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올해 27살이 되는 한 청년입니다..
이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약 5년전 그러니까 제가 22살쯤에 일어났던 일입니다..
그때 제가 입대를 약 두달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알바를 해서 모아둔 돈도 있고..
나름 아버지께서 용돈으로 쓰라고 주신 돈도 있어서 그 돈들로..
청춘의 막바지를 불태워본다는 생각으로 매일매일을 술로 보낼 때였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저녁에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려고 시내에 나가던 참이었습니다..
현금이 없어서 은행인출기에서 돈을 찾아서 나오고 있었는데..
어떤 양복을 입은 선생님같은 분이 저를 잡더군요..
"아...저.... 학생...(상당히 부끄러운 말투로..)"
"예??"
"저 미안한데 부탁 좀 하나만 할 수 있을까?"
"무슨 부탁이시죠??"
"아...일단 나는 고재철이라고 하는 사람일세...집은 제주도고..잠시 일이 있어서.."
사정이란 이러했습니다..
제주도가 집이신 분인데 친구분을 만나려고 이천으로 가는 도중이었는데..
차를 끌고 가는 상황에 사고가 났는데 그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한데..
자기가 지금 돈을 찾으려고 은행에 왔더니 현재 자신이 신용불량인지라..
돈을 찾을수도 없고 현재 차 보험도 안들어놓은 상태이고..
또 만나기로 한 친구도 연락이 안되서 지금 어떻게 할 지 막막하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저한테 이야기한다고 그러더군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두가지로 갈라지더군요...진실?? 혹은 거짓??
지금같으면야 하나하나 조목조목 따져보고 확인하겠지만..
그때는 워낙 어렸던 때인지라 뭐가 뭔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진정한 사기꾼은 본능을 자극한다는 말이 있듯이...
어느새 제가 묻더군요..
"얼마나 필요하신데요??"
"한...30만원쯤...."
"죄송한데 전 그만한 돈이 없어요.."
"아...아닐세..30만원이 다 필요한게 아니라..아까 어떤 학생이 빌려줘서..15만원만 더 있으면 돼"
"전 15만원도 없는데요.."
"............그럼 얼마나 빌려줄 수 있지??"
"제 통장에 딱 6만원 들어있어요"
"........................그럼 그 6만원이라도 빌려 줄 수 있을까??"
"..........................음...."
"내가 집 전화번호랑 알려줄테니..의심하지말고..내가 친구를 만나면 바로 계좌로 넣어줄게.."
순간 생각을 했습니다...
이 사람 딱 보니 우리 아버지또래일듯 한데...
사기인듯한 냄새가 풀풀 나기도 하고..그렇다고 그냥 쌩까자니 뭔가 걸리고..
그래서 그냥 6만원 드렸습니다...
그래..정말 사정이 그런 사람이라면 내가 어려운 사람을 도운것이고..
만약 사기꾼이라 치더라도 얼마나 먹고 살기 힘들면 자기 아들내미 또래한테
돈 6만원을 사기치고 있겠는가...싶어서 그냥 줬습니다..
그리고는 고맙다고 하고선 가더군요...
그리고 친구를 만나서 이 얘기를 했더니..그 순하던 친구가 별 욕을 다 하더군요..
머저리 같은 놈..병신같이 눈 똑바로 뜨고 코 베였다고..그 놈을 잡으러 가네 어쩌네..
그냥 냅두라고 그러고선 술이나 먹었죠..
그리고 그 다음날 그 전번으로 전화를 해보니 전화를 안받더군요..
뭐 역시나 사기였던거죠..당연히 제 계좌로 입금도 안됐고 그 아저씨로부터 연락도 없었죠..
그러다 입대를 했습니다..제가 부사관으로 입대를 했는지라..
교육을 15주동안 받고서 하사 계급을 달고 임관휴가를 나왔는데..
군대 가보신 분들은 다들 알겠지만..훈련 끝나고 계급장 막 달았을때의 기쁨은..
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뿌듯하고 기분이 좋죠..
그래서 증명사진 찍는다고 그러고선 군복을 벗지도 않고 바로 시내를 돌아댕겼습니다..
그때가 여자친구 생일을 얼마 안남겨둔 시점이었던지라..
쥬얼리 전문점에서 쇼윈도로 구경을 하고 있는데..
쇼윈도로 비추는 제 뒤로 낯 익을 얼굴이 하나 지나가더군요..
순간!!!! 알고보니 그 아저씨였던겁니다...
허겁지겁 뒤 쫓아 갔습니다...
"저 잠시만요..."
뒤돌아보니 그 아저씨가 맞더군요..그때 입었던 옷 그대로 그때 그 모습이었습니다..
"............예......무슨일이시죠??"
"저 모르시겠습니까??"
"............죄송하지만.....전 잘 모르겠는데요...."
"하하하...고재철씨 아니세요...??"
"........................저는 최가입니다.."
이러고서는 그냥 가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팔을 잡고선 제가 잠시 실례 하겠습니다 그러고 옆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이....어린노무 시키가 뭐...뭐하는 짓이야??"
"자꾸 이러시면 저 경찰서로 바로 모시고 갈 수도 있습니다..조용히 그냥 이야기나 하시죠.."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는거야??"
"기억 안나세요? 작년에 ............................ 그래서 제가 6만원을 빌려드렸습니다만.."
그런적 없다고 잡아떼시더군요..
그래서 좀 더 강하게 나갔죠...그 은행에 CCTV 자료에 분명 있을거고..
경찰쪽에도 내가 아는 사람도 꽤 있어서 나름 조사하면 다 나온다구요..-_-
그러자 그 아저씨 눈빛이 좀 심상치않아지더군요..치고 튀려는듯한 느낌이 들기에..
"쓸데없는 생각은 안하시는게 좋습니다..."
"................"
"제 군복 보시면 알겠지만 저희는 인간으로써 상상도 할 수 없는 훈련을 받습니다.....
여기에서 맘만 먹는다면 아무말도 아무 행동도 못할 정도로 만들어 드릴수 있습니다만..??"
당연히 뻥이죠...훈련이 힘들다지만..15주로 인간병기가 되거나 그러지 않거든요..
나름 제가 키도 있고 덩치가 있었던지라..바로 먹히더군요..
"에휴...미안하네..내가 그 당시 교도소 막 출소해서 먹고 살 길도 막막하고..어디 일할 자리도
없고 그래서 순간 배가 고파서 그랬네..정말 미안하네..."
"............지금도 그래서 사기 치고 다니십니까??"
"아니야...지금 그래도 용역일이라도 알아보면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그러고 있지..."
또 거짓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은 했습니다...그래도 왠지 막 대하기는 어렵더군요..
"아저씨 우리 아버지가 아저씨랑 연배가 비슷하세요...저만한 아들도 있으실수도 있을텐데..
저같은 놈한테 그렇게 해서 사시면 아저씨도 기분 안좋으시잖아요.."
"미안하네............."
"그냥 신고도 뭐도 안할테니까..저한테 빌려준 돈만 돌려주세요.."
"................................내가 지금 돈이 없는데..."
"얼마나 있으신데요..??"
"내가 얼마나 빌렸지??"
순간 나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 나간말
"10만원이요!!!"
".............없는데........"
"지갑 한번 줘보세요"
".............."
"빨리 줘보시라니깐요!!! (최대한 인상쓰며 으르렁)"
마지못해서 주더군요...보는데 돈은 안보이더라구요..근데 이상하게 지갑이 빵빵한겁니다..
그래서 지갑을 자세히 보니 돈 넣는 부분 뒤로 희미하게 라인이 보이더군요..
열어보니..현금이 약 12만원이 들어있더라구요..순간 아저씨 움찔하시고..
"제가 원래 10만원 다 가져가야 되는데...그냥 사정도 딱해보이니 8만원만 가져갈게요..."
원래 그냥 보내드릴려고 했는데 그 와중에 거짓말 한 것도 맘에 안들고..
그렇게 사시는분 치고는 행색이 너무 깔끔하고 구두도 잘 닦고 다니시더군요..
그래서 원래 6만원이지만 피해보상에 이자 쳐서 2만원 더 받았습니다..
8만원을 빼고 지갑을 돌려드리니..뭐 같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냥 가시더군요...그래서 뒤에서 이야기 했습니다..
"이렇게 부끄럽게 살 지 마시고 떳떳하게 사세요~!!"
뭐 어떤분들은 돈 뺏은건 너무 했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어떤분들은 잘했다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뭐 나름 정당한 댓가였다고 생각합니다..
인과응보라는 말을 절실하게 느꼈던 사건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길거리에서 사기꾼 조심하세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