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 글을 올리니 리플 달아주시는분들이 있군요.
이런곳에 글을 올리는게 쓰는재미 말고도
그런걸 읽는 재미도 있군요.
친구가 생긴듯한 기분도 들고 하여간
리플 올려주신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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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인 구석이 많아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읽다가 코끝이 찡해지는 경우는 많아도
"남자는 눈물을 보이는법이 아니다"라는 사회적 강박감 때문에
실제로 남앞에 눈물을 흘리는 일은 거의 없다.
아들이 태어날때 였으니 벌써 9년전 이었다.
서울에서 살고있던 내게 대구의 누님이 전화를 하셨다.
아버님이 "위암"으로 진단을 받으시고 수술을 받으셔야 한단다.
처음에는 멍~한 기분이었는데
밤에 자려고 누우니 눈물이 복받쳐서 엉엉 소리내며 울었다.
우리 4남매를 키우시느라 한번도 편하신적이 없으시더니
이렇게 돌아가시는건 아닌지 억울하고 화가났다.
아내는 나를 위로하느라 잠들지못하고...
바로 수술하시기엔 연세가 많으셔서
몇달을 병원에서 방사선 치료와 요양을 하셨다.
병수발에 어머니도 갑자기 늙으시는것 같았다.
아버님의 수술날
우리 4남매와 숙부님들, 사촌형제들도 병원에 왔다.
아버님이 수술실로 들어가시고
우리는 병원 복도에서 기다렸다.
8시간의 수술이 진행되었다.
3시간이 지나니 모두들 졸기 시작했다.
세상에!
아버님이 생사에서 해메시는데
형제와 자식들이 졸다니!
아버님이 나오실때까지 8시간을
복도에서 걱정스럽게 서성이며 기다린 사람은
어머니 한분이셨다.
가난한 빈농의 7남매 맏며느리로 시집와
환갑이 넘도록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4남매를 자신들 보다는 잘살게 하시려고
그 고생스런 세월을 보내는 동안에도
자상한 면은 찿을수 없었던 남편이
저렇게 애틋하셨을까.
열정적으로 빠져드는 사랑도
사랑하면서 느끼는 고통과 외로움도
그뒤에 얻게되는 충만감과 행복함도
젊음과함께 선명한 아름다움이다.
그래 나도 경험해보았다.
다른 여자와는 살수없을것같은 절박함.
사랑하니까 느끼는 외로움.
그걸 가로막는 현실에대한 고통.
헤어질수밖에 없었던때 느끼는 절망감.
사랑하는 충만감, 사랑받는 행복함.
내 젊은날의 사랑을 모두 경험 하였지만
이제는 사랑에 대해 좀더 알게 되는것 같다.
모두가 떠나버린
황량한 인생의 황혼에서도 끝까지 곁에있어줄 사람.
일상의 트러블과 마찰이 있어도
최후에는 언제나 든든한 나의편이 되어줄 사람.
그믿음과 신뢰.
지금의 나보다는 더 성숙한 사랑.
사랑이란건
한평생을 경험하고 알게되어도
늘 새로운걸 발견하게되는
무궁한 마법의 보석상자 같은건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