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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란건 .....이런걸까....?

저녁노을 |2003.09.25 01:59
조회 18,762 |추천 0

붉게 물드는 저녁노을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계절.....가을이다.

어둑어둑해지는....창밖을 보면서.....

어느덧 해가 무척 짧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결혼생활.....15년차....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스무살에 남편을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낳고....

지금까지 살아온...세월이...

영화의 필름처럼.....

돌아보면....아득하게 느껴진다.....

어느새...내가 이 자리에 와 있는지.....

이제 남편도.....내년이면 불혹에 접어들고....

내 나이도 덩달아........뒤쫓아가고 있다.

살아오면서.....

남들도 겪었을....어려움....불행

나만의 고통....

또 ....하는일이 안될때....그때 그때 느꼈을 남편의 좌절감......

한때는 경제적 어려움없었으나......

우리 아이들 용돈을 모아둔....돼지저금통을.....털만큼 어려웠을때.....

물론 지금도..아이들 학원비를 제때 못낼때도 가끔은 있다.

 

한번 무너졌다 일어서기가 이렇게 힘들다는 걸.....

그래도...한살이라도 젋었을적에....무너진것이....다행이라 생각한다.

남편에게...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수있도록.....

아니....남편이 조금이라도....힘을 낼수있도록......

일을 시작한지.....좀..됐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진 않지만.....

나이가 들면서....행복하단 생각이 많이 든다.

훌쩍훌쩍 커가는.....큰아들을 보면서......

대견한 마음에.....자꾸 웃음이 난다.....

밖에서 일하다가 집으로 전화했을때....

어느덧 굵직한 음성으로 들려오는...

아들의 목소리를 들었을때.....

뚱뚱하면 안되지만........

어쩐지 아빠를 닮아 뚱뚱한거같아...그것도 좋다.

아빠를 닮아....콧수염이 자라고.....

아빠를 닮아....다리털이 새까맣고....

아빠를 닮아.....키가 클것같고....

아빠를 닮아...눈썹이....잘 생기고....

나를 닮진 않았어도....

어쩐지 아빠를 닮아가는것이 좋다.

아빠를 꼭 닮은...둘째 아들...뚱띵이....숏다리....

더디크는 키에 반해...

옆으로 자꾸만 퍼지는것같은....그 모습에도....

아빠를 닮아...나중엔....엄청 크리라 생각한다.....

선머슴같은....막내딸....

나보다 아빠를 더 좋아해서...그것이 좋다.

통닭을 먹어도...

내것은 없어도...한쪽에 아빠것이라고 남겨놓으면.....그것이 기분좋다.

 

어쩌다가.....

입가가 반쯤벌어진.....남편의 잠든모습을 ...본다.

사십줄에 들어선 남편의 눈가에...이마에.....

잔주름이 괸다....

낮에 보았던....웃음띤 얼굴이나.....화난 얼굴이...

온데간데없이......너무나 평화롭고...순진한 ....꾸미지않은 얼굴이다..

눈가의 잔주름을 손가락으로 억지로 펴본다.

그게 펴질리가 있는가...

나를 만나.....고생하고.......이 나이를 먹고....

이렇게 잔주름이........

애처로운 마음에....눈썹을 쓰다듬고.....귀를 만져주고.....

머리를 빗어준다.....

잘 사는 처가라도...된다면...힘이 될텐데.....

 

남편생각 또한 마찬가지이리라.....

"내가 돈을 잘 벌어야....

자기가 이렇게 고생안하는데"......하면서....

가끔씩은 무거운 책임감에.....한마디씩....한다.

내 생각엔 별로 고생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데...말이다.

"내일은 언제나 희망적"이라고 하는말이.....

난 언제나 고마울뿐이다.

 

난....가끔......아주아주 가끔......

장롱속에 깊이 감춰 둔......

남편이 내게 보내온 연애편지를...꺼내보곤 한다.....

그럴때면....우리도....이렇게 사랑했던때가 있었지......라고 추억에 젖게 한다..

얼마전에는...옷장을 정리하다가.....

편지뭉치가 눈에 띄어서.....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데로 가져왔다.

아이들한테.....예전에 아빠와 엄마가 얼마나 사랑했는지.....보여주고 싶었다.

그 편지는.....남편이..군에 있을때.....내가 밤새워써서 보낸 편지의 답장이기도 하고....

새로운 편지이기도 했다....

처음.....자기소개부터....시작한 편지를 ......

나는 소중하게....번호를 매겨서....간직해왔다.

그 번호가....42번까지 있다.

번호는 42번까지이지만....거의 날마다....쓴 편지를 일주일에 한번씩 보낸...편지였다...

나 또한 그에 못지않게....매일 편지로..일요일에는 인편으로 면회를 가곤 했었다.

편지를 아이들한테....공개하려니까....

남편이.....뭘 그런걸 애들에게 보여주느냐며.....피식웃더니....

흠 ......흠.....아빠가 읽어줄께.....하는것이다....

남편이 큰소리로....장황하게 읽어내려가는중에.....

우리 큰아들........"으악 ......닭살.......엽기다......"이런다....ㅎㅎ

내가 들어도....진짜 닭살이다.....

어떻게 그런말들을......그때는 서슴없이 했고 믿었는지...........

사랑할때는.....유치하단 말이 맞긴 맞나보다....

잠시 밀려오는...행복감에......

남들도 격었을......남편과의....위기가 왔을때도.....

버리지않고.....잘 간직한것이....너무 잘한것같다......

꿈도많았던 사춘기적에......생각해 둔......꿈이라면 꿈일까......

결혼하면....우리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사랑한 흔적을 남겨줘야지....했는데....

난...그 꿈을 이룰수있을것같다....

(잠시......주절 주절.....)

 

부부란....그런것같다.....

살면서.....서로 닮아가는것.......

마주보고.....

늘어가는 잔주름에.....

하나둘씩 생겨나는 흰머리에.....

서로...애처롭고 안쓰럽게 생각하는 것......

 

 

가끔씩 토크토크에....들어와보는데....

정말 우울한 사연이 많다.

내마음도 따라 우울해진다....

 

주위의 어떤사람들을 보면....정말 아둥바둥 살기싫어질때도 있다....

젊을때 만나....서로 사랑하고..고생하고 살았는데...

어느 날....서로중에 누군가의 잘못으로.....

서로에게....크나 큰 상처를 주고.....믿음을 깨고......

결국은 가정이 해체되는...불행......

그것이...내 일이 될지도 모르는......불안감들......

 

행복하게 사는 법....."정도"란 없는것같다.....

다.......사는방법....사랑하는 방법은....나름대로 있으니까.....

지금....이 순간에.....

남편을...미워한다면....

부인을 미워한다면.....

서로의 잠든 모습을....잠시 바라보면....어떨까.....

조금씩 양보하고.....같이 한 세월의....그늘에....

조금만 애처롭게 생각하고....조금만 안쓰럽게 생각함이 어떨지.....

오늘....헤어진 부부도....

내일....헤어질 부부도......

결혼할때는....누구보다.....사랑했으므로......

 

인생을 살면서.....할말을 다하고 살수는 없는것같다.

서로에게...상처되고...아픔되는 말들은....

애써 감추어도...흠이 되지 않을것같다....

 

 

남편과....이렇게 떨어져본적이 없는데....

일 때문에 한....20여일을 떨어져산다.....

"내일은 희망적" 이라는 메세지를 안고서.....

이제 이틀후면....남편이...돌아온다.....

그땐....아이들 셋 다...앞세우고서........

환한 웃음으로.....남편을 맞이하리라.....

제일 좋아하는....돼지고기 볶음......(그것도.....껍데기붙은....)과

삼시세끼 주어도 질려하지않는....보신탕......(못 먹어도...끓이는건 도삽니다 ㅎㅎ)

준비해야지..~~~~~

 

오늘....해질녘 본.....

저녁노을이......

남편을 기다리는....설레임으로.....

나를 무한한 행복으로.....초대했나봅니다.....

 

 

우리모두....더불어....행복하게...잘살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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