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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라인게임, 일본서 '한판승'

이리8666족장 |2005.03.06 14:23
조회 512 |추천 0

한국 온라인게임, 일본서 '한판승'



[조선일보 2005-03-06 14:06:08]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 경영기획실 기자]
‘NHN 재팬’ 기업안내 홈페이지(www. nhncorp.jp)에서는 요즘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게임 기획자 13명,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 20명, 개발 엔지니어 23명, 비즈니스 운영 5명….’ 이 회사는 최근 일본 현지인을 대상으로 대규모로 신규 인원을 뽑고 있다. NHN 재팬이 게임사업부·한게임사업부 등 각 분야별로 채용 중인 인원의 합계는 184명. 올해로 창립 5년째를 맞는 NHN 재팬의 총인원이 현재 150명 선(정직원 기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NHN 재팬의 천양현(38·千良鉉) 사장은 하나도 놀랄 일이 아니라는 투였다. “원래는 250명을 뽑으려고 했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린 그는 “올해는 200명을 신규 채용할 생각입니다. 그래도 인원이 많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한국 인터넷 게임업체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지금까지 일본은 게임에 관한 한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요새로 통했다. 소니와 닌텐도라는 세계적 게임업체를 중심으로 일본은 수십 년 동안 가정용 비디오 게임 시장(컨솔게임·TV에 연결해 이용하는 게임)을 장악해왔다. ‘플레이스테이션’과 ‘게임보이’ 같은 하드웨어 외에도 남코·코나미 같은 세계적인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가 즐비하다.

이런 게임왕국 일본에 한국의 인터넷 게임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NHN·넥슨·엔씨소프트 등 한국의 인터넷 게임업체들은 “한국에서 이미 검증받은 온라인게임으로 승부하면 일본 시장에서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며 일본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일본 시장 진출의 선봉장은 NHN 재팬이 맡고 있다. 한국 NHN의 100% 투자 회사인 NHN 재팬은 땅값 비싸기로 유명한 도쿄 시부야 옆의 예비스(惠比♥) 가든 플레이스 타워 6층에 자리잡고 있다. 천양현 사장은 “원래 2년 전에 먼 미래를 내다보고 무리를 해서 넓은 공간으로 이사왔는데, 금세 공간이 부족해졌다”며 “서둘러 빌딩의 한 개 층을 더 임대했다”고 말했다.

최근 NHN 재팬의 경영 성적표는 눈부셨다. NHN 재팬은 지난해 246억원의 매출액에 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일본에 법인을 설립한 이후 첫 번째 흑자였다. 한 술 더 떠 NHN은 최근 IR(기업설명회)에서 “올해는 NHN 재팬의 매출액이 600억원을 넘어서고, 매출액에서 15~20%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웹사이트 성적표는 더욱 화려하다. 지난해 1월 NHN 재팬의 주력 서비스인 한게임(www.hangame.co.jp) 사이트의 고객 회원은 438만명이었다. 이 숫자는 1년 만에 두 배 이상 불어 연말에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4월부터 대대적 TV 광고 실시



게임 사이트 인기도의 척도인 ‘동시접속자’(특정 시간에 게임을 즐기고 있는 네티즌의 수)에서도 한게임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2003년 초에는 한게임의 동시접속자 수가 1만명이었지만 지난해 10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천 사장은 “1일 로그인하는 고정 고객이 50만명을 넘어섰다”며 “게임 포털 시장에서는 우리가 일본 야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일본 1위 사이트인 야후의 게임 사이트의 동시접속자 수는 현재 2만~3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 한게임이 눈부신 속도로 일본의 게임 사용자를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NHN 측은 게임 서비스를 철저히 현지화시킨 것에서 원인을 찾는다. 천 사장은 “현재 웹사이트를 통해 60여개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이 중 80%의 게임이 한국에서 개발해 일본 사용자 구미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라며 “게임의 세심한 곳 하나하나가 일본 고객의 취향에 맞게 서비스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한게임은 ‘마작’ ‘파친코’ 등 우리나라 한게임(www.hangame.co.kr) 웹사이트에 없는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NHN 재팬은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일단 올해 4월쯤부터 ‘한게’(일본인들이 한게임을 줄여서 부르는 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TV 광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 2~3년 이내에 NHN 재팬을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또 곧 네이버 재팬 웹사이트(www.naver.co.jp)를 커뮤티니 웹사이트로 전면 개편, 한게임과의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천 사장은 “이미 일본 네이버 블로그의 일 페이지뷰가 800만을 넘어서 일본의 3대 블로그 사이트가 됐다”며 “게임과 커뮤니티 분야에서는 일본 최고의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와 같은 온라인 게임으로 유명한 넥슨도 일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넥슨 재팬의 데이비드 리 사장은 “지난해 11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재작년보다 4배 이상 늘어났고, 손익분기점도 도달했다”며 “올해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약 4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터무니없어 보이는 이런 계산법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데이비드 리 사장은 “일본의 초고속 인터넷망이 보급이 늘어나면서 MMORPG 게임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메이플스토리가 작년처럼 인기를 끌고 새로운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가 자리잡으면 충분히 가능한 매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MMORPG는 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의 줄임말로, 수만 명의 네티즌이 웹사이트를 통하지 않고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해서 각기 다른 역할로 즐기는 게임이다.)


한국 MMORPG 게임의 돌풍은 일본 현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기노쿠니야(紀伊國屋) 등 일본의 대형 서점의 게임 코너를 거닐면 어김없이 낯익은 일러스트와 책표지를 볼 수 있다. ‘리니지 2 완벽 공략집’ ‘라그나로크 공략집’ ‘메이플스토리 공략집’ 등 알록달록한 캐릭터가 장식된 이 책들은 국내 PC 온라인게임(MMORPG) 관련 서적이다. 웹사이트를 통해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주무기로 NHN이 네티즌들을 장악했다면 넥슨, 엔씨소프트, 그라비티 등 MMORPG 회사는 일본 고객을 ‘MMORPGP 매니아’로 만들어 장악했다.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하는 그라비티의 일본시장 성적은 화제가 된 지 오래다. 지난해 6월 라그나로크의 일본 동시접속자 수는 이미 10만명을 돌파했다. 게임포털 부문에서 동시접속자 수 10만명을 달성한 한게임에 뒤지지 않는 성적이다. 이는 수익을 떠나 ‘온라인게임이라면 한국 게임’이라는 인식을 일본 사용자에게 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프라인에서도 그라비티는 ‘한국 게임’의 위상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지난해 라그나로크 캐릭터 축제인 ‘라그페스’ 행사에는 3만여명이 몰렸다. 라그나로크 동인지와 화보집은 일본 게임 점포의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캐릭터 상품,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 등 ‘원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전략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일본 TV도쿄는 26화로 제작된 애니메이션(라그나로크 디 애니메이션)을 방영했다. 라디오 프로그램도 만들어졌다.

국내 최대의 MMORPG 업체 엔씨소프트도 일본 시장을 이제 중요한 수익원(Cash Cow)으로 키워내고 있다. 2001년 소프트뱅크와 합작법인 ‘엔씨 재팬’을 설립하며 일본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3년간의 일본 시장 공략은 리니지, 리니지2 등 엔씨소프트의 게임에 대한 고정팬을 양성했다. 리니지 캐릭터 디자이너는 일본에서 사인회를 열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화려한 리니지 화보집이 ‘리니지 매니아’에게 인기다.

지난해 6월 25일 일본에서 상용서비스에 들어간 엔씨소프트의 주력게임 ‘리니지2’는 동시접속자 수가 3만6000여명에 이른다. 앞서 시범서비스 때는 3만명 모집에 7만5000여명이 몰렸다. 지난해 엔씨소프트가 일본 시장에서 올린 수익은 47억원. 리니지2로 인한 수익이 제외된 금액이므로, 엔씨는 올해 일본 매출이 지난해의 두 배 이상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많은 국내 게임업체가 선발주자들이 구축한 교두보에 올라 일본 게임업체와의 한판을 준비하고 있다. 웹젠은 지난해 2월 주력 온라인게임 ‘뮤’의 일본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 13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네오위즈도 온라인게임 ‘요구르팅’을 지난해 11월 일본 겅호엔터테인먼트에 일본 수출 게임 중 최고액인 340만달러(34억여원)에 팔았다.

2005년은 한국의 게임이 일본 시장에서 반짝 성공 신화로 끝날지, 아니면 롱런할 수 있을지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일본 게임 시장의 주류인 콘솔(게임기용) 게임이 대거 온라인화되며 한국의 PC온라인 게임을 위협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차세대 X-박스, 플레이스테이션(PS3) 등도 등장한다.

사실 한국 게임업체의 성장이 괄목할 만하다지만 수천엔에 이르는 게임 타이틀을 최고 1000만장 넘게 전세계에 팔아치우는 일본 메이저 게임업체에 비하면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국내 게임업체는 때문에 최근 2005년 일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 짜기에 골몰해 있다. 일단 국내 업체의 해답은 철저한 현지화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리니지2를 일본 시장의 특성에 맞춰 만화, 소설로 기획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온천 이벤트, 기모노 의상 등 일본다운 콘텐츠를 게임에 삽입하는 것은 기본이다. 오봉(8월 15일) 등 일본의 명절에 각종 게임 이벤트를 열기도 할 계획. 웹젠도 일본에서 이슈가 되는 사건을 게임 이벤트에 신속하게 삽입하고 있다.

또 일본 내 PC 제조업체들과 게임에 적합한 사양의 PC를 공동마케팅하는 등 ‘온라인게임 효과’의 범위를 넓히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네오위즈 온라인게임사업부 오승택 부장은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지금 일본 시장은 문화나 시스템면에서 온라인게임을 수출하기에 좋은 기회”라며 “최근 온라인 게임은 한국 수출 10대 품목에 들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입증해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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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

초고속 인터넷망, 전화 등 네트워크로 각 게이머들이 연결된 상태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여러 명의 게이머가 한꺼번에 상호 작용하며 동시접속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국내에서는 마리텔레콤의 ‘단군의 땅’이 1994년 처음 서비스됐다.

MMORPG

(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여러 명이 접속해 즐기는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롤플레잉 게임이란 주인공이 모험을 통해 경험치를 쌓고 자신의 레벨(단계)을 성장시키는 게임 장르를 말한다. 리니지, 뮤 등 국내 주요 온라인 게임이 MMORPG장르에 속한다.

웹게임

주로 인터넷에서 간단히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류를 말한다. 퀴즈, 스포츠, 대전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있다. 여러 게임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게임포털들이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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