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서 면회를 오셨다.
어머니께서는 나를 보자마자 눈물이 그렁그렁 하셨다.
아버지께서는 눈물 흘리시는 어머니 어깨를 살짝 두드리신다.
나는 px에서 부모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니..잠만 잤다.
얘기 몇 마디 나누지 못하고 난 어머니 손을 잡고 잠이 들었다..
우리부대 근무여건 때문에 난 항상 잠이 부족 했다.
눈은 항상 충혈된 상태에서 닭똥 같은 눈꼽 을 주렁주렁 달고 다녔다.
부모님 께서는 나를 깨우지 않으셨다..
거북 등처럼 쩍쩍 갈라진 내 손등 을 쓰다듬으며 어머니께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셨다.
군대의 겨울은 민간의 겨울보다 훨씬 춥다.
공항은 바람막이 하나 없는 훵 한 들판이다.
새벽에 근무 나갈 때면 옷을 여러 겹 껴입게 된다.
나는 팬티 위에 추리닝 추리닝위에 작업복 작업복위에 야 전복을 입고 그 위에 방한복을 입고 그 위에 스키파카를 더 끼여 입는다. 그러면 북극의 팽귄 마냥 뒤뚱뒤뚱 걸음 걸기도 힘들다.
그래도 그렇게 입어야지 뻗치기 근무 설 때 동상에 걸리지 않는다. 근무를 마치고 들어 올 때면 눈썹과 코밑이 하얗게 분을 바른 것처럼 얼어있다. --구미호가 따로 없다.
다른 곳은 다 커버가 된다고 해도 발은 어쩔 수 없었다
.우리중대 에 졸병 치고 발에 동상 안 걸린 사람이 거의 없다.
나도 엄지 발가락 에 동상이 걸려 발톱이 썩어 들어갔다.
보온이 되는 워커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워커 밑창에 열선을 깔아서 충전 밧데리 를 이용해서 발을 보온 할 수 있는 장치를 발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졸병으로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또 실행에 옮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제대하면 그런 것을 만들어 대한민국 전 군인의 발을 따뜻하게 할 발명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대를 얼마 남지 않은 고참이 갖 들어온 신병에게 묻는다.
"니 는 언제 제대하나 ?....
신병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세다가.
"
네!1987년8월초입니다"
이 대답 하나 때문에 소대에 집합이 걸린다.
자대 들어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가 벌써 제대날짜를 안다나.. 어쩐다나.. 군기가 빠졌다는 둥.
.해서 뺑뺑이를 돌리고 구타하고...
국방부시계를 거꾸로 매달아놔도. 시간은 간다더니..
나는 어느덧 상경이 되었다. 육군으로 말하면 상병이다.
내 밑으로 여러 명의 졸병이 들어왔다. 졸병들이 들어올 때마다.
참으로 불쌍하고 측은한 생각이 든다 .몸이 힘든 것은 견딜 수 있다.
훈련소에서도 6주간이나 잘 견디었으니까...
자대 에 비하면 훈련소는 솔직히 행복했다
.몸만 힘들었지 갈구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전부 동기들이고...힘들어도 인간적이었다.
자대 배치를 받아서 소대 들어가면 50여명의 고참들이 날 주시하고 갈구고 온갖 심부름 과
모욕과 구타와 형벌을 가한다.
이걸 견뎌내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고참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 중에도 인간적인 고참이 있다. 정말 착한 사람 말이다. 신병들은 그들을 엔젤1 엔젤2 라 부른다.
정말 고마운 고참들....
나는 상경이 되어 전투경찰인데도 불구하고 유격훈련을 받았다.
일년에 한번씩 받는 유격 훈련.
남한산성 보교대 에서 받는 유격훈련은 3박4일 이다.
군복을 전부 뒤집어 입고 훈련을 받기 때문에 누가 고참인지 졸병인지 모른다.
오직 빨간 베래모를 쓴 훈련 교관만이 최고의 사령관이다.
첫날은 피 티 체조로 시작한다. 한두 시간 뛰다보면 연병장의 먼지 때문에 목이 탁탁 막힌다 .
내 옆에서 뛰던 한 올빼미가<칭호> 가래침을 카악 하고 뱉었다
.이를 본 조교가 뛰어오더니.
.
"23번 올빼미!...
" 네! 23번올빼미..
"
너 지금 뭐했나?
"네...먼지 때문에 가래가....
"이런 씨벌. .뱉은 가래 다시핧아먹는다...실시!
23번 올빼미가 머뭇거리고있자 바로 워커 발이 날라 온다
나뒹구는 23번 올빼미..
하는 수 없이 흙에 쌓여 시커멓게 뭉친 가래를 개처럼 기어가 입으로 주워담는다.
첫날부터 기강을 잡는다고 여기저기 낙오된 자 들은 연병장에서 바깥쪽으로 끌려 나가고
끌려나간 올빼미들은 연병장 양 사이드의 하수로 에서 잠수를 하거나 낮은 포복을 한다.
하수로는 식당에서 흘러나오는 짬 물 과 하수 물이 섞여 여간 냄새가 지독한 것이 아니었다.
이곳에서 잠수를 하면 바로 구토를 하게 되고 이 토한 물에 다른 놈이 잠수하다 또 게워내고...
잠수를 하지 않는 올빼미 들 은 조교가 발로 철모를 누른다.
어쩔 수없이 그 더러운 시궁창 물을 먹게 되고.. 구토를 하고...
실질적인 훈련은 거의 없었다. 피 티 체조 와 구보와 얼 차레 <기합>
로 3박4일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