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기본단위, 큐빗과 페암
수리야바르만 2세가 건축한 앙코르 와트는 비슈누신이 사는 천상게를 꿈꾸며 사후에는 극락정토에 가기 위한 염원을 실현하려 한 사원으로 장대한 스케일과 공간적인 대칭미가 두드러진다.
또한 사원의 기단, 회랑, 천정과 같이 눈에 보이는 곳은 물론이고 눈길이 미치지 않는 곳까지 <라마야나(Ramayana)>,<마하바라타(Mahabharata)>,<하리밤사(Harivamsa)>,<푸라나(Purana)>,대승불교 사상을 반영하여 빈 공간이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사원 전체를 신과 압사라, 동물의 부조로 조각해 놓았다. 앙코르 와트는 여러가지 이유로 그 건축에 대한 수수께끼를 품고 있다. 이 사원에 대한 전설은 있으나 역사적인 기록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크메르 역사에서 이처럼 훌륭한 사원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서 사원의 이름이나 건축의도를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신비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한 연간 수십만 명씩 동원하여 사원을 짓고 모든 회랑과 건축물에 아름다운 레이스처럼 부조를 해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 힌두의 사제들은 특히 태양과 지구의 고도, 힌두교에서 중시되는 숫자를 사원의 둘레, 건축의 중심점 등 건축 단위를 부분으로 나누어 이를 다시 전체로 통합하여 앙코르 와트에 신의 코드를 나열 하였다. 따라서 이 사원은 수많은 의미와 여러가지 상징을 궁극적으로 인간과 신들의 존재, 시간과 우주론을 압축하는 12, 54, 108, 365, 432와 같은 '특정한 숫자'로 귀착시킨 종교건축물이다. 앙코르 와트를 설계한 바라문 승려, 그리고 장인(匠人)들은 어떤 의도에서 이러한 숫자를 앙코르 와트에 반영한 것인가?
천문학과 점성학을 대입한 앙코르 와트의 기본적인 건축 단위는 이집트, 인도에서 유입된 큐빗(cubit)과 페암(phyeam)이며, 그 길이는 인체의 손과 발을 측정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추측된다. 큐빗의 단위는 사람의 반팔 길이에 해당한다. 대략 팔꿈치에서부터 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를 1큐빗으로 삼았는데,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된 큐빗은 대피라미드의 경우에는 52cm , 프톨레마이오스 시대에는 51cm 정도였다. 크메르의 경우에도 1큐빗은 40~50cm에 해당될것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 정확한 길이에 대해서는 기록이 없기 때문에 그 해답은 결국 앙코르 와트의 사원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이를 위해 소수의 학자들이 앙코르 와트 사원의 회랑과 중앙신전, 다리 등 각 구조물의 거리를 측정하고 그 숫자들을 가지고 수 개월 동안의 시행착오를 되풀이 했다.
서-동으로 전개된 앙코르 사원의 중심 축(軸)을 알기 위해 보폭으로 거리를 측정하기도 하였는데 보통 보폭은 11~13큐빗으로서 이를 평균하여 12큐빗에 이른다고 결론지었다. 수리야라는 명칭이 상징하듯이 12는 태양력,태양족 수리야바트만왕과 연결되어 있다. 이 숫자는 앙코르 와트에 숨겨진 신의 코드, 신화와 건축의 신비를 풀어 가는 마법의 열쇠와 같은 숫자다.
여기에 얻어낸 결론은 1큐빗이 0.43545m에 해당하며 4큐빗을 1페암으로 간주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보통 성인의 키를 4등신으로 구분한 기본단위가 큐빗이며 성인의 키애 해당하는 거리가 페암이다. 또한 1큐빗은 우주의 주기(yuga)를 나타내는 지상의 시간 1,000년에 해당된다.
1큐빗:공간적으로 0.43545m이며, 시간적으로는 1,000년을 축소한 것이다.
1페암:1큐빗x 4.따라서 5탑형 사원에서 중앙탑을 제외한 나머지 4개 탑의 길이를 합하면 1페암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숫자 54, 108, 432, 864,1296, 1728의 공간배열
파괴와 창조가 되풀이되는 힌두사상의 우주 사이클을 지상에 그대로 재현한 곳이 앙코르 와트다. 앙코르 와트는 어느 공간이든 우주 시간에 속하게 되어 있다. 물론 우주의 시간을 건축에 구현한 기본 척도는 큐빗과 페암이라는 단위였지만, 사원을 건축한 바라문의 최고 사제들은 앙코르 와트 건축의 비밀을 기록하지 않고 후세의 학자들에게 그 해답을 풀도록 숙제를 주었다는 느낌이다.
마니카(E. Mannika)를 중심으로 한 학자들이 이제껏 신비를 벗겨낸 비밀은 두 가지다. 하나는 다리에서부터 제 1화랑까지의 거리를 큐빗과 페암으로 환산하는 것이고, 또 다른 방법은 주벽의 길이를 통해서 확인 하는 방법이다.
첫째, 다리에서부터 제1화랑까지의 거리를 측정하여, 신비의 숫자를 해석한 결과, 앙코르 와트는 힌두사상의 우주론, 점성술을 사원안에 시간적, 공간적으로 배치했다는 사실이다.
사원이 시작되는 다리에서부터 제3화랑과 십자회랑을 지나서 제 2화랑으로 올라가는 출입구까지의 거리를 측정한 프랑스학자 나필리앙(Nafilyan)의 자료에 의하면 751.54m다. 751m는 그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는 하나의 숫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거리를 큐빗으로 환산한 엘리노 마니카에 의해서 숫자의 비밀이 하나둘씩 벗겨졌다. 751.54m를 사원건축의 척도로 환산하면 1.725.89큐빗이다. 이 길이는 이상적인 우주의 생성기인 크리타 유가(krta yuga)에 2큐빗이 모자라기는 하지만 크리타 유가의 시간 172만8천년을 상징한다. 크리타 유가는 황금기 혹은 정법(正法)의 시대로서 인간이 무병장수하고 다르마가 지배하는 시기다. 또한 트레타 유가는 다리에 중간 지점에서 제 3회랑 출입구까지의 거리에 해당하는데, 그 길이는 562,61m다. 이를 다시 건축척도로 환산하면 1292.02큐빗인데, 이 숫자는 이상적인 제3유지기를 상징한다. 수치상으로는 약 4큐빗이 모자라지만 트레타 유가를 의미하는 데는 충분하다. 제2 유지기인 드바파라 유가는 서쪽의 다리가 끝나는 지점부터 주벽을 지나서 나가 난간이 서있는 앞 지점까지도 그 길이는 376.59m.이를 다시 86만 4천년을 상징한다.
마지막으로 다리가 시작부터 끝나는 지점까지의 거리는 고통과 파괴기로 특징 지워지는 칼리유가를 상징하며 그 길이는 432큐빗이다. 다리의 길이는 정확히 188m이며, 중간에 나가의 난간이 있는 곳을 가운데로 하여 2등분하면 가가 94m이다.
그러나 다리가 시작되는데서 중간의 난간까지 약30cm가 모자라는 94m다. 이를 환산하면 431.07큐빗,108페암이다. 숫자 432는 지상에서 파괴기에 해당하는 43만 2 천년을 상징하며, 108페암은 힌두교와 불교에서 신성시 하는 108을 가리킨다.
둘째, 주벽의 길이를 측정하여 사원의 우주론을 유추하는 방법이 있다. 앙코르 와트가 시작되는 다리에서부터 동쪽의 환호가 있는 끝지점까지의 거리를 2등분하면 각각 1,728큐빗으로 크리타 유가를 나타내며,다리를 제외한 주벽의 출입구에서 제2회랑의 끝지점까지는 1,296큐빗으로 제3유지기를 나타낸다.그리고 제3회랑의 쿠루평원의 전투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주벽까지의 거리는 864큐빗으로 제2유지기를 나타낸다.
이와 같이 앙코르 와트는 우주론적으로 신들의 시간을 공간적으로 반영한 것이며, 따라서 자연적으로 수리야바트만왕 자신의 역사적 공간을 신들의 세계와 결부시켜 왕은 곧 신이라는 신왕사상(devaraja)을 강조하려는 건축의도를 엿볼 수 있다.
우주의 주기인 유가는 4개의 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상에서의 시간과 천계에서의 시간 길이가 다르다, 신들의 1년은 360일이며 지상계의 360일은 신들에게 하루에 해당한다. 우주의 주기는 우유바다 젓기를 통해 창조된 생성기(크리타 유가)가 제일 길고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제3유지기(트레타 유가), 제2유지기(드바파라 유가)를 거치면서 도덕이 타락하기 시작하여 파괴기(칼리유가)에 이르면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게 된다.
크리타 유가는 다르마가 지배하는 정법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데 4를 뜻하는 크리타(krta)는 영어의 쿼터(quarter)스페인어 꽈뜨르(cuatro)의 의미에 해당하는 산스크리트어로서 이 시기는 다르마가 4/4만큼 존재한다. 즉 완전한 정법의 시기로 왕에서부터 바라문 승려,농민에 이르기까지 도덕이 지배하는 시기로 172만 8천년간 지속된다. 제 3유지기가 듯하는 트레타는 영어의 three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다르마의 3/4만이 존재한다, 다르마가 완전히 지배하는 생성기에서 도덕이 후퇴하기 시작하여 1/4의 다르마가 없어진 시기로 129만 6천년간 지속된다.
제2유지기 드바파라(dvapara)는 영어의 two, 라틴어의 두오(duo)의 뜻을 갖고 있으며 완전과 불완전, 질서와 파괴라는 상반된 힘이 공존하는 위험한 시기이다.말하자면 다르마의 2/4만이 존재하는 시기로 86만 4천년간 지속된다.
마지막으로 칼리유가는 다르마의1/4만이 남게되고 나머지는 3/4은 투쟁, 전쟁이 만연하는 시기로 43만 2천년간 지속된다. 우주의 주기인 칼리 유가에서부터 크리타 유가까지의 사이클을 더하면 432만 년이 되는데 이 시간을 마하 유가 혹은 1칼파(kalpa)이라 한다.
천계의 시간 지상의 시간
파괴기(kali yuga) 1,200년 432,000년
제2유지기(dvapara yuga) 2,400년 864.000년
제3유지기(treta yuga) 3,600년 1,296.000년
생성기(krta yuga) 4,800년 1,728.000년
브라흐 마신에게는 720 칼파가 1년인데 100년이 지나면 모든 영역에서 우주가 해체된다. 우주가 해체되는 시기에는 비슈누신이 크리슈나,라마왕자, 거북이 쿠르마 혹은 사자인간 등 10개의 화신이 되어 세상을 구원하고, 브라흐마신 자신은 비슈누신의 배꼽에서 자란 연꽃에서 다시 나타난다. 힌두서사시<마하바라타>에 의하면 유가를 이렇게 설명한다....
다르마의 균형이 깨질 때면 나라야나(비슈누신의 별명)가 나타나서 그것을 복원한다. 반(反)신이 왕자의 옷을 걸치고 군주의 규칙을 탈취해가면 다르마의 균형이 깨지고, 나라야나는 신성한 다르마의 길을 걷는 자를 돕기 위하여 나타난다. 유가는 변하며 칼리 유가가 시작되면 나라야나는 여러 화신으로 태어나 칼라유가시대의 삶을 살아간다.
글:앙코르 와트 상징 해독
반티스레이
앙코르로부터 25km 떨어진 이 사원은 붉은색 사암으로 만들어진 조각이 아름다운 사원이다. 사원의 규모는 작지만 어느한군데 빠지지 않고 복잡하고 화려하게 조각된 이사원은 보는이 마다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앙코르왓이 남성적인 웅장함을 보여준다면 반티스레이는 여성적인 섬세함을 뽑을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