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다르게 소심한 나는 절대 사랑 고백을 하지 못한다.
마음을 끝내 숨기다가 기다림에 지친사랑이 결국 떠나 버리고
만다.
대학에서 만난 여자 동기가 있었다. 같이 기타를 배웠고, 무작정 부산으로 여행 갔다가 막차를 타고 학교가 있는 포항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어느 날 새벽 산책길에 그녀가 말했다.
동기인 찬호가 자기에게 사랑을 고백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넌지시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고 물었다. 그날 나는 끝까지 고민상담만 해 줬을 뿐 "나도 널 좋아해"라고 차마 말하지 목했다.
다음날, 그녀가 찬호랑 사귄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산책길에 그녀가 내게 준 마지막 기회였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도 은근히 그 사람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런데도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태연한 척 "그냥 친구로 생각하지 뭐"라고 대답해 버렸다. 나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때로는 슬픈 일이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슬픈 일은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아직까지 제대로 사랑을 만들지 못했다. 기회는 있었지만 상처 받을까 두려워 내 마음을 숨겼고, 결국 더 큰 상처를 입게 된 셈이다. 물론 지금도 그녀의 주위를 맴돌 뿐이지만,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면 용기가 생긴다.
나는 이제 안다.......상처를 입더라도 가슴 치미는 사랑 앞에 무릎 꿇는 심정으로 고백하면 내 인생에 조그마한 무지개 하나가 떠오른다는 것을......
- by . K.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