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기대한 만큼 멋진 작품이였습니다. 한국판 헐리우드식 '블록버스터'를 예상한
사람들에게는 적잖은 실망을 안겨줬을 수도 있지만, 저는 제가 딱 기대한 만큼의 충족감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26일날 한 번 보고 일요일날 또 봤답니다. 흐미, 통신사 할인도 안되는데 ...^^
각설하고... 제가 그렇게 영화 같은 것을 즐겨보는 광팬도 아니고, 평론가들같은 날카로운 지식과
글빨은 없는 사람이기에 재미나는 감상평을 쓰기는 힘들 것 같고요. 지극히 평범한 사람으로서 품게
된 의문점들에 대해 몇 가지 꼽아보고자 합니다. 혹시나 제가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다른 분들께서
첨언해 주실 만한게 있으면 코멘트 달아주세요~
- 글의 성격상 당연히 '스포일러'(영화 결말)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괴물' 영화 보지 않으신 분들은 이 글 보지 마세요! -
자, 이제 시작해볼까요?^^
1. 딸은 과연 죽었나?
저는 두 번이나 봤는데도 어이없게 마지막 장면을 놓쳤는데요, 저랑 같이 본 친구
말로는 겨울에 눈발이 날릴 때, 매점 내부의 사진 중에 다음과 같은 사진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 남주와 현서가 찍은 사진 속에 남주가 '금메달'을 들고 있다.
- 현서와 간호사가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
사실 금메달(동메달?)이야 그 이전에 메달을 땄던 다른 시기에 함께 찍은 사진이라고
추정한다면 뭐... 아무렇지도 않은게 되겠고요,
간호사와의 사진(저는 전혀 못봤음) 또한 그 이전에 현서가 몸이 아플 때 병원에서 찍었던
사진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죠 ㅡ.ㅡ;;;;
영화가 끝난 후에 보여지는 송강호 일가의 모습에서 딸 '현서'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하면 현서는 괴물의 몸 속에서 정신적 / 육체적 압박에 의해 사망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현서가 실제로 죽었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현서와 함께 있었던 꼬마애(이름을 까먹었어요...)를 키워서 현서의 빈자리를 메꾸려는
것으로 생각하는게 타당하겠지만, 실제로 현서의 사망에 대한 단서는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정말로 현서는 죽은걸까요? 현서를 부등켜 안고 울었던 가족들의 눈물은 '현서의 죽음'에
대한 슬픔때문이였을까요, 아니면 긴 시간동안 현서를 방치해 둘 수 밖에 없었던 자신들의
처지에 대한 슬픔이였을까요?
2. 영화 시작부분에서 자살을 한 사람은 누군가?
그는 왜 자살을 한 것일까요? 영화 개봉전에 봤던 이런저런 이야기들에 따르면 '괴물'은 우연히
맛보게 된 '인육'으로 인해 인간의 세상에 출몰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자살을 한 사람이
바로 그 대상이라고 추정되는데, 그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요? 무슨 이유로 자살을 하게 된 것일까요?
그 사람은 '괴물을 보고 난 후'에 충격으로 자살을 결심하게 된 것일까요?
아니면 자살을 하기 직전에 '괴물을 보게' 된 후 더 큰 충격을 얻게 된 것일까요?
두 번이나 봤지만 도대체 그 사람이 자살한 이유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3. 마지막 장면에서 박강두가 봤던 것은 무엇일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송강호는 무엇인가를 보고 미리 준비해 두었던
총을 집어들고 어딘가를 향해 총부리를 겨눕니다. 박강두의 눈에 뭔가 띄었던 걸까요?
아니면 단순히 어둠 속 적막함 속에 으스스한 기분때문에 그랬던 것일까요?
뭐 재미없는 영화들처럼 To be continued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순간적으로 괴물2가
나오리라는 복선이라고 생각했는데요. 무리한 억측이였던거 같기는 합니다.^^
4. 괴물이 죽기 직전에 떨어져 나오던 물고기의 정체는?
괴물이 한강에서 살던 물고기라는 건 모든 분들이 다 아실 것입니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은,
괴물이 죽기 직전에 팔딱~ 거리며 뛰쳐나왔던 물고기의 정체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얼핏 보기에는 괴물의 뱃속에서 뛰쳐나온거 같은데, 제가 우연히 CG(괴물 3D 모델링)를 보니
귀물의 등에 물고기가 꽂혀(-.-;)있더군요. 위의 이미지를 참고하세요.
괴물=====>물고기 원상태로 변하게 된 것도 아니고...;;;
대체 왜 괴물의 몸에는 물고기가 꽂혀 있었던 걸까요? 제 친구는 '그게 바로 괴물2를 암시하는거야...'
라고 하는데. 그건 좀 아닌거 같고요.^^
5. 우리가 모르는 더 큰 진실이 있는걸까?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이미 많은 언론에서 이야기가 나왔듯이, '괴물'의 배경이 되었던
실제 사건이 국내에서 있었습니다. 물론 '살인의 추억'과 같은 정도의 연관성/일치성이 녹아 들어있다고
할 수는 없겠죠. 왜냐하면 미국놈들이 워낙 이런 비슷한 류의 사건을 많이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뭐 이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공식적인 것은 2000년 2월의 일입니다.
2000년 2월 9일 미8군 영안실에서 시체방부처리용 용액20박스를 하수구에 무단방출한
사건이 바로 그것이지요.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언론에 공개가 되어 있기에 그다지 의심을
품을 것도 없지만, 봉감독의 눈에 비추어진 더 큰 진실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살인의 추억'에서와 마찬가지로, 봉감독이 의도하고 있는 그 무언가가 감추어져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학생때 '학생운동'에 투신했었다는 봉감독님의 과거 이력으로
볼 때 봉감독이 겪었던, 혹은 목격했거나 알고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는
더 큰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 한강변에서 기형물고기가 상상도 못할 양만큼 출몰했다거나, 한강급수로 인한
기형아가 출산되었다던가... 물론 제 상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정부 차원에서 쉬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을 순 없죠. 결국 미국과 연관된 문제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매우 많은 의문점들이 있었는데, 갑자기 쓰려고 하니까 떠오르는게 없네요.
다른 분들은 의문점 같은거 없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