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20대 초 소녀입니다.
그냥 몇자 끄적이네요.
남자친구를 만난건 2년전 알바에서 였습니다. 남자친구는 그 알바에서 질서유지를 하는 거였고
전 안내데스크였습니다. 얼굴도 그저 그렇고 키도 그저그렇고 처음엔 같은층에 일해도 별로 신
경 안썻습니다(나이도 저보다6살위) . 그러다 점차 안내데스크에서 노닥 거리는 시간이 많아지더니 자꾸 마술 보여준다면
서 저한테 친한척할려는 거였습니다. 어차피 같은 층에도 일하고 질서유지하시는 분들 도움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냥 예의상 웃음과 대화 몇번 했습니다.
어느날은 갑자기 "너 XX연극 좋아해?" 이러길래
"네~디따 보고 싶어한거였는데!!"
했더니 그 오빠가 "아 그래? 나 그거 티켓 생길꺼 같은데 생기면 너 줄테니까 친구랑 가서바라 난
볼 사람이 없어서"
저는 알겠다고 하고 지나갔습니다.(사실 전 같이 보자고 할줄 알았습니다. 그럼 단박에 거절할려고
했었죠. 좀 의외 였습니다.)
그러고 그 담주에 평일날 (저희 알바는 주말만 나갑니다.) 갑자기 연락이 오는겁니다.(원래 전화
안왓었음..) 티켓 받았는데 내일 날짜라서 오늘 줘야겠다고 만나자는 겁니다.
저는 나갔었죠 사실 친구네 집에 있다가 가는 거라 좀 많이 늦었습니다..2시간정도..
그 오빠는 커피숍에서 절 기다리고 있더군요. 비오는날.. 이층 커피숍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지적인 모습에 오빠를 봤습니다. 정말 딴사람인줄 알았습니다. 알바에서는 주황색 모자 주황색
잠바 이렇게 입고 근무한것만 보다가 밖에서 머리손질하고 옷도 잘입고..정말 옷이 날개란말이
떠오르더군요.
평소와 달리 말수도 적고..톤낮은 목소리로..조근조근하게 말하는 모습도..심장이 콩닥거림을
느꼇습니다..커피숍에서 나와 밥 먹고 헤어짐이 오빠와 저의 밖에서의 첫만남이였습니다.
받은 연극티켓은 친구와갔구요..알고보니 저말고 알바하는 따른 남자애한명한테도 줬더군요..
그뒤 알바를 가면 그오빠뒷모습만 바라보는게 취미가 되어버린 일상을 지나..전 난생처음으로
대쉬란것을 했습니다. 대쉬도 처음이지만 여지껏 남자사귄적이 없었거든요..알바회식날 ..그오빠
가 늦었다고 집에 데려다 준다는 것이였습니다. 기회였죠..이런저런 얘기로 집으로 가는데
제가 말했습니다." 나 오빠 괜찮게 생각해요. 좋은 사람같애" 그오빠는 큰소리로 마구 웃더니
"야 ~ 너 술도 안먹었으면서 왜 그러냐~ 이 늙은애가 모가 좋다고~ㅋㅋ 니 같이 어리고 이쁜애가
나한테 그러면 누가 믿겟냐? ㅋㅋ" 하면서 사람 기분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겁니다..
계속 말도 안돼 말도 안돼 하다가.. 제가 그랬습니다." 그러면 이제 우리 알바에서만 만나요, 연락하
지 마세요." 하고 전 종종 집으로 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오빠한테 전화가 오더군요.
"잘들어갔어? "
"왜 전화했어요 전화하지 말라니까~!!"
오빠: " 내 전화기로 내가 전화한다는데~!! 싫으면 받지를 말든가~~ㅋ"
하면서 능수능란하게 받아치면서 대화를 이어 나가는겁니다..
그러기를 한달..두달이 지나고..저희는 가끔 알바끝나고 같이 영화도 보고..밥도 먹고 그랫습니다.
나중에 오빠가 말하더군요.. 사실 7년동안 만났던얘가 있었는데..작년말에 헤어졌다고..정리도
안됐는데 널 받아드리면 너한테도 미안하고 그친구한테도 할짓이 아닌것 같다면서 조금더
시간을 달라고 하더군요..네..알고 있었습니다. 오빠가 오래만났던 여자친구와 헤어졌었다는
사실..그리고 그 사람이 첫사랑이 였다는 사실두요..같이 일하는 안내언니한테 들었거든요..
그러기를 한달후..오빠가 고백하더군요..사귀자고..이제 알바 그만두고 취업할려고 한다고..
알바그만두면 더이상 널 볼핑계가 없어서 사귀고 싶다고 핑계아닌 핑계를 만들어서 고백하드라
구요..결국 저희들은 사귀게 되었고..정말 행복했던 시간이였습니다.
결국 오빠는 대기업에 취직을 했고 저는 편입 공부를 위해 휴학을 했습니다..
주말에는 제가 알바를 해서 저녁에 밖에 시간이 없었고 우리 커플은 일주일동안 계속 저녁시간
에밖에 만나지 못했습니다. 3~4시간쯤..(오빠 집이 멀기도하고 저희집은 통금시간이...)
매일 4~5시간 밖에 못자고 회사 출근해서 졸린잠 점심먹고 화장실에 쪼그려 잔다는 우리 오빠..
그러다가 나 만나는 날이면 차로 한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에도 아무런 불평없이 달려와주는
우리 오빠...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자가 되겠다며 취직해서도 밤늦게 까지 회사에 남아서
공부하고 자격증도 취득하는 기특한 사람..
어제 그 사람이 저희 집에 처음 왔습니다....예고도 없이 아빠좀 봐야겠다고 하고 들어가자고 하
드라구요..
무작정 들어와서 큰절 올리고..1년안에 저를 데리고 가겠다고 아빠한테 말하더라구요..
아빠는 손이 정말 그사람 뺨까지 가려던걸 간신히 참으시고 차근차근이 말씀하시더라구요..
저희집..딸만 셋입니다..제가 막내구요..아빠는 당연히 화가나죠..더욱이 처음 봤는데..예고도 없이..
결국 좋게좋게 하고 저는 오빠를 데려다 주러 집앞까지 나왔습니다.
오빠:" 나 맞는줄 알았어 ㅋㅋ 아~ 그래도 속은 시원하다. "
나: " 모야 갑자기 이런게 어딨어!!!"
하면서 조금 티격됐지만.. 오빠는 이유가 있다고..이제 회사 그만 두고 몇개월 해외연수 생각한다
고 하더라구요..이렇게라도 못박아 놔야 내가 딴생각 못한다나..좀 당황했습니다..
그 좋은 직장을 냅두고 왜 때려치고 연수를 생각하는지..
오빠는 그래도 조금이라도 젊을때 많은 경험을 쌓기를 원하는데 여기에만 묶여 있으면
자기가 커나갈수 없답니다..이 회사에서 일했다는 간판만 필요하답니다..
전 참 오빠가 대견합니다..예전에 오빠 지갑을 살짝 본적이 있었는데..벌금 영수증하고 의료비
내역서 같은거 몇장 가지고 다니더라구요.. 이게 모냐고 물어봤더니.. 학생때 애들 때려서 물어준
치료비랑 벌금이랍니다..이걸 보면서 다시는 그렇게 살지 말겠다는 다짐을 한답니다..
그랬던 사람이 지금은 자신을 위해(오빠는 자꾸 보다 편안한 미래를 너에게 주고싶다고 말하지만)
저리도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면 참 대견합니다..
내 첫남자이자..첫사랑이자..마지막 사랑이 될 이남자..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