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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소중한 보석2개...3)

들국화 |2003.11.03 13:21
조회 525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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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작은녀석이 학교에 가는데 낙엽이나 단풍잎이

준비물로 있어서 같이 나가서 곱게 물든 단풍잎 몇 잎을

주워서 보냈습니다...


쌀쌀한 바람이 좀 심하게 부는 11월의 첫 주 아침.....

떨어진 낙엽들은 바람이 부는데로  소용돌이처럼 맴을 돕니다.. 

녀석들을 보내고 밤새 떨어진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는 걸 바라보며

아......가을이 많이 깊어가는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했지요.


가끔씩 녀석들 때문에 오늘처럼 아침 찬바람을 맞는 일이 있지만

그런대로 가끔은 해 볼만한 일인 듯 싶어집니다.

그 일이 내게 새로운 생각을 느끼게 해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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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형아를  낳은뒤  말이 늦은 네 형아를 최선을 다해 키우기로 하고

엄마와 아빠는 너를 나중에 낳기로 하고는  혹시나

원치않는 생명을 잉태할까봐  걱정스러워서 산부인과에 가서

자궁내에 피임기구를 넣었단다.


엄마는 소중한 생명을 여건이 안된다고

인위적으로 잃는 일은 절대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형아가 말을 하기 시작한 후에 엄마와 아빠는 너를

가질려고 병원에서 바로 피임기구를 제거하고는

형아를 너무나 무더운 칠월에 낳아서 고생을 했기에

너는 한겨울에 낳기를 희망했단다.


엄마의 산후 조리도 이번엔 확실히 해서 몸도 잘

추스릴겸 싶어서....



엄마와 아빠는 몸가짐을 바로하고 계획을 세워

너를 가지려고 많은 노력을 했단다.


하지만 피임 때문이였을까...

계획대로 안되더구나...


한달..두달...석달..넉달..시간은 자꾸 흐르고..

엄마와 아빠는 마음을 편하게 먹기로 하고

너를 기다리지 않기로 했단다...


그렇게 편하게 마음 먹으니 네가 들어서더구나..

엄마는  널 12월에 낳으려고 했었는데

너는 12월이 싫었나 보구나..

해를 넘기고 그 다음해인 96년 5월...

아름다운 봄에 태어났으니...


이녀석아..

넌 엄마를 그나마 편하게 했단다..

형아와는 다르게 2개월의 짧은 입덧으로

엄마를 행복하게 해 주었으니까...


엄마는 언제나 너무 조심스럽고 겁이 많은가 보다..

형아때도 그러했는데..

널 낳을때도 새벽5시반에 이슬이 비치면서

배가 살살 아프다고 서둘러 병원에 갔단다..

하지만 넌 쉽게 태어나려 하지 않더구나..


14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물한모금 못먹고

엄마는 진통을 겪었지만..

병원에서는 수술을 해야 한다더구나..

안그러면 너도 이 엄마도 위험하다고...


하지만 엄마는 그럴수가 없었단다..

형아도 자연분만을 했는데...

너도 꼭 그냥 낳을수 있을 것 같았거든...


분만실에 들어간 엄마의 입엔 산소 마스크가 씌워지고

그 안은 소란스러웠단다..

산모나 태아가 어떻게 잘 못 되어도 책임 못진다고

말하는 의사...

엄마는 정말 두려웠단다...


엄마는 사실 학교 다닐때 그네도 미끄럼도 못타는

겁많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계집아이 였었거든...


그런데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을까..

목숨까지 내 걸 정도의 용기가...

그래서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라는 말이

생겨 난걸까...


넌 엄마가 온힘을 다 쏟아도 도무지 안나오고..

간호사가 엄마의 배에 몸무게를 다 싣고는 널 아래로

마구 밀어 내리더구나..

너무 아파서 참기 힘든 속에서도

엄마는 문득 그렇게 세게 하다가 혹시나 네가 다치지나 않을까

그게 더 엄마는 걱정스러웠단다..


활활 타는 듯이 ...불에 데이는 듯이  네가 나오는 길은 점점 뜨거워지고

아팠지만...엄마는 소리도 못내고 끙끙거리며 참았단다..

왜 그 상황에서도 엄마는 아파서 신음소리 내는게 왜 부끄럽게 느껴지던지..

마지막 남은 힘을  다 쏟아서 드디어 너의 몸이 엄마의

몸속에서 미끌어져  빠른 속도로 빠져 나가는 것을 느낄수가 있었단다...


너의 그 울퉁불퉁한 작은 뼈들이 엄마몸을 미끌어져 순식간에

빠져 나갈때는  왜 그렇게 큰 느낌으로 와 닿는지...

낳고보니 너무나 작은데...어디를 만져야 할지 모를 정도로

작은데....

너를 낳은후 엄마는  온몸을 사시나무 떨 듯이 떨었단다...

왜 그렇게 추운지....따뜻한 오월이건만...사람들은 벌써 반팔을 입고 다니건만...

아무래도 너를 낳느라고 온힘을 다 써서 그런가 보구나...


네가 빠져나간 배는 왜그리 힘이 없던지..

할머니 마냥 허리가 90도로  팍 꺾이더구나..

그렇게  14시간을  빈속으로 고생을 했으니...

아니 그전날 저녁을 먹은후에 굶었으니 24시간도 훨씬 지났겠구나...



너무 배가 고팠지만

먹자마자 토하더구나...


아마도 촉진제를 맞아서 그 때문에 속이 울렁거렸나 보다..


그래서 엄마는 24시간 만에 따끈한 미역국을 먹을수 있었단다..

너무나 힘들어 하며 숟가락 잡은 손이

덜덜떠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지켜보는 아빠의 눈에는

미안함과 고마움과 안쓰러운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모르더구나..


그래서 아빠는 엄마의 입원실에서 3일밤을 함께 해주더구나..

힘들었을 터인데...

지금도 생각하면  아빠한테 고맙지...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엄마는 이틀만에야 너를 보러 신생아실에

갔었지...


3.4킬로그램의 평균 체중...

빨갛고 쭈글쭈글하고 참 엄마가 봐도 못생겼더구나..

왜 그렇게 미웁던지...^^

엄마의 목숨과 바꿀뻔한 녀석인데..

널 본 순간 그냥 알수없는 눈물이 주르륵 흐르더구나...


태어난지 한달도 안 된 녀석이 목에다 힘을 주며

건들 거리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구나...


너 역시도 두 돌이 지나면서 말을 하더구나..

형아가 워낙 늦었으니까

네가 좀 늦는건 걱정을 안했단다.

너까지 말이 늦은걸 보고는 아마도 유전적인게 아닌가 싶더구나.


책만 열심히 보는 형아를 두어선지 너도 다섯살 즈음에는

한글을 다 깨우쳤고 동화책을 어른만큼 막히지 않고 줄줄 읽었었지..

형아보다 욕심이 많은 넌 뭐든지 지고는 못 살 정도로

야무지고 단단하고 바른아이로 아무탈없이 무럭무럭

잘 자라주더구나.............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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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11월의 첫 휴일이었지요..

모처럼 남편이 아이들 데리고 인천대공원에 낙엽을 밟으러

가자고 하더군요..

오랜만에 가 본 대공원엔 가을을 느끼려고 나 온 수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하지만 공원이 워낙 넓기에 그 많은 사람들이 있어도

한가롭게 느껴지더군요.

호수에서 물고기한테  정신을 빼앗겨 한참을 과자를

열심히 던져주는 두 녀석과....


오리한테 번데기를 던져주며 즐거워하는 그이...

오리는 정말 번데기를 잘 먹었습니다..

두 녀석들도 합세해서 오리에게 번데기를 던져 주었는데

한 마리이던 오리가 어느새 여섯 마리로 늘어나 먹으려고 샀던

번데기를  오리에게 다 빼앗기고 말았지요.


대공원을 한참을 걸어  인적이 좀 드문 깊숙한 곳엔

불타는 듯이 곱게 물든 커다란 단풍나무가 한그루 있지요..

해마다 가 본 곳인데 올해도  어김없이 아주 빨갛게 타는 듯이

물이 곱게 들었더군요...


자나가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걸음을 멈추고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지요..

작년엔 어떤분이 그 나무를 바라보며 내장산 갈 필요없네...라고 했었는데..


올해는 어떤 노부부가 그 단풍나무 아래서 사진을 찍으시며

할머니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아.....어쩌면 이렇게 고울까....징그럽게 이뿌네.....라고 감탄하시더군요..

그 말이 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정말 갓난아기의 손가락을 닮은 그 단풍나뭇잎은 징그럽도록 이뻤습니다..

얼마나 곱던지요....

작은 녀석이 주워 내게 건네준 빨간 단풍잎이 너무 예뻐 살짝 귀 옆에 꽂았는데

잠시후 그 모습을 발견한 작은 녀석은 ‘엄마~~! 참 이뿌다~~미인이다’ 이렇게

비행기를 태워 주더군요...^^


한겨울의 하얀 눈만큼 낙엽이 정말로 수북 수북히 쌓여있는 길을

남편과 손잡고... 때로는 팔짱도 끼고 걸으며 아이들과 낙엽을 한웅큼 주워서

눈싸움하듯이 뿌리며 장난도 쳐보며 가을을 마음껏 느껴보았습니다..

정말로 그곳은 낙엽 내음새가 진하게 났습니다..

오랜만에 여유롭게 깊어가는 만추의 가을을 만끽한 아름다운 휴일 하루였습니다.



ps:11월입니다..

활기찬 11월 맞이하시고 밝게 웃을일과

행복한일만 가득한 월요일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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