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남쪽입니다
햇빛 가득 들어오는 창가 쪽빛 바다입니다
지나온 빗길에 바짓가랑이가 다 젖었습니다
우산은 바람에 찢기고 머리 헝클어지고
여전히 하늘 한 모퉁이 구름이 몰려 서성이지만
햇빛 가득 들어오는 창가 쪽빛 바다. 한갓진
여기 남쪽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꿈을 따라 들어와
저미육처럼 난자당한 이 아침, 어젯밤도
크게 털어버리고 발걸음 한번 옮기지 못함으로
비가 오고 신발 안으로 물이 새고 바지가 젖고
구름이 몰려와 불빛 속의 드러난 새앙이였습니다
곳곳에서 하루의 바늘이 날아다녔습니다
잠시 남쪽입니다
창가 환한 햇빛이 비치고 쪽빛 바다 한갓진,
크게 한번 건너뛰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발 담그고 콧노래를 불러도 좋을 바다
팽개치듯 헝클어진 채 버려두고 나니 스스로 찾아온
햇살 환한 여기 남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