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답을 할까 말까 많이 망설이다, 저의 남걱정 하는 병 때문에 글을 올립니다.
혹시 제 글이 좀 불쾌 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인생 좀더 산, 언니 같은
입장에서 어린 동생 물가에 나간다는 소릴 들은 심정으로 하는 충고라 생각
하고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어학 연수를 가실 계획이라고 하셨는데, 외국에서 혼자 살아보는게
그저 부모님 떨어져서 구속 안 받고 자유롭게 살아 본다는거 아닌거 아실
나이라고 생각 합니다. 첫째, 본인의 뚜렷한 목표의식이 없이 그저, 남들 다
가니까 나도 함 가보까 하는 그런 단순한 이유라면, 언론에서 비판하는
쓸데없이 외화만 낭비하며 국가 망신 시키는 사람 소리 들을 수 있다는거
아시지요 ? 저는 님이 뚜렷한 목적의식을 먼저 갖는게 순서라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단순 여행만 하고 싶으시다면, 그것도 님의 앞날에 많은 인생
경험으로, 또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워 준다는 점에서 장려할만 하지만,
일년 여행한다는게 얼마나 힘든건지 상상도 못하는거 같군요. 사실,
제가 님의 글에 답을 해야 겠다고 결심한 가장 큰 이유가, 돈 안들이면서
여행을 하고 싶다는 글을 보고, 이아가씨가 세상 무서운줄 너무 모르는구나
싶어서 입니다.
제 얘기 하나 할까요 ? 저도 꼭 님 나이때 혼자 이나라 저나라 여행 다닌적이
있읍니다. 저랑 님이 다른점이 있다면, 저는 그당시 외국에서 학교 마치고
귀국중에 여행을 한거였고, 저는 성격도 워낙 강한 편이고, 또 자타가 공인하는
온몸이 무기인 관계로, 우리 엄마가 우스게 소리로, 네가 쫌만 날씬하고 이뻣어서
절대로 유학 안 보냈을거라고 할 만큼 안심표이긴 했읍니다만. 어쨌든, 혼자
여행하면서 정말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개중엔 친절 하시게도 자기집
비었으니 공짜로 묵어가라며 자기집으로 가자는 남자들도 많고, 공짜로 어디까지
태워다 줄테니 가자는 사람들도 많았구요. 물론 그런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
설명 드릴 필요 없으리라 생각 합니다.
혹시 돈 안들이고 어떻게 여행 할 생각이시면, 전 당장 그만 두라고 하고
싶네요. 하긴, 요즘 정신 나간 어떤 남자들은 인터넷에 자기가 여행 경비
모두 책임 질테니 같이 여행갈 여자 구함, 뭐 이딴것도 있더라고요. 또,
종종 집세 아끼고 영어 배운다고 같이 살자는 외국남자애 집에서 붙어서
천연덕스럽게 동거하는 눈물나게 알뜰한 아가씨들도 있고. 하긴, 돈
있는 아가씨들 중엔 남자를 자기 돈으로 부양하며 사는 아가씨도 있긴
하지만....
제발 제가 님의 글을 오해 한거길 바랍니다, 제가 님의 글을 오해 했다면,
님, 제가 처음에 말씀드린데로 본인이 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먼저 생각
하시기 바랍니다. 나라마다 정책이 조금씩 다르지만, working holiday
visa를 신청하면 님이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visa받는데는 문제 없으리라
봅니다. 단, working holiday visa는 신청자가 많고 일년에 한정된 인원만
발급 하는것 같으므로 대사관에 문의를 먼저 하셔야 하고, 또, working
holiday visa로는 현지에서 part time이 가능하지만 어학 공부할 기간에
어느정도 제약이 있는걸로 압니다. 만일 어학 공부가 앞날에 더 도움이
될거라 생각 되신다면 part time을 거의 못 하더라도 어학 course로 그냥
학생 비자 받으시는게 휠씬 날겁니다. 어학연수 왔다가 돈 번다구 청소만
디립다 하고 말은 하나도 못 배웠다고 푸념 하는 연수생들을 종종 봤던
기억이 나서 그럽니다. 그리고, 호주, 캐나다 모두 part time 자리가 그리
많지 않아 결국 한국 사람 많은데 가서 일자리 구하다 보면 말은 말대로
못 배우고, 나쁜 경우 말 통하는 한국 사람들하고만 휩쓸려 다니면서
말도 하나도 못 배우고 허송세월만 하다 돌아온 사람도 많습니다.
어학연수를 뭐 머리 식히러 가는 정도로 생각 하는게 요즘 젊은 사람들
세태인지는 모르겠지만, 젊은날에 일년은 허송세월로 낭비하기엔 너무나
아까운, 훗날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시간입니다. 님의 선택이 님의
장래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시는게 더 현명하지 않을까 싶어 쓸데없는
참견을 또 하게 되는군요... 어쨌든, 많이 알아보시고, 가능하면 좀 후지
고 일자리 잡기 힘든 시골이라도, 그런데 있는 조용한 어학원을 찾아 보시
는게 장래에 도움이 될지 싶습니다. 뭐,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이라 다른
분들 얘기도 많이 들어 보시고 판단 하심이 좋을거라 생각 합니다. 특히
여행을 하실거면, 진짜 튼튼하고 식성 좋아야 합니다. 물론 어떤 상황에
닥쳐도 자기 입장을 정확하게 밝힐수 있는 침착성과 언어실력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어쨌든, 운동부터 시작 해서 기초 체력부터 다지심이 어떨지...
그리고, 호주나 캐나다를 여행 하고 싶으시다면, 운전할줄 아는 친구들
2-3사람이 같이 차 rent 해서 여행 하는것도 많이 save 됩니다. 혼자
여행 하실려면 grey hound같은 couch service가 있기는 하지만 비용을
절약하고 싶으시다면 같이 여행하는게 좋습니다. 흠이 있다면 같이 여행
하는 친구들하고 항상 같이 여정을 정해야 하고, 또 간혹 도중에 사이가
나빠져서 말도 안하는 왠수가 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만... ㅎ.ㅎ.ㅎ.
제글이 작게나마 님에게 도움이 됬기를 바라며 혹시라도 기분이 상하셨으면
나이먹어 주책이다 생각 하시고 넘겨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