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언제나 소식이 있으려나
가뜩이나 긴 목 길게 늘이고
손에 잡히지 않는 일들을 건성으로 넘긴 몇 날 몇 주......
강원도 속초 그 푸른 바다에서 시작하여 원주 치악산 구름 걸린 산자락을 돌아
결국 제 있던 곳으로 온 날
막술에 거나하게 취해 떨어져 타는 목마름에 눈뜬 이른 아침나절
선배 집을 나서 딛는 걸음마다 술이 베어 나온다.
울렁거리는 내 위장처럼 하늘도 금방 무언가를 토해 낼 듯
잔뜩 구겨져 있고
그나마 가장 말쑥한 손목 시계는 새벽 6시를 가리킨다.
어젯밤 차를 세워둔 덕에 맘껏 취하긴 했지만
막상 차가 없으니
사자 무리에 들어온 가젤 영양 마냥 버스 정거장 간이 의자에 앉아 굳어 버렸다.
맞은편 정거장엔 이미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짧은 선이
그어졌고
그 선들은 가끔 길 건너를 힐끗거리며 이 아침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방인을 오지 않는 버스 탓인지 짜증스런 눈빛으로
때론 한심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어떻게 이 위기를 넘길 것인가? 덩달아 낯선 이 순간을......
다행히 버스가 왔다. 표지판을 보니 월곶 행이다.
요금이 350원인가 할 때 타 보곤 첨 타보는 것이라 얼마인가를 묻고는 요금을 내고 자리에 앉았다.
( 그 사이 많이 올랐구나....)
버스는 낯선 이를 경계 한 듯 제 등에서 떨궈 내려 몸부림을 친다.
떨어지지 않으려는 나와 떨어뜨리려는 버스와의 작은 실랑이가 울렁이는 위와 하늘처럼
억지 춘향이다.
그 아침의 해프닝 탓이지 하늘이 드디어 참았던 것을 쏟아낸다.
많이...엄청 많이...... 다행히 난 무사히 넘어갔다.
이렇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나 보다.
나의 여름은 이렇게 지나간다.......뜨거움 없이....목만 드리우고.....
해마다 여름에서 가을이 올 무렵 이렇게 한번씩 하늘은 신나게 배설을 한다.
얼마나 참는 게 많았으면.....
난 다시 제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