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여중에 다니던 난 아침 7시 10분에 도착하는 107번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종종 걸음으로 서둘러 다녔다.
처음 중학교를 배정받고 집과는 너무 먼 거리라 내심 걱정을 했지만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는
나름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평범하게 걸어서 등하교 하는 학생들보다
버스타고 등하교 하는 내 학교생활이 더 재미있다고 말이다.
3년 동안 한번도 7시 10분 버스를 놓친 적이 없느냐? ^^
어느 학생이 3년 동안 꾸준히 정시간에 버스를 탈까... 가끔 늦잠을 자거나 아님 연착이 되어서
7시 10분 앞에 오는 차를 타고 학교를 간 적도 있었다.
7시 10분 버스...
그 버스안에는 SD여중과 DJ 고교만이 타는 전용스쿨버스였다. 그리고 시골에서
시장에 내다팔기 위해 짐을 한보따리씩 들고 타시는 할머니들... 그래서 매번 107번은 만원이였다.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
그러다 문득 생각나는 일이 있다.
그날두 난 변함없이 107번 버스를 탔고 그날도 변함없이 107번은 만원이였다.
시장을 지나면 한산해 져야 하는 버스였지만..그날따라 버스를 지나쳤는데두 사람들의 숫자는
줄어들지를 않았다.
난 버스를 타면 항상 내리는 문옆의 봉을 잡고 서 있다.
ㅡ.,ㅡ 한번은 맨 뒤로 갔다가 내릴 때를 놓쳐서 한정거장 더가서 걸어와야 했던 적이 있어서
그 악몽을 반복하기 싫어서 죽을 힘을 다해 그 봉을 잡고 서 있었다. 내리는 사람들에 의해
쓸려내려가지 않기 위한 필사의 힘으로!!! ㅡㅡ!
드디어 SD여중학생들이 내리는 코스... 나도 변함없이 친구와 버스에서 내리려는데
"아!"
이게 웬일? 내 머리카락이 어딘가에 걸려 내 몸이 내려가 지질 않았다. 학생들은 하나둘씩
내려져가고... 내 머리카락이 어디에 걸렸는지도 모른체 아픔을 참고
무턱대고 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머리카락을 당겨대던 나에게 들려오는 목소리!
"어어~~ 잠깐만! 그럼 아프잖아!"
남자 목소리였다. 고개를 돌릴 수도 없었기에 그저 남자라는 것만 알뿐이였다. 학생들은
거의 다` 내려가는데 내 머리카락은 풀려나올 줄 몰랐다. 문이 닫히려고 한다...
"아저씨 잠깐만요!"
또다시 남자 목소리!
"않되겠다... 내려야겠어!"
그 말에 난 버스에서 내렸었다. 내 머리카락에 걸린 그 사람도 따라내렸고 이내 문이 닫혔다.
버스가 출발하는 데 뒷좌석에 앉은 DJ 고교 남학생들이 웃으며 휘파람을 불러대며
"야~! 누군 좋겠데이~"
"너 일부러 작업건거 아냐? 속보인다...임마!"
"좋으면 그냥 좋다고 하지~"
"얼레리 꼴레리~"
그 말들에 내 얼굴은 홍당무처럼 되어버렸다. '아! DJ고등학교 오빠구나!'
버스가 지나가고 친구가 옆에서 괜찮냐며 안부를 물어댔고 뒤에서는 여전히 머리카락을
풀기 위해 끙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깐만... 아프더라도 조금만 참아!"
그렇게 몇분 후였다... 조금도 따갑지 않게 머리카락이 풀어졌다. 크게 한숨을 쉬고는
몸을 뒤로 하고 90도로 인사를 했다.
"고맙습니다."
"고맙긴...근데...어떻게 하지?"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들었을 때 눈에 익은 사람이 서 있었다. 매번 같은 시간에 버스를 타다보니
그 시간대 타는 웬만한 사람들은 눈에 익을 수 밖에 없었다.
모범생처럼 생긴... 깔끔한 인상의 DJ 고등학생이였다.
"덕분에 4정거장이나 먼저 내려버렸네?"
"아! 죄...죄송합니다! 저때문에..."
머리를 긁적거리던 그 오빠의 피식거리는 웃음소리가 키작은 나에게 들려왔다. 그리고
가방에서 뭔가를 부스럭부스럭 꺼내서 포스트잇에 볼펜으로 무언가를 적어내려가는 오빠였다.
영문도 모른체 그저 한없이 미안해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내게 그 오빠가
포스트잇을 내밀었다.
"죄송하면...이쪽으로 연락할래?"
말없이 뒤에 있는 내 친구가 나를 손으로 툭 쳤다. 나는 이내 포스트 잇을 받아 들었다.
포스트 잇에는 삐삐번호가 적혀있었다.
"아...!"
한참을 있던 난...머릿속에 단 하나가 스쳐지나갔다.
"아! 택시비라면 지금 드릴 수 있어요!"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지는 내 귀에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 뒤에서 친구두 피식피식 웃는다.
어찌되었든... 돈 5000원을 꺼내 내민 내가 민망할 정도로 웃어대는 오빠였다.
"정말... 너무 귀엽다! ^^"
"네?"
귀까지 빨개졌다. 귀엽다니... 남자한테서 귀엽다는 말을 듣다니...
허긴.. 그때 남자와 그토록 오래 대화를 나눠본것도 처음이였으니까... 귀엽다는 말도
당연히 처음이였지...
"저번에... 가방 들어줬던 건...기억하니?"
"아! 네..."
"그때.. 가방에 노랜색 포스트잇... 않들어있든?"
"아...노란색 포스트잇에 삐삐번호가...아!"
생각이 났다. 전에 그렇게 이 오빠에게 가방을 맡기고 한달뒤였던가? 가방을 빨기 위해서
책들을 모두 꺼내고 책가방에 남아있던 과자부스러기며 종이 쪽지며 버릴려고 했을때
노란색 포스트잇이 보여서 (난 포스트 잇 따윈 쓰지 않았다. ㅡㅡa 메모하는 습관이 없어서)
열어보았더니 삐삐번호가 적혀있었고... 난 별거 아니라는 듯이 삐삐번호를 열어보고
'이게 누구 번호지...?'
한참을 고민하다 그냥 버리고 말았던 적이 있었다.
"누구껀지 기억이 않나서 버렸는데..."
"나... 너 중학교 2학년때부터 봐왔었는데... 너 귀엽다는 친구녀석한테 선수 빼앗길까봐
그날 용기내서 쪽지 넣었던 건데...연락이 없길래 차였나...했었는데!ㅎㅎ"
어리벙벙해 있는 나였다. 정리가 되지 않고 있었으니까...
"더 얘기하고 싶은데...곧 있음 교문 닫을 시간이라서...! 부담가지지말구 그냥 귀여운 여동생으로
같은 버스타구 인사두 하구 연락두 하고 지냈으면 하는데...꼭 이 삐삐번호로 연락줘! 기다릴께!"
그리곤 이내 다가오는 택시를 잡아 내게 손을 흔들고 사라지는 오빠였다.
이름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김진...머였던 걸로 기억이 나지만...
친구는 옆에서 호들갑을 떨어댔다. 연락을 해보라는 둥 그날 하루종일 나를 닥달해 댔다.
집에 돌아와서 한참을 생각한 난...
그 다음날부터 6시 55분 버스를 타고 학교를 향했다. 연착이 될까 싶어... 불안해 하면서!
6시 55분차는 7시 10분차보다 훨~~씬 한가로웠고 편하게 자리에 앉아 갈 수도 있었다.
몸은 편해졌지만... 매번 탈때마다 뒷자석을 살폈다. 그 오빠가 있나...하고!
마음은 불편한... 하지만 졸업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였기에... 다행히 얼굴을 한번도
보지 못하고 그렇게 끝이 났다.
그때 내겐... 남자란 같이 하면 않되는 존재인 줄 알았다.
그리고... 여자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더 행복하고 좋았다. 그럴 수 밖에 없지...
남자를 만나본 적이 없으니...ㅎㅎㅎ
그때 내가 남자에게 호기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 내 첫사랑이 되었지 않았을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