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집 정리를 하다가 재밌는 걸 찾아서 글을 남겨봅니다ㅎ
어렸을때 다들 학교에서 반공글짓기대회 같은거 한번쯤은 하잖아요?
요즘은 안하나, 어쨌든 저 어렸을때는 그런걸 매년 했었던거 같애요.
아마 중학교 1,2학년때쯤이었던거 같은데, 그 해도 반공글짓기대회가 있었죠
학교대회에서 뽑히면 그게 시 대회로 가고 시에서 또 뽑히면 도 대회로 가는 시스템이었는데
대회라고 해봤자 다들 열심히 하지도 않고 시간때우기로 학교에서 대충 써 냈었어요ㅎ
백지로 내는 애들도 있고 쓰다말고 내는 애들도 있고ㅎㅎ
저도 그냥 별 생각없이 썼었는데 운이 좋았던건지 딴애들이 하도 아무렇게나 써서 그런지
어쩌다가 반공글짓기로 경기도지사 상을 받게 됐었어요-_-;
원래 반공글짓기라는게 그냥 극단적으로 쓰면 되는거잖아요ㅎㅎ
그래도 상이 도지사가 주는 상이라서 영문도 모르고 조회시간에 단상에 올라가서 상을 받았죠.
태어나서 처음 단상에 올라가봤어요ㅎㅎ 처음이자 마지막...ㅠㅠ
근데 상장도 제대로고 상품도 엄청 큰거예요, 엄청 커다란 상자여서 애들이 다 오~ 하면서
부러움의 탄성ㅎ을 지르고.. 저는 왠지 의기양양했죠-_-
다들 상품 크기 보면서 열라 부러워 하고, 교실에 돌아오니 애들이 다 제 주위로 모여서
야- 뜯어봐 뜯어봐 하고 눈을 초롱초롱대면서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완전 자만에 가득한 표정으로 상품을 열었죠.
근데 내용물은...
방독면..
...-_-; 스타워즈에서 배우들이 쓰고 다닐법하게 생긴 제대로된 방독면이었어요.
반공글짓기라고.. 방독면을 부상으로 준 거였죠..
우리나라는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게 아니었나,., 전쟁날거라는 전제 하에 그런걸 주는건지;
애들도 다 미친듯이 비웃고, 저는 완전 자존심상하고 부끄럽고...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또 보고 비웃고 아빠가 비웃고,,,
그렇게 한참을 구석에 쳐박아놨었는데 오늘 집 정리하다가 그 방독면을 찾았어요.
벌써 받은지 10년도 더 지났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그 방독면을 쓸 일이 없었네요ㅎㅎ
여튼... 반공글짓기 대회라고 중학생에게 방독면을 선물한 센스있는 경기도...
당시 경기도 지사이셨던 임창열씨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