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피씨방 알바생입니다...
원래 이렇게 글을 많이 올리는 편이 아닌데 오늘따라 손가락
끝이 간질간질 하네요... 두개씩이나 올리고
방금전에 외국인 한분이 6천원 선불을 하고 들어왔습니다.
딱 보기에 동남아쪽 분인 듯 싶었는데 방에 들어가서 10분여가 지나자
호출을 하시더군요...
또 야동이 멈췄나... 산뜻하게 컨톨 알트 딜 작렬시켜 드려야지...
하면서 들어가봤더니 수첩에 샤프도 아니고 연필로 적은듯한
아이디 목록이 있더라구요. 서툰 한국말과 바디 렝귀지를 섞어 하시는말이
"친구랑 음성채팅를 하고싶어요. 도와주세요" 인 듯 싶더군요...
쥐 토크인가? 처음 듣는 메신져였습니다... 또다시 십여분간 컴퓨터랑 씨름하다
결국 네x버 지x인 님들의 도움으로 대화를 '성사'시켜 드렸죠...
그리고 다시 카운터로 돌아와 앉았는데... 불현듯 잊고 있던
추억이 떠오르더라구요...
때는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와 정말 딱 10년전이네요 계산해보니.
제가 중학교 1학년 똘망똘망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집안 사정으로 고3 취업나간 누나와 둘이 살고있더랬죠.
당시에 저희가 살던 방 옆에 옆에집에 동남아 외국인 두분이 살고있었어요.
맨~날 카레만 끓여드셔서 더 기억이 나네요.
어느 평온하던 주말의 하루. 전 갑자기 변이 급해서 당시 집밖에 있던 공동 화장실로
달려갔더랬죠... 시~원하게 볼일을 끝내고 돌아오는데 갑자기 그 옆에옆에집
동남아 외국인 두명 중 한명이 절 부르더라구요...
주인집 아주머니께 들은 말로는 두명중 한명은 공장에 다니고 있고
그 다른 한명은 일하다 손을 다쳐서 집에서 쉬고있다고 했었드랬어요.
솔직히 중학교 1학년생인데 얼마나 무섭겠습니까. 비록 신체건장한 남아이긴 하지만
아직 성장이 덜 끝난 상태이고 시커먼 이국사람이 서툰 한국말로 잠깐만 들어와보라니
말입니다... 전 긴장백배 했지만 그래도 호기심도 일고 그 형 눈이 너무 선해서
한번 가봤죠... 그 형 부랴부랴 저를 방안에 앉히고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편지랑 연필 같은걸 들더니 '이거 뭐?' 이런식으로 말했던 거 같습니다.
한참 멍하니 있다가 아! 이 사람 한국말 배우려고 그러는구나... 눈치를 챈 저는
하나하나 친절하게 가르쳐줬습니다. 이거 연필. 이거 편지봉투. 등등...
한참의 과외아닌 과외를 끝내고 서로의 통성명을 한 뒤 그 형이 자기 소개를 하더라구요
방글라데시에서 왔고 돈벌러 왔다고... 고향에 부모,형제자매들이 상당히 많이 있더군요.
어느정도 교육(?)을 끝내고 나오려는데 마침 밥시간이어서 밥을 먹고 가라는 겁니다.
사실 저... 그전까지만 해도 카레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그집 살때 몇달간 카레냄세만 맡았더니 지금도 카레는 잘 안먹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가스렌지 위엔 카레 냄비가 올려져 있는 걸 본 터라;;;
누나랑 같이 먹어야 한다고 핑계를 대고는 방을 나오려 했습니다.
윽! 흐뭇하게 글쓰는 도중에 어떤 아저씨, 쓰레기통에 거사를...;;;
치루고 나가시네요;;;
계속하겠습니다... 방을 나오려는데 그 형이 갑자기 이천원을 쥐어주는 겁니다.
순간 너무 당황해서 왜이러시냐고 이런거 필요없다고 그렇게 만류하는데
끝까지 안된다는겁니다. 과자 사먹으라고 제 손을 잡고 안놔주는겁니다...
솔직히 외국인 노동자분들이 돈이 어딨겠습니까.
거기에 그형은 지금 일도 못하고 있는데 말이죠...
극구 안된다고 하는데 극구 안보내주는 터에 결국 이천원 받고 나왔습니다;;;
그 뒤로도 그 형과 저의 수업은 몇차례 있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그~렇게 좋은 마음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신기해서.
좀 측은해서 힘든일도 아니고 단어 몇개 알려주는 수업을 했었죠.
물론 그뒤로 돈은 절대!!! 안받았구요.
얼마 후, 누나와 전 부모님이 일하고 계시던 지금 사는 도시로 이사오게 되었습니다.
이사오던 날, 전 학교에서 어머니와 전학 수속을 밟고 있었는데
나중에 이사를 마치고 누나가 하던 말이
그 형, 저희 어디가냐고 물어봐서 이사간다니깐
이삿짐 차 안보일때까지 손 흔들며 서 있더랍니다.
저는 그만큼 좋은 맘으로 방글라데시 형 도와줬던 게 아니었는데
미안했더랬죠...
요즘도 가끔은 생각이 난답니다...
그 착하던 방글라데시형... 지금쯤 한국에서 벌어간 돈으로
가족들과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까요??
방금 그 형 생각하면서 동남아 손님한테 추가시간 '10분' 드렸어요 ^^
끝으로 지금도 타국에서 고생하고 계실 외국인 노동자분들의
처우가 개선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