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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을 누르지 마새요.......

뚱띠아짐 |2003.07.29 00:55
조회 277 |추천 0

비가와서 밖에도 못나가는 아이들 셋 ( 하나는 조카 )

하루종일 집안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지만  머 이런거에는 눈 하나 깜짝 안한다.

 

밖에 나갈일 없으니까 다 저녁때까지 현관문 한번 안열어 봤다.

오후 늦으막하게 청소 하면서 쓰레기를 치우는데 장난이 아니였고,

때마침 쓰레기 봉투가 없어서 아파트 상가에 갔다가 오는데

현관문 앞에 턱~하니 무슨 종이 쪽지가 붙어있다.

 

"   벨을 누르지 마새요"

 

 삐틀삐틀  맞춤법도 틀렸지만 그래도 제법 잘쓴 글씨다.

"  주영아 !  이거 니가 쓴거야"

"어 엄마 그거 내가 엄마 잠잘때 써서 부친거야"

"왜?"

" 엄마 잠잘때 누가 와서 벨 누르면 엄마 깨잖아. 그래서 내가 부친거야"

난 조금은 속상했다.

두달전까지 난 새벽에 일하고 오전내내 잠을 자야만했고,

그래서 울 딸이 아직도 내가 낮잠 이라도 자는 날이면  이렇게 유난을 떤다.

어린이집을 가지 않는 날이면 세살짜리 남동생 팔계한테 항상 야단이었다.

" 엄마 지금  피곤해서 자니까 조용히해.   누나가 비디오 틀어줄께"

누가 전화해서 엄마 바꿔 달라고 해도 절대로 안바꿔주던 우리 딸이다.

 

엄마 우유배달 안하고 저하고 놀아줘서 고맙단 아이,

비가와서 우산을 펼쳐주면 자동우산 사줘서 저 힘 안들고 필수 있게해서 고맙단 아이,

책을 보다가 엄마가 책을 많이 사줘서 나 볼수 있게 해줘서 고맙단 아이,

자기를 이쁘게 나아줘서 고맙단 아이.

 

엄마랑 둘이 나가고 싶다는 소리에

팔계를 재워 놓고 잠깐 나갔다 들어오는데...

"   엄마!  비가 왜 땅에 떨어지는지 알아?   그건 땅이 잡아 당기기 때문이야.

그걸 저항 이라고해...."

 속으로 웃음이 나오면서도

"  그걸 어떻게 알았어? "

" 내가 책에서 봤거든?   아무리 하늘로 높이 올라갈려고 해도 땅이 자꾸 잡아 당기기 때문에

높이 올라가더라도 자꾸 땅으로 떨어지는 거야.   자 봐봐....."

이럼서 점프를 한번 해본다.

"  나 올라갔다 떨어졌지?   저항 때문이야 "

 

계란을 간장에 조릴려고 삶는중인데 나한테 묻는다.

"  엄마 그거 유정란이야.  무정란이야? "

"  이건 아마 무정란일거야.    왜? "

"  그럼 그건 수정이 안되겠네?   유정란은 수정이 돼서 병아리가 나오는데...."

 

우리 딸 여섯살이다.

며칠전에도 다른곳에 울딸 자랑을 늘어 놓았는데.....

오늘은 더더욱 이뻐서 가만 있지를 못하겠다.

더구나 내일은 정말 예쁜 우리 딸 생일이다.

아니 오늘이구나.....

 

팔계가 잠자다가 우니까

"현아 ~ 엄마야 엄마."

하면서 내목소리 비슷하게 내가면서 지동생을 다독여 준다.

" 넌 바보니?  쉬도 못하게..."

이러면서도 지동생 소변 받아주고,  

떵마렵다면 변기에 올려주고 닦아주고....

 

"  엄마 참 다행이지?

나처럼 말 잘듣는 딸이 있어서?

내가 다른 아이처럼 엄마말 안들었어봐.

얼마나 속상하겠어? "

 

울 신랑 속상하게 하면서도

그래두 울 딸이 제법 어려운 말을 써가며 이야기 할때는

대견한듯 넌즈시 바라본다.

나두 이젠 신랑에게서 조금은 마음을 접어야 겠다.

아니 차라리 아이들을 보고 살기로 맘먹었으니까

고마워 해야겠다.

아이를 내게 준 사람이기도 하니까...

 

내일 지 생일이라고 좋아라 한다.

아마도 케익에 맘이 다 가 있을거다.

뭐하나 제대로 된 선물 한번 안줬지만 그래도 사달라고 졸르지도 않는다.

" 주영이가 정말로 필요 한건지 생각해보고 필요하면 엄마가 사줄께.."

이런 내말에 좀 고민 하는듯 하다가도

" 내가 생각해보니까 나 그거 별로 안필요 한거 같아...."

울 딸에게 미안하다. 

 

몇번씩 잘자라고 내게 뽀뽀하면서 들어가서 한소리 내게 또한다.

" 엄마 나 내일 생일이지?"

"  응 "

"   내가 엄마 뱃속에서 빨리 나올려고 엄마배 발로 막 찬거 미안해"

" 괜찮아 엄마가 조금 아팠지만 이렇게 이쁜딸 나와서 너무너무 좋았어"

"  엄마 굿~나~잇! "

 

 

사랑해 주영아!

그리고 우리 아들 현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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