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서른 한 살 남자 입니다.
지방대에서 건축을 전공으로 졸업해서 대기업에서 현장 채용직으로 일해서 2년 조금 넘었습니다.한 달 100만원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세 배 정도 급여로 받구 있구요.
작년 10월 쯤 현장 반장님 소개로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반장님에 조카 입니다.
당시 저는 서른, 그녀는 서른 둘 이었구요.
2년 만에 결혼을 전제로 만나서 인지 너무 너무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고등학교 때 이혼하시고 제 나름대로 이혼이라는 대물림은 받지 않기 위해
신중히 고민했었어요.
그녀를 선택한 이유는 첫째가 남편과 사별하고 19년째 혼자 사시는 장모님이었기에
딸도 그걸 보고 배웠을꺼다라는 점이었고, 실제로 그녀도 가정에 중요성을 무척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틈만나면 현장에서 그녀를 만나러 1시간 반을 달려 서산에서 시흥까지 올라 다녔어요.
그리고 제가 5월쯤에 해외로 근무할 가망성이 커서 결혼을 서둘렀습니다.
1월 20일 상견례를 하고, 오늘 3월 8일로 날을 잡았어요.
그랬는데 상견례 하고 다음날 결혼을 못하겠다는 겁니다.
그녀가.....
무슨일인가 싶어 소장님께 이야기 하고 당장 올라갔습니다.
결혼에 자신이 없답니다.
분명 상견례 끝나고 올라갈때까지 아무말도 없던 그녀가 말입니다.
장모께 연락을 했죠.. 그랬더니 장모가 너무 성급했다며 결혼 못시키겠다는 겁니다.
올라가서 설득했습니다.
알고 보니 상견례때 결혼은 제 고향 순천에서 해야겠다고 말씀하신 아버지 때문이었어요.
어찌 어찌 해서 삼촌하고 저하고 해서 맘을 돌려 놓았습니다.
그렇게 아무일도 없는듯 시간이 흘러 2월 1일 너무 기쁜 소식을 접했어요.
그녀가 임신을 했다는 겁니다. 5주라고....
명절 전에 올라가서 예물 맞추고 힘들어하는 그녀 위해 입덧한다해서 옆에서 안절부절
고맙고 미안해 해가며 명절 전주 주말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결혼 전 마지막 명절이라 처가에 그대로 그녀를 놓고 혼자 내려가는 길에
입덧 때문인지 무지 신경이 날카로와져 있더군요...
그래도 사랑한다며 전 부쳐 놨으니 구정 있던 주말에 와서 맛있게 먹으라며 좋은 추억이
끝났습니다.
명절전날 예단비를 300을 가지고 내려갔어요.
그랬는데 새어머니가 돌려주지 않아도 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래도 예의상 절반은 돌려줘야 하지 않냐며 다퉜습니다.
그랬는데 동생까지 가세해서 저를 몰아 붙이는 겁니다.
예물도 다 해줬고, 또 형수가 얼마를 모아뒀는지 그리고 장모 아프다고
집에 생활비 댄다고 하는데 얼마를 대고 있는건지, 형은 알기나 하냐고
너무 형수만 감싸지 말라며 난리를 치길래 홧김에 전화 했습니다.
예단비를 돌려주지 않으려 하는데 우리 친어머니가 아니어서 그런가 보다
내가 궁지에 몰렸고 또, 생각해 보니 나도 알아야 겠다 얼마를 모았냐?
한달에 생활비는 얼마를 대고 있는거냐고 말이죠..
이부분은 정말 후회가 되는 부분입니다.
명절날 오후 성묘하고 오후에 그녀가 갑자기 결혼하기 싫다는 겁니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임신해서 힘든건 알겠는데 좋은 생각만 하랬어요.
그랬더니 삼촌에겐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장모 때문인것 같아서 삼촌에게 전화 했더니 명절날 상 물리고 집이야기를 하는걸 보고
나왔다더군요...그날 삼촌 쫓아가서 형수(장모)와 다투고 장모 저희집에 전화했습니다.
파혼이라고.. 저희 아버지 혹시 서운하신거 있냐며, 아들이 술을 너무 마시고 정신이 없으니 내일 이야기 해보고 연락 드린다고.
아차 싶었어요. 사실 아버지가 집문제는 명절에 와서 이야기 하자 하셨거든요,
모아놓으신 현금은 없고 사업하시다 보니 부동산 담보대출도 힘들고 해서 일단 월세로 살아라
애비가 구해서 전세금 올려 보내마 하셨거든요, 그상태에서 명절 보내러 갔구요.
9시간 걸려서 올라갔습니다.
장모말이 아이는 유산되었다고, 그리고 부모가 넷이나 되는데(부모님이 모두 재가하셨어요)
이쪽 저쪽 챙기면 되겠냐? 사글세는 안된다. 아이가 유산되어 우리 딸이 충격으로 결혼하기 싫단다. 예복이랑 옷들은 싸 놨으니 가져가라 예단비는 그냥 써라, 충격에 정신 놓고 있는데 차근차근 이야기 하더군요.... 다음날 동생과 예물 취소하러 갔다가 그냥 예정대로 만들어 달라 했습니다.
그리고 정신차리고 다시 올라갔어요.
장모 때문인거 같아 차근 차근 말씀드렸습니다.
식장 멀리 잡은거 죄송하다.
떠돌아 다니기 싫어 전직도 생각하고 있다.
우리 부모 안모셔도 된다.(나이도 이제 50대 초반이고 다들 사업도 하시고 하니)
집은 큰아버지께서 제약회사 전무신데 5000만원 정도 빌려 주신다고 했다.
아버지가 순천에 건물 팔아 갚기로 했다.
그랬더니 장모 처음엔 자꾸 심난하게 오지 말라더니 얼굴 말이 아니라며 밥 차려 주데요..
그러면서 지가 좋다면 보낸다고, 결혼 너무 성급히 했다며 천천히 더 만나 보라고...
그래서 전 파혼까지 당한 상태에서 희마을 가지고 현실로 복귀 했습니다.
유산되어 몸 안좋다기에 얼굴보고 이야기 하고 부딛치면 풀어 줄줄 알고 줄기차게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안 만나 주더군요.
싸이에 방명록 남기고, 문자 보내고 집앞에 편지와 죽과 약 놔두고 오며
포기 하지 않을꺼라 생각했습니다. 내 아이 가졌고 내가 결혼까지 할 정도로 사랑했고
그녀 어머니 모시며 남들 속눈섶 붙여가며 생활비 대고 자고 일어나면 진공청소기 하나 없이
걸래로 방 훔치던 그녀, 포기하지 않겠다 햇어요.
그렇게 삼주가 흘러 그녀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자기 자신도 자신을 못믿겠다고 잊으라고, 결혼 안 할꺼고 미안하다고.
파혼 한 이유가 제가 불안정 적이고 부모에게 전세비 받는것도 부담스럽고 우리 순천에 부모
모실자신이 없다고.그래서 파혼 했다 하더군요.
그리고 또 1주가 흘러 3월 1일 예물 나오기 전에 문자 왔더라구요
예물 우리 어머니가 찾는거냐고, 예단비는 어쩔꺼냐고, 싸이에 방명록은 실수로 지웠다고
돈은 동생이 가지고 있고 예물은 어머니가 가지고 계실꺼고 난 해외가서 돌아오면 전세비는
내 힘으로 벌수 있다고 나 잊지 말라했더니
나 다 잊었답니다. 그리고 예의상 예단비는 돌려줘야 하는거 아니냡니다.
사실 그녀 만나면서 결혼준비하면서 예물말고 저도 한 400 썼습니다.
예물도 제가 전부 샀구요.예복도 제가 전부 샀구요. 그녀에게 받은건 양복 한 벌...
한편으로는 정네미가 떨어지기도 했고, 나만 피해자 인것 같아 밉기도 했습니다.
예단비 줘 버리면 영영 그녀가 저 잊어버릴것 같기도 했구요.
그런데 좋아하는 마음은 이기지 못하겠더군요.
어머니께 예물 그냥 줬으면 한다. 아니면 예단비라도 달랜다 했어요.
그동안 어머니 묵묵히 자식 어떻게 될까봐 제 눈치만 보고 있다가 이모한테 이야기 해서
이모가 그녀에게 전화해 버렸습니다.
누구 신세 망쳐놓고 이제와서 예단비 돌려 달래냐고.....
그랬더니 그녀 제게 전화해 노발대발 하더군요, 그렇게 입이 싸냐, 그런집에 시집 안갈려고
마음먹기 잘했다. 잊어라 나 잘살꺼니까 하면서 노발 대발 하더군요.
그게 끝이었습니다.
아직도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오늘이 그날이고 지금쯤이면 결혼식 끝나고 폐백 중일텐데.....
다시 돌아와 줬으면, 내가 해외 갔다오면 내 진심알아 줬으면 좋겠는데 하며 이렇게 마음이
아프네요.....
제 조건때문에 파혼한다던 그녀에게 한편으로는 막 화도 내고 싶은데... 생각도 듭니다.
전 그녀 조건 하나도 보지 않았습니다.
오빠들이 중학교 중퇴에 특정히 직업도 없고 결혼도 하지 않아 어머니 모시지 않고,
그녀 고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았고 어께에 종양이 있고 뭐 이런거 저런거 다 보지 않았습니다.
나만 열심히 사랑하고 성실히 일하면 되겠지.
그리고 그녀가 어머니 끝까지 모시고 싶어해서 신혼집도 부천에 얻으려 했습니다.
그녀 시집 안갈려고 4년전에 산 폭스바겐 뉴 비틀도 팔지 말라 했습니다.
나 해외가면 통장에 한달에 400이상은 꾸준히 들어오니까 그냥 타던차 타라고.....
어디서 부터 잘못 된건지.....
장모때문인지, 아니면 그녀가 섞여 있는 사람들 때문인지.
정말 잘해줄 자신 있었는데..... 나만한 사람없다 주변에서 다들 그러는데......
너무 너무 괴롭네요, 사람 마음이란게...........
시간이 지나면 돌아 올까요? 그녀를 잊지 않고 살면 그녀가 돌아 올까요?
괴롭고 답답한 마음에 내일은 사주나 보러 갈까 합니다.
생전 처음으로........
기가긴 넋두리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파혼을 생각하시는 분들 계시다면 정말 정말 신중히 고려해 봐야할 것이란걸
저를 통해서라도 심각하게 재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