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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태어나도 사랑하고 자랑하고픈 내 남편..

이쁜아내 |2003.11.11 20:52
조회 23,577 |추천 0

오늘은.. 빼빼로 데이라면서요..

일찍 결혼해 아이 키우며 살다보니.. 참 많은 새로운 것들이 세상에 새로이 나온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헌데.. 울 남편 생일이 오늘이라서.. 아까 전화가 왔는데..

"하하.. 생일이라고.. 부하직원들이 모두 빼빼로만 선물로 주네요" 하던데..후후

 

저보다 한살 많은 우리 남편..

남편이 24살때 결혼했으니.. 정말 정말 일찍 했지요?..

10년 가까이 살고 있는데.. 항상 제게 존댓말을 쓴담니다.. 물론 저도 그렇지만요..

부부간에 무슨 존대말을 쓰며 사냐구요?.. 남편은 연애때부터 제게 늘 그랬는걸요..

"서로 존중해 주며 살려면.. 형식적으로라도 존댓말을 쓰면서 살아요.. 그래야 서로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좋을것 같아요.."

 

제 사랑하는 남편과.. 저의 인생은 요즘 주말에 방송되는 (제목이 생각안남) 차인표, 김희애씨가 나오는 드라마 스토리와 비슷하담니다.. 김희애씨가 아픈것만 빼고..

 

20살때 첫사랑 남편을 만나 군대 간거 다 기다리고..

남편이 제대한 기념으로 떠난 첫번째 여행..에서 우리 지금 큰 딸을 갖게 되었어요..

 

남편은 어린 나이였지만.."우리의 실수, 아니 내 실수로 소중한 생명과 당신을 괴롭게 할순 없어요"

라며.. 결혼을 하자고 했어요.. 남편 나이 24살에..

다행이 남편은 직업이 있었기에.. 생활력은 있었거든요..

 

헌데.. 남편의 집안에서 무지 반대를 했었습니다..(물론 당연한 거였겠지만)

남편의 형인 제 시 아주머니가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것이 가장 큰 이유..

거기다가.. 제가 가난한 집 딸이라는 이유 하나..(누구도 그런 말을 한적은 없었지만.. 느낄 수 있었어요)

 

남편이 어떻해서든 부모님을 설득해 보겠다고 했었는데..

남편 몰래 절 부르셔서 하신 말씀 "자식하나 없는 샘 치더라도.. 내 그꼴은 못본다"

남편은.. 몇일간을 무릅꿇고 빌고.. 눈물로 호소 했었지만.. 결과는 냉담 하셨담니다..

저도..사실 남편이 부족한 저로 인해 그리 되는 것이 안쓰러워 도망가거나..남편 몰래 낙태를 생각하기도 했었지만.. "꼭.. 믿고 따라 줘요.. 당신이 힘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했었지요..

 

남편의 한달간의 설득이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남편은 저희 부모님을 찾아가 또다시 무릅을 꿇더군요..

"모든 것이 제 잘못입니다..제 부모님은 제가 시간을 가지고 설득하도록 하겠으니.. 우선 동거라도 허락해 주십시오.. 혼인신고를 먼저 하겠습니다.. 결혼은 제 부모님이 설득하신 후에 하도록 하겠습니다..죄송합니다.."

 

다행이.. 막네딸과 딸이 선택한 남자를  믿어 주신 제 부모님은 허락해 주셨어요..물론 그 뒤 몇달간 제 친정 아버님은.. 술로 시간을 보내셨지만..

 

우린.. 서로의 직장의 거리를 중심으로 가장 싼 집을 구하기로 했지요..

제가 모아 둔돈 1000만원..

남편 800만원..

신림동 옥탑방..워낙 부실해서.. 비가 오면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고..여름엔..40도까지 온도가 올라가고

겨울에는.. 추위를 이겨낼 수 없을 만큼 추웠었죠..

워낙 좁아 세탁기를 놓지 못해.. 임신 중에도 손빨래를 했던 그 시절..

 

우리 남편은.. 제겐 저택에 가까운 집에 살던 사람이였는데.. 정말로.. 불편함을 이겨 내기 힘들었을텐데도.. 항상 절 위로하고.. 아끼며 대해 주었어요..

 

시작한지 3달.. 가끔씩 아이의 요동이 느껴질 즈음.. 제가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났지요..

2달치 봉급도 못받았었는데.. 어쩔수 없이 전 실업자가 되었어요..

"괜찮아요.. 사실 당신 임신해서 힘든데 옥탑방 오르내리며 출퇴근 하는거 정말 싫었어요..내가 어떻해서든 살수 있도록 할테니 걱정 말아요" 하더군요..

 

어느날.. 갑자기 안하던 새벽운동을 하겠다며 자명종을 맞추고 다음날 새벽 3시에 츄리닝을 입고 나가는 남편..운동을 간다던 사람이 4시간이 넘게 안들어 오는거 있죠..얼마나 걱정이 되던지..아침 8시 가까이 되어서야 들어 와서는..

"운동하다 잠깐 벤치에 누웠는데 그만 잠이 들었어요.. 미안"  지금 생각하면 남편은 어찌도 그리 거짓말을 못 지어 냈는지.... 초겨울.. 새벽엔 살얼음 까지 어는 날씨에 잠이 왔다는 거 하며 또 벤치에 잠들어서 늦었다는게 말이나 되나요?.. 해서 계속 추긍을 했지요.. 딴 여자가 생긴거 아니냐며...눈물이 글썽하여 말했더니.. "에이.. 걱정할까봐 말 안할려고 했는데.. 사실 오늘부터 우유 배달하기로 했어요..운동삼아.."

"오늘 인수 인계 받는 날이라 배달하는 집 외우느라 한바뀌 더 돌다 와서 늦었어요..미안해요.."

 

남편은요.. 저와 살기전에는 현광등도 못 갈아 끼는 사람이였어요.. 망치질도 여자인 저보다 못하고..

그랬던 사람이 저같은 여자 만나 .. 그리 되었다 생각하니 얼마나 미안하고 죄 스럽던지..

"하루 빨리 당신과 태어날 우리 아기를 편안한 곳에서 살게 해주고 싶어요.." 얼마나 울었던지 모릅니다.

전 남편과 같이 하겠다고 했지만, 임신한 사람이 어딜 그런 험한 일을 하냐고 했고.. 절대 같이 못하게 했담니다.. 

 

아침 9시에 출근하여.. 저녁 8시에 퇴근하고.. 저녁 먹고 몇시간만 자고는 새벽에 일어나 우유배달을 하고 오는 남편.. 분명 엄청나게 힘들었을 텐데도.. 불평.. 신경질 한번 부리지 않고..제게 대해 주는 남편.. 저도 뭔가 해서 남편의 짐을 덜어 주고 싶었지만.. 임신한 몸으로 배가 점점 불러 오니 어찌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남편이 벌어다 주는 소중한 월급을 아끼고 살아 가는 것이 제 유일한 도움이였지요..

 

아이가 태어나고.. 첫번째 돌이 될때까지도 남편의 힘든 생활은 계속 이였습니다.. 이제 조금 살만해졌으니 그만두라고 그리 성화를 부려도.. "우리 아가가 먹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해 줄려면 한살이라도 젊었을때 노력 해야죠.."하며 일을 계속 했담니다.. 그러기를 2년..

 

신림동 꼭대기 옥탑방 9평에서..

우린 전세 5000만원짜리 고급 주택에 2층 전층을 쓰는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답니다..

 

이사하던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름니다.. 무엇보다도 남편이 이젠 힘든 우유 배달을 안해도 된다는 이유가 가장 컷지요..

그해에 우린 결혼식도 올렸고(시댁에 몇번을 찾아가 용서를 구하고 말씀 올렸지만, 결국 시댁에서는 오시지 않았어요)

 

지금은.. 남편의 시댁과도.. 왕래가 있고..(아직도 많이 불편합니다만)

딸아이 둘.. 막네 아들까지 낳았구요..막네 낳고 저도 직장을 구한 덕분에..

2년전엔 조그만 우리 집도 장만 하였고..

 

남편은 직장에서 인정받는 훌륭한 사람.. 아직도 제게 사랑한다 매일 말해주는 사람입니다..

이런 저.. 너무 행복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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