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들어와 제 글에 리플달린 것을 확인해 보니, 왜 이렇게 많아? 하고 놀랐습니다.^^;;
밑에 리플들을 모두 읽어 보았는데요,
일단 의문을 표시하신 것에 대해 말씀을 드리면,
1. 제 나이는 올해 30입니다. 목소리 자체만 봐도 어리다고 생각될 수 있는 목소리는 아니고요.
2. 제가 오신 분께 짜증을 부린 적은 없습니다. 다만 제 말투가 굉장히 서운하다는 말투였던 것은 인정합니다. "왜 이렇게 늦으셨어요~?" 하고 말씀을 드린 것이었고요,
같이 계신 분도 큰 소리로 말씀을 하시기는 하셨지만, 짜증을 부린 말투는 아니었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모두 거의 15분여를 기다리면서 속이 바짝바짝 탔거든요. 여자분이 계속 정신을 못차리고 계셔서요.
나중에는 제 친구에게 기대고 있는데도 몸이 계속 미끄러지면서 축 늘어지더라고요. 그 때문이었지만, 사실 저는 제발 태웠으니 병원에 가라. 하고 바라고 있었어요.
3. 모두 환자 곁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요, 나이 드신 아저씨의 경우에는 구급차가 어디로 오나 신천 대로변(신천역에 오신 분들은 맥도날드와 아디다스를 아실 거예요.) 거기까지 뛰어갔다가 다시 환자곁으로 오셨다를 계속 반복하셨습니다.
나중에 구급차가 맥도날드와 아디다스 사잇길로 들어와야 하는데 그냥 지나치려 하는 것을 아저씨가 유도해서 저희쪽으로 오게 하신 거였고요.
4. 시간은 10분이 아니라 정확히는 거의 15분 정도였습니다.
5. 제가 화가 난 것은 다른 건 다 떠나서, 저희에게 화가 난 것도 무엇도 다 좋지만, 아픈 환자를 차에 태웠으면 어서 병원으로 데려다 주어야 하는데,
갈 생각은 안 하고 저희에게 마구 화를 내면서 말싸움이 길어진 것 때문에 화가 난 것이었어요.
6. 그리고 참고로 본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 친구도 소방서에서 일하는 소방관입니다.
친구 일하는 것을 보면 정말 힘들다는 것 알고요, 고생하신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늦게 온 것은 둘째치고라도(그건 다른 분들이 말씀하셨듯이 여러가지 사정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오셔서 저희와 정말 한판 해 보자는 식으로 화를 낸 것이 기분이 나빴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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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네이트 톡에 들어와서 다른 분들 글을 보기만 했던 처자입니다.
그래도 네이트 톡에서 다른 사연들을 보면서 놀라기도 하고, 감동도 받고 했었는데, 저도 이렇게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
오늘, 아니 쓰다보니 자정이 넘어 어제네요. 어제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잠실에 살아서 친구들과 약속을 잡게 되면 신천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제도 그런 날이었어요. 이 친구는 좀 멀리 사는 친구라 보통 중간지점쯤에서 만났는데, 오늘은 제가 사는 동네로 놀러오고 싶다기에, 신천에 맛있는 집도 많으니 그 쪽에서 만나자고 했죠.
친구와 만나 점심을 먹을 생각으로 제가 아는 싸고 맛있는 양식집으로 데려갈 생각을 하고 그쪽으로 움직이고 있을 때였습니다.
신천에 몇 번 와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신천 성당이라고.
신천성당을 기준으로 먹자골목이 쭉 형성돼 있는데, 저희가 가는 곳은 맥도날드로 들어와 신천성당으로 이어지는 길을 일직선으로 가는 길이었죠.
신천성당을 지나 몇 발짝 가다 보면 농협이 있고, 저희가 그 쪽에 거의 다 왔을 때였습니다.
처음에는 전 농협 앞에 있는 입간판이나 아니면, 부피감이 좀 있는 물건이 세게 떨어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쿵'하는 소리가 아주 요란하게 났거든요. 그런데, 점점 다가갈 수록 물건이 아닌 겁니다.
사람이 쓰러진 거였죠. 나이는 30대 초중반 정도로 보이는 여자분이 머리부터 그대로 땅에 박으며 쓰러지셨던 겁니다.
놀라서 친구와 함께 뛰어간 저는 일단 친구에게 다리 좀 주물러드리라고 부탁을 하고 119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지금도 제 문자 기록에 남아있는데, 제가 전화를 한 것은 13시 30분(낮 1시 30분)이었고, 신고가 접수되어 13시 31분(낮 1시 31분)에 제 위치를 소방방재청에 전송했다는 문자도 받았습니다.
일단 신고를 하고 저도 쭈그리고 앉아 아직까지 바닥에 쓰러져 계시는 여자분의 다리와 팔을 계속 주물러 드렸습니다.
그 때 일행이신 듯한 할아버지께서 병원에서 링겔을 맞고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너무 빨리 움직인 것 같다며 다시 병원으로 가자 하시더라고요.
여자분 얼굴은 정말 핏기가 하나도 없이 노랬고, 옷 위로도 뜨끈뜨끈한 느낌이 들 정도로 열도 심하게 나고 있었어요.
많이 걱정이 됐지만, 할아버지께서 여자분을 부축해서 일어나시고, 여자분도 괜찮다고 하시길래, 신천역 근처에 병원이 있다고 하시니, 그 쪽으로 가시면 괜찮겠지. 싶었죠.
그런데, 상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안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여자분이 채 열걸음도 걷기 전에 다시 비틀거리면서 쓰러지시려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 때까지 괜찮을까 싶어 남아있던 저와 제 친구, 다른 여자 분 한 분과 나이가 좀 있으신 남자분까지 모두 그쪽으로 뛰어갔어요.
비틀거리는 여자분을 부축하고 그 바로 앞에 있는 핸드폰 대리점에서 의자도 내 줘서 그 곳에 앉히고 다시 팔을 주물러 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슬슬 화가 나는 겁니다.
저 일련의 일이 있을 동안 구급차는 정말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거든요.
여자분을 의자에 앉히고 얼마 안 있어서 저에게 전화가 오더라고요. 거기 위치 어디냐고.
그때가 이미 시간이 5분이 지나 있을 때였어요.
그래서 다시 답변을 해 드렸죠. 신천성당에서 사회복지회관쪽으로 들어오는 길에 농협앞이다. 어서 와 달라.
그랬더니 알았다며 다시 끊어요.
이제는 오려나보다 하고 있는데, 또 3분 있다 다시 전화가 오는 겁니다. 거기 위치 어디냐고.
솔직히 여기부터 정말 화가 좀 나기 시작했습니다.
여자분은 계속 정신을 못 차리고 계시고, 다른 여자분이 물을 한잔 드렸는데, 종이컵도 들기 힘들어 하실 정도였거든요.
머리를 그렇게 세게 부딪혔는데, 괜찮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다시 또 말씀을 드렸어요. 여기 어디니 빨리 와 달라고요.
이젠 오겠지 싶었는데, 또 2분뒤 전화가 옵니다. 위치 어디냐고요.
너무 화가 났어요.
그래서 물어봤죠. 지금 어디시냐고. 그랬더니 이제 종합운동장 사거리래요.
감이 잘 안 잡히실 수도 있겠지만요, 강남 소방서에서 종합운동장 사거리까지는 걸어서도 10분이면 오는 거리예요.
버스로 한 정거장이고요. 저한테 3번째 전화를 할 때 출발했다는 소리밖에 되지 않잖아요.
그래서 신천성당 정말 모르시냐고 그렇게 말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위치는 아는데, 환자 옆에 있어요?"
이렇게 물어보시는 거죠.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옆에 있다고 했더니
환자 상태가 어떻냐고 다시 물어봐요.
그래서 지금 얼굴에 핏기가 하나도 없고, 손발을 좀 떨고 있고, 열도 심하다고. 그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전 이렇게 말을 하면 어떻게 조치를 취하라고 할 줄 알았는데, "아아~"이러고만 있는 거죠.
다시 어디시냐고 물어보려 하는데, 옆에 계셨던 조금 나이드신 남자분께서 전화를 바꿔달래요.
바꿔드렸더니, 그 분이 잠시 들으시고는 다시 위치 설명을 하시고 빨리 오라면서 전화를 끊으시더라고요.
이렇게 전화통화가 끝나고 약 3분 뒤에 간신히 구급차가 도착했습니다.
솔직히 많이 화가 났어요. 여자분 상태는 계속 안 좋아지고 있는데, 이게 도대체 뭐하는 건가 싶고요.
그래서 내리시는 아저씨에게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라고 말을 했습니다. 여자분은 구급차의 뒷문으로 타시고, 할아버지께서도 타시고요.
그리고 같이 계셨던 나이드신 남자분께서도 "도대체 왜 이렇게 늦게 왔습니까? 119에 전화한 게 언젠데?"라고 말을 했죠.
그런데, 갑자기 구급대원중의 한분이 눈을 부라리면서 화를 내시는 겁니다.
우리가 놀다 온 줄 아냐고요.
그래서 그 아저씨가 "놀다왔다는 게 아니라 너무 늦게 와서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말을 하니, 구급대원분의 말이 가관입니다.
"우리가 그 전화가 장난전화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요?!"
라고 말씀을 하시는 거죠.
그러면서 아저씨게 삿대질을 하시며 우리가 얼마나 힘든데 그것도 모르고 이런다, 이것도 우리는 정말 빨리 온 건데, 사람들이 진짜 웃긴다. 이러면서 마구 화를 내시는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요, 전 그 때 저 사람 아픈 사람 태우고 갈 생각은 안 하고, 왜 저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리 안 가세요?"라고 말을 하니, 그 때서야 다른 구급대원분이 어서 가자고, 이 사람들도 속이 타니까 그러는 거 아니냐고, 그 분을 잡아 끌더라고요.
더 싸울 것 같이 표정 일그러뜨리던 구급대원분도 분통 터트리는 소리를 내시면서 차에 오르셨고요.
저도 구급대원분들이 힘든 거 알아요. 많이 애 쓰신다는 것도 알고요.
전 사실 경찰분들과 소방관분들, 구급대원분들은 절대로 인원을 증원해야 한다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친구중에 한 명도 소방서에서 소방관으로 일을 하고 있고요.
하지만, 신고한 지 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와서, 우리에게 그렇게 화를 내시면 안 되잖아요. 일단 환자부터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생판 모르는 남의 일도 저렇게 속이 바짝바짝 탔는데, 이게 만약에 제 부모님이나, 제 친구들의 일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정말 섬뜩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 여자분, 지금은 괜찮아지셨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