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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대장노릇 3주+5일째

오예~~ |2003.10.12 02:06
조회 2,023 |추천 0

꼬맹이들이랑 부대끼면서 드는 생각은 대부분

' 아. 조심해야겠다...--;;'  라는 생각이죠....

 

철썩같이 믿고 의지했던 남동생 승준이는  선배 결혼식에다 아는형 부탁으로 알바뛰느라 바빴고...

저는 집에서 꼬맹이 녀석들 상대로 열심히(?) 싸웠구요...-.-''

이녀석들 6살짜리라고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더라구요.

게다가 쌍둥이라 서로 싸울땐 정말 이녀석들 엄마뱃속에서 같이 있었던게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둘이 힘합쳐서 저에게 대항할땐... 흠칫흠칫 놀랄때가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야. 오현준! 너 자꾸 그렇게 까불어라~ 응?-.-+"

"야. 오예슬. 너 여자 맞냐? 엉? 여자가 좀 부드러워야지. 쳇...-.-;;"

"야. 이자식아 너 한마디만 더해라~ 엉? 암튼 내일은 내가 알아서 해. 넌 니일이나 잘해."

"아.알았어. 알았어. 쳇. 매정하기가 원~~-.-; 오예슬 넌 너무 냉정한게 탈이야."

 

무심코 거실에서 꼬맹이들 대화를 듣는데. 저게 지금 6살짜리. 만으로 채 5살도 안된 애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 얼굴이 빨개지더라구요.

저녀석들이 그냥 말싸움 하고 있는줄 알았는데, 

가만히 보니 오예슬양은 저를 오현준군은 승준이를 흉내내고 있던 것이더라구요. 짜슥들......

누가 내동생들 아니랠까봐.....-.-a

 

승준이는 이번주 내내 나혼자 동생들을 돌봐야된다는게 못미더웠던지

"누나. 아무리 그런책(교육심리학. 아동심리학등...-.-a) 들여다봐도 소용없어.

쟤들이 누나 연구대상이야? 그냥 애들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가서면 된다구.. 얘기 많이 들어주고,

얘기많이 해주고, 많이 웃어주고, 안아주고... 엉? 뭔말이지 알겠지?"

"알았다. 이자식아. 잔소리좀 그만해. 내일은  내가 알아서해."

"누나는 정도 많이 받고 자랐으면서 왜 그렇게 표현을 잘 못하냐? 냉정하기가 원~~-.-;;"

"야.....한마디만 더해라. 엉?"

....................................-.-a

 

꼬맹이들은 승준이를 끔찍히 좋아합니다.

강아지들처럼 승준이를 쫓아다니고, 승준이도 왠만하면 다 받아주고, 저처럼 피하거나 도망치지는 않죠.

저녀석들 목도 제대로 못가눌때부터  안고서 우유병 물리고, 공부할때도 거실에서 아기침대를 발로 슬슬 흔들면서 공부했고, 목욕시키는것도 너무 능숙하게 해내서 엄마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죠....

지금은 집에 오면 저녀석들 안아서 위로 던졌다 받고, 양팔에 한명씩 매달리게하고 빙빙 돌지 않나.

암튼 ..... 꼬맹이들은 승준이한테 많이 혼나고 깨지기도 하지만 잘 따른답니다.

그런 승준이가 바쁘고, 또 집엔 아빠 엄마도 안계시니.... 이녀석들 처음엔 굉장히 우울해하고

재미없어하고 좀쑤셔하는것 같더라구요.

게다가 며칠전 저녁때 일본에서 엄마가 전화와서 한명씩 통화하는데 4주가 다되도록 그런적이 없는데...

훌쩍훌쩍 울더니 전화가 끊기자 둘다 가만히 소파에 앉아서 눈물만 툭 툭 떨어뜨리더군요..

아.......!!!당황......!!! 어떻게 해야하나......!!

 

"야. 오현준. 오예슬. 니네 뭐 먹고싶은거 있어?"

".......(도리도리)"

"....-.-a 그럼 뭐 내일은 어디 놀러갈까?"

"........후..(꼬맹이들의 한숨)"

"....쩝...-.-;; 그럼 뭐... 경미누나보고 올때 뭐 사고 오라고 할까? 아님 우리 마트에 갈까?"

"...아니......"

이쯤되니 저도 마음이 불안하고, 뭘 어떻게 해야 이녀석들 마음이 풀릴지 감이 안잡히더라구요.

저도 예슬이랑 현준이 사이에 끼어 앉아서 그냥 가만히 앞만 멀뚱멀뚱 바라보고.......

그런데 예슬이가 제 왼쪽 옆구리에 살짝 기대오더군요..

처음엔 움찔했지만.. 저도 한팔로 예슬이를 껴안고 다른 한팔로는 현준이를 끌어당겼죠...

엉엉 우는것도 아니고 훌쩍풀쩍 우는것들......

제 옷에 눈물이며 콧물이며 침까지..... 묻히는데도 아무렇지 않더군요.

그냥 마음만 아플뿐......아~~~슬픈 삼남매여~~~

결국 늦은저녁이였지만 꼬맹이들 인라인 신기고 밖으로 휘휘 돌다가 노래방가서 예슬이가 좋아하는

세븐노래를 다섯번이나 부르고, 마트에가서 현준이가 좋아하는 과자도 사고, 냉동식품들도 많이많이 사고...^^

이렇게.... 쪼그많고 안쓰럽고 애틋한 녀석들을 보면서... 잘해줘야겠단 생각을 많이했습니다....

 

잘해줘야겠단 생각을 많이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녀석들 개구쟁이짓들엔 자주 머리에 피가 몰리고

제 본심과는 달리(?) 이녀석들에게 제 감춰져있던 본성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저와 바로 밑 동생 승준이는 어릴때 엄마한테 많이 맞고 자랐는데.

울 꼬맹이들은 늦동이라 그런지. 아빠는 무조건 잘해주시고 맞장구쳐주시고, 뭐든 편들어주시고...

저희엄마는 울 꼬맹이들처럼 착한천사는 없다고 생각하시는것 같아요...-.-''

저는 승준이 말대로 매정해서 그런지 까불면 자리피하고, 땡깡부리고 울면 우는대로 냅두고,

뭐 가지고 장난치면서 귀찮게 하면 휙 뺏어서 쓰레기통에 넣어버리고, 그래도 싸가지없게 굴면 ..

그때쯤엔 엄마나 승준이가 알아서 했는데..... 며칠동안 겪어보니....흐음....-.-'''

 

정말 인격이 잘 형성안된 사람들은 애를 보다가 우울증에 걸린다거나, 성격이 이상하게 변할수가 있거나 ...그렇겠더라구요.

지난주까진 전 별로 그런생각 못들었는데...... 며칠동안 확실히 느껴지더군요....

오늘까지 두번 폭력을 휘둘렀습니다....ㅠ.ㅠ

저는 원래 화가나면 말을 안하고 상대를 안하는 성격인데..

제가 그런다고 6살난것들이 제 속을 알아주는것도 아니고.. 지들이 잘못한걸 깨닫는것도 아니고....

아니 잘못한줄을 알면서도 아무도 뭐라 안하니깐 더 즐기더라구여...

짜쓱들....제가 표현해주길 원했나봅니다....

 

승준이가 하듯이 30센티 자를 꺼내들고 몇마디씩 해주고, 인상 잡으며 말투도 딱딱 끊으니...

손바닥 맞기도전에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더라구요... 아....또 맘 약해져라...

그래도 아프게 몇대씩 때려주고 팔들고 벌서라 시키고......

제방에 들어갔는데 제 맘이 더 두근두근거리고 속상하고 암튼 기분이 안좋아서 암것도 손에 안잡히더라구요.... ㅠ.ㅠ

녀석들 팔 아플텐데...괜히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것만 보게되구요...

불쌍하게스리 눈물을 실컷 뽑고난 녀석들은 곧바로 세수하고 소파나 아니면 지들방 (이녀석들도 싸우면 각방쓰더라구요.. 켁.)에서 잠을 자더라구요.

흠......생각해보니.

저도 어릴때 승준이랑 싸워서 서로 때리고 맞고 울고불고 그러다가 싸움이 끝나면 세수하고 잠잤던 기억이 나요..^^

아니면 엄마한테 엄청 혼나느라 맞기도 하고 벌서기도 한 다음에도요..

자고일어나면 왠지 싸웠던 일이나, 혼났던 일들이 어제일 같고... 기분이 한결 나아지구요...

킥킥....

 

이녀석들도 그렇게 낮잠자더니 언제 그랬냐는듯이 서로 또 켁켁켁 웃으면서 장난치고.....

흠.....내가 저런 녀석들을 왜 때려줬나 싶기도 하고.....(너희들 나갖고 노는거 아니쥐?-.-;;)

암튼 그랬습니다....

 

오늘밤 승준이가 알바 다 끝내고 돌아와 내 얘기를 듣더니 또 일장연설을 하더군요

교육하는 사람의 일관성이 어쩌고 저쩌고.....

"그래 이자식아. 니가 교육학책 쓰고 박사해라."

 

........^^

녀석들 거실에 이불깔아주니까 무슨 배타고 항해한답시고 배게가지고 놀다.. 

또 티비보다가 쓰러져 잡니다...

그리고 며칠동안 그렇게 했듯이.....

꼬맹이들 사이에 제 배게가 있습니다.....-.-a

 

이제 저도 자러 가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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