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2 백설기(白雪記)

sOda |2003.10.14 11:18
조회 238 |추천 0

 

백설기(白雪記)

 

 

 

2.  뱀을 품은 아이


“아가씨~! 같이 가요~!”

담이보다 서너살 위의 몸종인 아옥이는 많이 뒤쳐져 있었다.

언덕을 오르는 담이의 몸놀림은 날래기만 하다.

담이는 휙휙 언덕을 타 벌써 정상가까이 다다랐다.

“도착~!”

담이는 언덕위에 있는 커다란 돌위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여기서는 한눈에 마을전체가 들어온다.

마을을 지나는 길위로 길게 무리를 지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다른부족에 공물을 바치러 나선 사람들이다.

“써글놈들. 약한것도 서러운데 피같은 곡물과 물건까지 강탈해 가다니. 순 도적놈들이야.”

“아가씨이~! 아이고...!”

“어휴... 하루종일 먹어대니 엉덩이가 뚱뚱해져서 움직임도 둔한 것 아니야!”

핀잔을 주며 돌아보는 담이 눈에 백짓장처럼 하얗게 질린 아옥이의 모습이 들어왔다.

“너 왜 그러고 서 있니? 아침에 먹은 밥을 체하기라도 한거야?”

“아...아...아가씨...!”

“...!”

아옥이앞에 몸을 세우고 잔뜩 독을 품고있는 뱀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아옥은 도망가려고 몸을 돌렸다.

순간 다급해진 담이가 몸을 앞으로 뻗으며 소리쳤다.

“움직이지맛!”

담이는 아옥을 물려고 몸을 날리는 뱀의 머리를 잽싸게 잡아챘다.

일초만 늦었어도 아옥이의 다리는 뱀에게 물렸을 것이다.

“허억허억... 아, 아가씨...”

아옥이는 기겁을 하여 담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담이 팔에는 맹독을 가진 백사가 칭칭 감겨 있었다.

백사는 어깨 부근까지 팔을 감고 머리를 곧추세운체 금방이라도 담이를 물 기세로 쉬익 거리고 있었다.

“아...아가씨... 아이고...! 이, 이일을 어쩐담!”

“이놈이 왜 이리 버티고 있담?”

담이의 말에 몸종이 다시 살피니, 담이는 백사를 풀어내려고 힘을 쓰는데 백사는 떨어지기 싫은지 버티는 형태다.

어찌나 놀랐는지 아옥은 할 말을 잃고 입만 벌린채 멍하니 서 있었다.

마치 사이좋은 어린 주인과 강아지가 장난을 치는 분위기인 것이다.

“아가씨... 어찌된 일이어요?”

“어찌되긴 뭐가 어찌돼? 아휴... 이 녀석이 정말...! 이게 다 엉덩이가 뚱뚱한 네 탓이야!”


“쉬잇~”

담이는 아옥이 몸으로 팔을 가리운채 대문안을 살폈다.

안쪽은 조용하고 사람들도 없는 듯 했다.

담이와 아옥이는 서로 발을 맞춰 살금살금 집안으로 향했다.

“어딜갔다 오는게냐!”

갑자기 들려온 굵직한 목소리에 아옥은 놀라 주저앉을 뻔 했고, 담이는 아옥의 팔을 잡아 겨우 중심을 잡게했다.

“아...아버지...”

“곧 해가 저무는데 어딜갔다 오는게야-”

“마, 마을에 잠깐...”

“늘 몸가짐이 단정해야 하는걸 명심해라.”

“네-”

“들어가봐라-”

“네-”

담이가 겨우 한숨을 내쉬며 발길을 돌리는 찰나, 아버지의 또다른 불호령이 떨어졌다.

“멈추고 팔을 걷어라!”

“허억...”

“아이구, 나으리...”

“담이 네가 지금 감춘게 무엇이냐?”

“가, 감춘거 없어요~”

“아옥이는 냉큼 비키지 못할까!”

아옥은 기겁을 하며 옆으로 떨어졌고, 그러자 담이의 백사가 감긴 팔이 드러났다.

“저...저...저런...!”

“자, 잘못했어요...”

백사는 몸이 드러나자 팔에 기대고 있던 머리를 들었다.

곧이어 담이 아버지쪽을 향해 험상궂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내가 그렇게 수없이 일렀거늘 아비말을 잊고 뱀에 손을댔단 말이냐!”

“아이고, 나으리... 제가 죽일년이옵니다. 아가씨는 뱀에 물릴뻔한 저를 구하시고자...!”

“듣기싫다! 아옥이 너는 가서 사람들 눈에 띄지않게 아도님을 모셔오고, 담이 너는 방에 가서 꼼짝도 말고 기다리거라!”

그러자 갑자기 백사가 스르르 팔에서 미끄러져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옥은 놀라서 마루위로 뛰어 올라갔고, 백사는 마당을 미끄러져가며 몇 번 담이쪽으로 고갤 돌리더니 이내 어두운 어느곳으로 스며들 듯 사라져 버렸다.

“담이 너는 앞으로 집안에서 한발자욱도 움직이지 마라. 아옥이 너는 이일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입단속 잘하고!”

“...네”

“네, 나으리.”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이래요~ 머리털나고 이런 희안한 일은 첨이라요~ 세상에, 뱀이 팔에 감기고도 무사하다니...”

아옥이는 찬물에 적신 천으로 담이의 팔을 찜질하며 대놓고 묻지는 못하고 혼잣말처럼 연신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옥이는 담이 집으로 들어온지가 몇해 되지 않았으니 오래된 하인들이 쉬쉬하며 알고있는 사실을 모르는게 당연했다.

“그놈의 뱀 때문에 아버지께 꾸중듣고, 문밖출입도 못하게 되었으니... 그놈의 뱀, 확~ 뱀탕을 끓여 먹어 버릴걸 그랬네.”

“아이고... 아가씨, 어찌 말을 그렇게 흉악하게 하세요~ 뱀이 물지 않은것만도 천만 다행인 일이구만요...”

아직 여린 담이의 팔에는 뱀이 감겨있던 벌건 자국이 선명했다.

대체 백사와 담이는 어떤 연관이 있는것일까...

 

 

-2화 끝-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