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식하고 그렇게 되고 이러는구나?”
용호는 주변을 휙 돌더니 포켓에 손을 집으며 유리를 향해 천천히 걸어들어 왔다.
“오랜 만이다.”
유리는 다시 한번 클럽 테라스 기둥을 빙그르르 돌았다. 밤하늘의 별들이 까맣게 하나 가득 무너져 내렸다. 유리의 옆의 커다란 벤치에는 아일랜드를 가져온 수현이 앉아있었고. 별들은 수현까지 합해 용호, 유리, 수현 세 사람에게 골고루 무너져 내렸다.
“춤은 여전히 잘 추는구나?”
“너에 비하면!”
까마득히 무너져 내리는 별빛 아래 세 사람은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용호 앞에서 우연히 낯선 장소에서 유리는 춤을 추었고 용호의 말은 지난 파티에서 용호의 객기를 유리로부터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그래, 그래! 나, 오늘 이 클럽 DJ야?”
“정말?”
유리는 테라스 기둥의 턴을 철커덕 멈추었다.
“나 이제 곧 프랑스 유학가거든.”
유리는 용호의 난데없는 말에 윙크 비슷하게 찡그렸다.
“아니, 소장이 추천서를 써주기로 했어. 물론, 신도시 프로젝트에도 정식으로 끼워주었어.”
“그럼, 그렇지. 유학이 그렇게 단박에 되는 게 아니잖아. 어쨌든 축하한다.”
“고마워. 나도 너 축하한다.”
“뭘?”
“제이슨 같이 별 볼일 없는 자식하고 팍 깨져버린 것!”
“너 죽을래?”
“미안, 미안!
용호는 휘청하는 유리의 팔을 두 손을 들어올려 막았다.
“디스코 계속 틀어줄게. 나 오늘 여기서 일한다고 그랬지? 아까도 너 춤추라고 내가 틀은 거다!”
“흠, 그렇게 잘 나가는 얘가 여기서 왜 일을 해?”
“네가 뭘 모르나 본데, 진짜 잘난 사람은 이런 데서도 일할 수 있는 사람이야. 친구가 여기서 일하는데 당분간 배낭여행을 떠난데? 돌아올 때까지 내가 그 친구가 하던 DJ 일을 하기로 했어. 우린 DSP 아이돌 스타 지망생 동기거든.”
“그랬구나!”
그저 먹고 마시는 파티인생이었던 용호가 오늘 밤 유리에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대학시절 나이트클럽 웨이터 아르바이트를 했던 용호의 경력이나 아이돌 스타 지망생이었던 용호의 경력도 나쁘지 않았다. 그저 비싸고 지루하기만 했던 세계에서 자신을 구해준 것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뭐 아나운서는 재벌의 방계와 백년가약을 맺기 위해 직업도 옛날 애인도 버렸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좋기만 할까? 유리에게 있어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그럼, 스테이지를 다시 한번!”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