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 가을비 치고는 빗줄기가 굵다.
가지 말라고 가랑비요 있으라고 이슬비라고 했다.
그리고 이런 비는 안개처럼 내려야 한다고 한다.
가을비는 이처럼 추적추적 거릴 정도만 내려야
을씨년 스런 가을의 풍광과 더불어 어울리는데
이건 좀 심한 것 같다.
하긴 시절이 하 수상하고 사람들이 제 정신이 아닌데
가을비 넌 들 제 정신이겠느냐.
어차피 요 근래 비오는 것 보면서 낭만 찾는거 포기한지 오래니
네 맘대로 오려무나 갈 비야!
사무실에 도착하니 한기가 느껴진다. 난로를 켯다.
흘끔 쳐다보는 직원들의 눈치가 "춥냐?" 다.
난 벌써 춥다.
추위나 더위나 모르고 살았다. 체질 얘기가 아니다.
항상 번잡하고 바쁘다 보니 덥다 싶으면 추워졌고 추워 졌다면 더워지고....
그런데 벌써 춥다.
속이 허 하다. 이 것도 배고프다는 얘기 아니다.
뭔가 덜 채워 진 것처럼 허 하다.
이번 주 지방 나드리를 한다.
3박4일로 전국을 돌아다닐 예정이다.
갔다오면 안 추웠음 좋겠다.
속이 허하지도 않았음 좋겠다.
모처럼의 여행이고 외박인데 유치하게 궁상도 떨고
혼자 우아도 떨고 알도 못하는 남도 사람과 늦도록 소주 잔도 기울이고 싶다.
그런데 일 중독 걸린 놈이 일 하러가서 그런 멋이나 부릴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으~~~ 우째 벌써 춥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