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많은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친구들에게 얘기할 수도 없고..
어디다 얘기할 데는 없고 혼자 쌓여만 가니까
미쳐버릴 것 같아서..톡에라도 끄적여 보려구요
제가 처음 오빠를 만난건.. 2년 전이고
저를 만나기 반년 전에 오빠의 형이 부인과 두 딸을 남기고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오빠가 많이 힘들어하던 시기라 옆에서 의지가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이뿌게 사귀다가 둘 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결혼 얘기가 나오고 준비하던 과정에..
오빠의 형수가..애들을 시댁에 남겨놓고 갑자기 재혼하게 되었습니다
형이 돌아가시고 나서 어차피.. 내내 애들한테 신경을 별로 안쓰던 엄마지만
결혼 준비하던 저로서는 당혹스럽긴 하더라구요.
연애할때도 조카들한테 일이 생기면 저는 일단 둘째고
조카들에게 달려가는 오빠한테 속상한 적도 가끔 있었습니다
하지만..이제 우린 결혼해야 하고, 저는 오빠를 너무 사랑하고
애들이 너무 이쁘고..가엽고 그래서 저두 잘 챙겨줘야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연애할때도 주말마다 가서 놀아주려고 노력하고.. 선물도 사주고..
내내 그래왔습니다
그렇게 결혼을 준비하는데..
저희 친정에서는 다행히 반대를 안하시고 "그래 그 애들한테 니가 엄마처럼 따뜻하게 잘해주렴"
하면서 격려도 많이 해줘서 오빠도 그런 부분에선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근데 친한 친구들이 제 사정을 알고나서 결사반대하니까 너무 서럽고 그렇긴 했지만
오빠만 있음..오빠만 나한테 잘해줌 되지 무슨 상관이야 싶어서 용기 냈습니다.
그렇게 결혼식을 하고.. 신혼여행에서 돌아왔는데..
오빠는 매일 시댁에 출근도장을 찍기 시작하는 겁니다
저는 그래도 신혼이라.. 신혼생활 즐기려고 오빠랑 맛있는 것도 해먹고 싶고
둘이 심야영화도 가끔 보러가고 싶고..집도 이뿌게 꾸미고 싶은데 오빤 모두 시큰둥합니다
제가 신혼이니까 밥은 제가 해주는 거 먹었음 좋겠다 그랬더니
저녁밥은 같이 먹는데..밥만 먹구 혼자 시댁엘 달려갑니다..
그러구선 1시간 정도 앉아있다가 오면 씻고 잠잘 시간이 됩니다.
그게 계속 반복이 되고 있구요..
시댁이 워낙 가깝다보니(한동네) 주말엔 솔직히 저도 직장다니고 그러니까 쉬고싶고..
신혼이니까 놀러다니고 싶고 그런데..오빠는 말은 아니라고 하면서 계속 시댁에 가고픈 눈치입니다
저랑 단둘이 오붓하게 있는 건 싫은걸까요?
저랑 둘이 있을땐 얘기도 별로 안하는데..시댁에만 가면 하하호호 계속 얘기하고
뭐 문제 생긴건 없는지..부족한 건 없는지.. 계속 체크하고 챙깁니다
뭐랄까..
오손도손 잘 사는 가족 사이에 저만 도토리처럼 끼어든 기분.. 아실까요?
저랑 결혼해서..괜히 오빠가 부모님이랑 잘살고 있었는데..생이별하게 만든 기분..참..별로입니다
그 와중에 애들은.. 친엄마가 워낙 두세달에나 한번씩 오다보니까
이젠 아예 엄마를 찾지도 않고 자꾸 삼촌의 손길을 필요로 하게 되고..
시부모님도 이젠 연세가 있으셔서 편찮으신 곳도 많아서 병원도 다니셔야 하는데
오빠가 많이 챙겨드리고 싶어합니다.
오빤...정말 효자고.. 좋은 삼촌이고..돌아가신 형한테는 좋은 동생입니다.
근데 이제 신혼생활 시작해서 한참 꿈에 부풀어있는 저에게는
욕구불만을 쌓여가게 하는 남편입니다.
저희 어차피 맞벌이라서 함께 할 시간 많지 않습니다..
평일엔 우리 시간 갖고..주말엔 같이 시댁가서 챙기던지
아니면 평일엔 시댁 챙기고, 주말엔 우리 시간 갖던지...그러길 바랬습니다
이미 몇번이나 얘길 했구요..
제가 오랜만에 데이트하자고 몇번 얘기도 했는데
오빤 시댁에 가는게 좋지..저랑 놀러나가는 건 별로인가 봅니다..
또, 제가 야근이 많다보니.. 오빠도 약속했었습니다
제가 일찍 들어오는 날은 저랑 있어주고, 제가 늦게 끝나는 날은 시댁에 있다가 너 오는 시간 맞춰서 집에 오겠다고..
근데.. 오빠가 야근하거나 누굴 만나야 하는 날을 빼고는 시댁에 다녀오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오빠가 하도 시댁을 챙기니까..솔직히..
저희 친정아버지도 홀로 계시는데..
저희 아버지는 지방에 계신다는 핑계로 두달에 한번씩밖에 안가는데..
시댁에 저도 잘하고 싶은데..오빠가 하도 시댁을 챙기고 저는 뒷전이라 자꾸 심술이 생깁니다
애들도 미워지려고 하구요..
만약에 오빠의 형수..그러니까 형님이 애들을 계속 키웠다면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애들 둘 다 딸인데.. 이제 10살, 6살 그렇습니다..엄마 손길이 많이 필요할 나이지요..
애들은 애들대로 불쌍하고.. 애들을 버리고 간 형님도 너무 야속합니다
저는 저대로 너무 바보같구요..
애들이 너무 이쁘고..너무 밝고..저도 잘 따르고
요새 하도 흉악한 뉴스도 많이 나와서 걱정도 많이 되고 그러는데..
아.. 마음이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오빠랑 몇 번 얘기도 해봤지만.. 오빤 이런 얘기하는 저한테 서운해하기만 하네요...휴......
이런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제가 너무 철이 없는걸까요...
잘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제 마음이 너무 엉망진창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써보긴 했는데..뭐라고 썼는지도 모르겠네요..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