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미국에서 유학중인 스물한살 여학생입니다. 생각을 해도해도 억울해서
한번 판에 올려봅니다. 혹시 해결책이라도 있을까 하구요.
저한테 차가 한 대 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제 것은 아니구요. 엄마가 미국에 오셨을 때 모시던 차인데, 팔기도 그렇고 해서 저에게 넘기고 가셨죠. 막 좋은 차는 아니구 그냥 일제 중고차입니다. 그냥 잘 굴러다니고, 창문 자동으로 내려가고, 씨디랑 라디오 나오니까 감사하게 생각하구 탑니다.
근데 겨울방학 때 한 두어달을 운전을 안 하고 내버려 뒀더니 배터리가 방전됐는지 시동이 안 걸리더군요..그래서 그 배터리 충전하는 기계인가? 영어로는 jump in이라고 하는거 같던데..그걸로 시동을 걸었죠. 시동 걸어준 사람이 이거는 배터리가 방전된 거 같은데 확실치는 않으니까 카센터에 가서 점검 받아보고 교체하라고 하길래, 별 생각 없이 카센터에 갔죠.
제가 바보짓을 한거 맞죠. 차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동양인 여자애가 혼자서 차를 끌구 카센터에 가서는 시동이 안걸리니까 좀 고쳐달라, 이러고 맡겨놓고 왔으니 말입니다. 검사하는데 한 두어시간 걸릴 거라길래, 전 수업이 있어서 끝나면 핸드폰으로 연락해달라 부탁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날 오후에 전화가 왔죠. 배터리만 문제가 아니고 alternator-얼터네이터?라는 기계가 고장나서 그렇다면서 그걸 갈아야 한답니다. 700불을 내라네요. 한두푼도 아니고 너무 비싸서 어이없어 하는데, 자기네는 그 부품이 없는거 같아서 다른 동네 가서 찾아봐야 할거 같다면서 목요일까지는 기다려 보라고 했습니다. 그날이 화요일이었죠.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저는 방에가서 인터넷으로 찾아봤죠.
참..어이가 없어서 인터넷에 찾아보니 아무리 비싸도 150불 이상으로 한 사람이 없더군요. 룸메이트가 차가 있어서 혹시나 하고 물어보니 자기는 100불에 했다면서, 자동차 정비를 하는 자기 친구한테 물어봐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수요일이 되었습니다. 오전에 전화가 오더군요. 벌써 다 고쳤으니까 와서 찾아가라는 거에요. 분명 부품 없다고 한게 전날 밤인데, 미국 사람들 치고는 굉장히 부지런하더군요..새벽같이 일어나 부품 구해다가 고쳐 놓으시고..
가만히 생각해보다가 아무리 봐도 이상한거 같아 다시 전화해서 나 700불 없으니까 그냥 그 부품을 빼줄 수 없겠느냐고 물었습니다. 목소리가 확 굳는게 느껴지더군요. 이미 낀 부품을 빼면 못쓰게 된다는 식으로 말을 하더라구요. 제가 솔직히 영어가 완벽하지가 않습니다. 이 동네 사람들 남부 사투리 심하기도 하구요. 게다가 그렇게 전화로 씨부렁거리는 건 정말 못 알아듣겠더라구요.
그날 저녁에 룸메이트한테 물어봤습니다. 자동차 정비를 하는 친구가 그러는데, 세상 어디를 뒤져 봐도 그 가격에 그 부품을 팔 리가 없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제가 동양인이고 여자고 하니까 얕보고 사기를 친 거 같다고 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입을 딱 벌리고 있자니, 룸메이트가 자기가 한번 전화를 해 보겠다고 해서 번호를 줬습니다.
오늘 룸메이트가 돌아오면 얘기를 전해 듣기는 하겠지만,
솔직히 완전히 낚인 거 맞는 거 같네요. 아는 남자애도 얘길 듣더니 사기 당한 거 맞다고, 여자가 혼자 가면 원래 그렇게 고칠 필요도 없는 것까지 고치고 해서 맘대로 가격 부른다고 그러네요.
이미 부품은 갈아끼웟다고 하니 빼달라 할수도 없고, 만약 빼게 되면 차가 시동도 안 걸리는 건데..참 어떡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열받고 화나고..
물론 한국에서도 이런 일 비일비재 하겠죠. 여자니까, 좀 어리버리해 보이니까 얕보는 거 한두번입니까. 그래도, 적어도 한국에선 내 나라 말로 내가 하고싶은 말은 다 할수 있는데, 그래도 그사람들이 내 눈앞에서 나 깔보면서 욕하면 알아나 들을 텐데, 여기선 제가 경찰을 불러 와도 불리한 상황입니다. 어쨌거나 경찰이 편의를 봐 준다면 같은 동네에서 수십년을 보고 산 -여기 시골 동네라 사람이 많지 않구요, 거의 백인입니다.- 사람을 잘 봐주겠지, 저 같은 외국인을 봐주겠습니까?
아직 세상을 잘 모르고 있었다는 거 이번 기회에 다시금 깨달아서 좋기는 한데,
700불..너무 억울하네요. 적은 돈도 아니고, 70만원인데..저희집 형편이 좋아서 유학하는 것도 아니고, 엄마아빠는 한국에서 진짜 쓰러져가는 집에서 사시면서 학비 보태 주시는 중인데..휴..
만약 안되면 700불 죄다 1불짜리로 바꿔들고 가서 낼 생각입니다. 그돈 갖고 뭘 얼마나 재밌게 사나 봐야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