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잔잔하지만 깊은 감동을 주는 짦은 얘기

사이버리아 |2003.11.03 10:49
조회 2,438 |추천 0

출처 etimesnet.com

압구정동에서 생긴 일 청아한 가을날 주말 압구정동. 패션 문화의 일번지 로데오 거리는 데이트 나온 선남선녀들로 붐볐습니다. 친구와 걷다 보니 멀리 길 한복판에 노점상 할머니 한 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신문지를 펼쳐놓은 좌판엔 쪽파 몇 뿌리와 마늘, 하얀 도라지가 몇 개가 전부였습니다. 대체 번지르르한 도심에서 푸성귀 몇 뿌리 사갈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할머니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힘겨운 손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거 다 팔아야 얼마나 벌까?'

친구와 이야길 주고 받으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반대 쪽에서 언뜻 보기에도 아주 잘 차려 입은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고급스런 뿔테 안경과 서류 가방, 주름 하나 없는 코트는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세련돼 보였습니다. 그는 지나치려다 좌판 앞에 서서 할머니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이거 모두 얼마죠? 제가 다 살게요."

할머니는 귀를 의심하는 듯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걸 다? 전부하면.... 한 5천원 정도..."

아마도 다들 팔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겁니다. 하지만 실천하긴 어렵습니다. 옷차림 새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검정 비닐 봉지를 들고 가는 그 남자의 뒷모습이 참 멋져 보였습니다. 애당초 남자가 시선을 끈 것은 그런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는지 모릅니다. 임자경 편집기자 [jakya@etimesnet.com] 2003/11/03 15:46:55

잔잔하지만 감동적이네요. 진짜... 멋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