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J.B.Grunuie님의 글을 퍼온것 입니다.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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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의 한 가운데… 주변은 아무것도 분간할 수 없이 칠흑 같이 어두웠다. 그 속에는 나이 어린 한 소녀가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져 가고 있었다. 그 숨소리는 점점 공포를 자아내고 있었으며, 눈물을, 수치를, 죽음을 강요하고 있었다. 가슴을 짓누르는 어두움이 엄습해 오고 있었으며, 점점 소녀의 숨소리도 거칠어져 가고 있었다. 소녀는 극한의 공포에 질려 있었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식은땀이 비오 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너무 땀을 많이 흘려서 입술은 타는 듯 말라 오고 있었다. 소녀의 시야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주위는 여전히 분간할 수 없이 캄캄했다. 검붉은 짙은 안개가 소녀의 시야를 가리고 있었으며, 그러한 어둠은 소녀에게 극심한 공포와 상실로 다가왔다. 형체를 알 수 없는 떨리는 그림자가 점점 소녀를 엄습해 오고 있었다. 그 그림자는 떨고 있는 것일까? 아니… 소녀가 떨고 있는 것이었다. 온 몸이 떨리고 이었다. 분간할 수 없는 저 그림자는 무엇일까? 소녀는 필사적으로 그림자의 정체를 보려 했다. 그러나 볼 수 없었다.
‘누구 세요?’
‘유하 야’
‘엄마?’
‘사랑한다 아가…’
‘아빠?’
소녀는 자신이 손에 총을 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총구가 누군가를 향해 겨누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러나 그것이 누군지는 흐릿해서 보이지 않았다. 그때 둔탁한 남성의... 남자의 음성이 들렸다. 아주 덩치가 커 보이는 남자였다. 그리고 그 남자는 큰 소리로 소녀에게 무언가를 지시했다. 그 남자는 소녀에게 계속 자극적인 무엇인가를 주입하고 있었다. 그리고 소녀는 필사적으로 반항하고 있었다. 그것이 도저히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이게 뭐지… 축축해…”
“안돼 제발 그 애한테 그러지 마!”
“안돼! 아빠! 이 사람 좀 어떻게 해 줘! 엄마!”
“...옷이… 벗겨지고 있잖아… 안돼… 안돼… 이런 몸 누구한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아…”
소녀는 이제… 자신을 가리던 모든것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들의 혀가 소녀의 몸에 수없이 타액으로 축축하게 적시고 있었다. 집단으로… 소녀는 심한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때 소녀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총은 발사되었다.
“꽝”
‘안돼’라는 소녀의 비명이 연속해서 울려 퍼졌다. 알 수 없는 소음과 총성이 계속 교차되었다.
#68
“안돼!”
유하는 식은땀을 흘리며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병실 구석에서 자고 있던 성우가 유하를 흔들어 깨웠다.
“여보!”
유하는 계속 중얼거렸다.
“엄마… 아빠... 안돼... 무서워…”
성우는 다급하게 유하를 흔들어 깨웠다.
“여보! 여보!”
“아악!”
유하는 비명과 함께 깨어났고,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다 젖어 있었다. 유하는 다시 금방이라도 실신할 것 같았다. 성우는 이러한 유하를 진정시키려 하고 있었다.
“내가… 내가… 나였어… 내가…”
“괜찮아... 그냥 악몽을 꾼 거야… 내가 옆에 있잖아... 진정해...”
유하는 실성한 듯... 계속 눈물을 흘리며 아무 말이 없었다. 유하는 혼자 마음속으로 강하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제는… 이제는 벗어나고 싶어… 정말로… 이 악몽에서 깨어나고 싶어… 정말…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다 죽여버리면… 끝날 줄 알았는데… 이제… 내 과거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 과거를 아는 사람은… 정말 아무도… 과거를 지우는 것 만으로는 이 악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인가…? 방법이 없어… 방법이… 과거를 모두 지운다고… 과거를 모두 지운다는 건…’ 유하는 생각하는 것 조차 망설이고 있었다. ‘류한수와 박사님도…. 안돼! 그건… 류한수는 날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면서 까지 날 사랑하는 유일한 남자가 아닌가… 바보 같은 남자지… 박사님은… 더더욱 안돼… 그는… 내 아버지야… 이제는… 아버지… 정말… 이 악몽에서 벗어나려면… 죽어야 하나… 죽어야… 그것만이… 아냐… 아직 한가지… 있어… 그건… 이 남자가 날 인정해 주는 것… 유리가 날 인정해 주는 것… 날 여자로… 하지만… 자신이 없어… 진실을 말할 자신이… 진실… 그렇다면… 이렇게 평생 불안해 하며, 악몽 속에서 살아야 하나… 결혼하고 가정을 가지면 모든 것에서, 내 과거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겨우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한 발작도 못 벗어나고 진흙탕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꼴이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