을 찾았다 하는 그런 느낌이 확 들었습니다.

그동안 내가 생각하던 이상적인 여성상, 이를테면 예쁘고 성격좋고 건강한 여자의 모습을 그녀는 갖춘

것으로 보였고 나는 내심 "이 여자를 내 여자로 만들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5월19일, 우리는 마침내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만난지 꼭 3개월만이었지요.

그리고 우리는 딸과 아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아왔고, 살고 있으며, 살아갈 것입니다.

 

나의 아내 김은숙은 우선 살림을 똑부러지게 합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아내한테 불만느낀 것이

전혀 없지만, 특히 살림 똑부러지게 하는 건 높이 평가하고싶습니다. 가난한 남자한테 시집와서

신혼초엔 고생도 많이 했지만, 늘 건강한 의욕으로 무장하고 묵묵히 살림을 꾸려왔습니다.

신월동의 24평 연립주택에서 목동의 33평 아파트로 이사할 때까지 알뜰살뜰 살림을 꾸려준 아내한테

참 고맙고요, 아이들한테는 메이커옷을 사입혀도 자기는 '만원짜리패션'으로 만족하는 테크닉(?)이

귀엽습니다. 집안은 먼지 한톨 없을 정도로 항상 깨끗하게 정리돼있어서 다른 여자들이 놀러와서는

놀랄 정도랍니다. 에어로빅과 수영으로 늘 몸매를 가꾸다보니 아줌마 몸매가 아니라 아가씨몸매라는

말을 듣습니다. 부단히 자기를 가꿔준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삶의 긴장과 탄력을 항상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한때 내 직장이직문제로 슬럼프에 빠졌을 때, 남자 이상으로 씩씩하게 버텨주던

아내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나는 밖에서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아내한테 하는 스타일인데요,

아내는 그럴 때 충실한 카운셀러가 되어줍니다. 아내의 입장에서, 그러나 철저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해주는 것이 나한테는 굉장한 어드바이스가 돼준답니다.

부부가 살다보면 부부싸움을 안할 수는 없으니까 우리부부도 가끔 '충돌'을 합니다. 내 성격이 좀

급한 편이라서 욱하는 게 있는데, 막상 충돌을 하고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거의 대부분이 내가

미스한 걸로 생각됩니다. 도대체가 아내한테서 무슨 '잘못'을 찾아내기가 힘든 것이지요.

부모님 살아계실 때 외며느리로서의 역할을 120% 해냈고, 지금은 세명의 시누이들과 자매처럼 지내는

아내. 오죽하면 누님이 "올케 고마워!"라는 말을 하겠습니까? 시누이와 올케 사이가 대개는 좀

거리감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집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아내한테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실은, 내가 '첫남자'라는 사실입니다.

육체적으로도 물론이고 아마 정신적으로도 그럴겁니다. 요즘같은 세상에 남자로서 아내한테 '첫남자'가

됐다는 사실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일까요? 순결한 몸과 영혼을 나한테 바쳐준 아내.

그 한가지 사실만으로도 나는 아내한테 고맙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요즘 한 여인을 새롭게 사랑하기시작했습니다. 나 자신이 가정적이긴 하지만

아내한테 곰살스럽게 하지는 하는 편이라서 그동안 사실 부부간에는 평범한(?)사이로 지내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아내가 "새로운 여인"으로 내 눈에 들어왔고, 아내를 사랑하고싶은 마음이 막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동안에도 내를 사랑했지만, 사회생활에 바쁘다보니 그저 살림잘하고

아이들 잘 키워주는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오히려 앞섰었다고 수 있지요. 그러나 이제는

고마운 마음보다도 저 여인을 사랑하고있다는 생각이 쑥 솟아오른겁니다.

그 옛날 아침출근길에 했던 "현관앞 키스" 또다시 시작하자 아들녀석이 라는 표정으로 우리를

쳐다보면서, 빠와 엄마의 "제2의 신혼"을 환영하는 눈치더군요.

아내는 나의 애정어린 대시에 약간 당황(?)하면서도 싫지는 않은지 즐거운 표정입니다.

 

 

이 세상의 수많은 남녀중에서 만나서 부부라는 인연을 맺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부부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즘 수많은 부부들이 그 소중한

인연을 깨고 헤어지는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어느 부부나 주례 앞에서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서로를 아껴주며 사랑하며 살아가겠다"고 맹세를 해놓고는 어느날 허망하게 헤어진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나는 부부가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항상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내한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으며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늘 100%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제 나는 새롭게 사랑하기 시작한 여인과 함께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아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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