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직업은 캐디 입니다. 이 일을 시작한지는 1년 5개월이 됐구요.
결혼 십년만에 이혼을 했습니다. 원래 없는 집에 시집가서 아둥바둥 살아보겠다고
맞벌이 해가면서 살아는데 이혼을 하면서 위자료 한푼 없이 몸만 나왔습니다.
얼마되지 않는 전세금은 아이들 아빠가 아이들을 키우는거니 그건 당연히 아빠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는 달랑 이백만원 손에 쥐고 집을 나와야 했습니다.
내 나이 아직 젊으니 이제 새로 시작하면 된다고 나 스스로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참,,망막하더군요.
이혼할 당시 경리였는데 사대보험 다 떼고 저한테 남는 금액이 85만원.
이 돈으로 언제 전세집구하고 언제 돈 모으나 그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그래서 저는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우선 동대문 옷가게에서
일을 할까 캐디 일을 할까 망설이다가 캐디 일을 선택했습니다.
그 이유는 순전히 광고에 적힌 금액 때문이었구요.
월 이백오십에서 삼백 보장.
정말 반신반의 하면서 ' 그래. 반년만 참아보자. 내가 직접 해봐야 알지 않느냐'
우선 캐디란 직업을 하겠다고 가족에게 말했더니.
캐디에 대한 편견 다들 아시죠? 그 이유로 인해서 다들 말리더라구요.
그거 할려면 체력이 좋아야 한다던데 니가 그걸 어떻게 하겠느냐. 두달 교육은 커녕 한달도
못돼서 올거다. 등등,,,말들이 참 많았습니다.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네..광고글대로 맞구요. 월 삼백이 넘을때도 있습니다.
제가 월급 자랑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쓴 건 아닙니다. 오랜만에 네이트와서
톡톡 읽다가 어느분이 캐디란 직업 어떻냐는 질문에 이차 운운하는
하도 어의 없는 답글이 올라왔길래 너무 맘 아퍼서 몇자 적어봅니다.
월 수입은 겨울 여름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골프란게 해가 뜰때 시작해서
해가 지면 볼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치기가 어렵습니다.(물론 라이트 있는 경우엔
사정이 좀 틀리긴 합니다만, 저희는 라이트가 없어요)
겨울엔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빼고 5일 정도?(제가 저희 회사 작년 기준으로 말씀드립니다.)
일할수 있구요. 여름엔 해가 길기 때문에 두번정도 라운딩 할수 있습니다.
매일 두번은 아니구요. 하루는 원, 하루는 투, 이런식으로 일주일에 8 ~10 정도 라운딩
하실수 있어요. (각 회사 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라운딩 시간도 계절에 따라서 약간씩 틀려집니다. 겨울엔 4시간에서 4시간 30분정도
소요되구요. 여름엔 5시간에서6시간 정도 소요 됩니다.
그리고 라운딩 나가기 예상 시간보다 한시간 일찍 출근해야 하고 일끝나면
디보트라고 잔디에 모래 뿌려줘야 하는 시간이 있어요.그거까지 계산하면
하루에 일하는 시간이 6-7시간 정도라고 보심돼요.
매일 매일 내가 일 하는 시간이 일정치가 않아서 아침일찍 출근할때도 있고
오후에 출근할때도 있습니다. 일찍 출근하면 일찍 퇴근해서 좋구요.
단 대기지연이 생길수도 있으니 시간 계산을 정말 잘 하셔야 해요.
겨울은 그나마 괜찮은데 여름 이면 정말 힘듭니다. 여름엔 두번라운딩을 해야 하는데
새벽 5시가 티업이라고 생각하시면 한시간 전에 출근하기 위해서 4시까지 출근해야 합니다.
4시까지 출근하기 위해서 새벽 3시쯤 일어나서 밥먹고 화장하고 출근합니다.
그리고 집에 퇴근하면 저녁 7시 반에서 8시 30분 사이..
캐디 복장 대충 다 아시죠? 목티는 기본. 그위에 유니폼,
여름에 남들은 덥다고 에어컨 앞에 있을때. 캐디는 목티입고 클럽을 한팔에 7개에서
많게는 12개씩 끼고 댕깁니다. .
한팀당 보통 4분의 손님을 서브합니다. 한명의 캐디가 4사람을 보조할려면
평균 5키로의 채를 한팔에 끼고 뛰어다녀야 합니다. 그린위에서는
손님들의 볼을 닦아 드리고 라이(공이 지나가는 길)를 봐 드리기 위해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합니다. 한 사람당 2번씩만 볼을 닦아도 8번을 그린에서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합니다. 18홀이면 대략 140번 입니다.
오리 걸음 다들 해보셨죠. 서너발짝은 힘이 안 들지만 몇바퀴만 돌면 다리에 쥐납니다.
손님 중에는 그런분들 계십니다.
캐디들은 하루종일 걸어다니니깐 다리 힘 좋겠다 하시는분 계세요. 다리근육 좋겠다고
만져보지는 못하고 궁금은 한데 클럽 채로 한번씩 다리 두들겨 보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런데 캐디 중에서 인대 안 늘어나고 무릎 성하신분 별로 없습니다.
저도 참고로 인대가 부분 파열돼서 병원 치료 받으면서 다니구요.
저 아직도 내복입고 출근합니다. 햇빛에 바로 노출되니깐 피부 보호 차 겸 풀독이라고
있어요. 여름이면 정말 구멍이란 구멍에선 다 땀이 나더군요.
땀띠에 풀독에 어깨 근육 통증에 다리 걸을때 마다 뼈 부딪히는 소리에
잠은 어찌나 고픈지 정말 머리만 대면 잡니다.
학교다닐때 밤샘 시험공부하면서도 흘려보지 못한 코피를 캐디 하면서
흘려봤습니다.
제가 가진돈이 얼마 안돼서 처음 입사할때 기숙사 생활을 했습니다.
투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보통 한집에 4명정도 생활할수 있어요
그런데 캐디들이 제각각 일하는 시간이 틀립니다. 어떤 사람은 3시에 일어나고
어떤 사람은 4시. 5시에 일어나기도 합니다. 전날 두번 라운딩하고
잠이라도 제대로 자야 하는데 기숙사 생활을 하면 잠을 제대로 잘수가 없어요.
그리고 저녁엔 9시 정도가 되면 불 다 끄고 잘 준비를 합니다. 왜냐하면
기숙사 식구들 중에는 그 담날 새벽 출근 하는 사람이 있기때문이죠.
잠이오는데 못자는 것도 힘들지만 잠이 안오는데 억지로 자야 하는 것도 너무 힘들더군요.
캐디하시는분들 수입이 제각각 틀린 이유를 이제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순번대로 돌아가는게 원칙이고요.
벌땅이라고 있어요. 대강 큰 이유만 적겠습니다.
캐디하고 떼놓을수 없는게 진행이란겁니다.
저희 골프장엔 7분간격으로 티업을 하는데 홀 아웃할때도 간격이란게 있어요
8분내지 9분인데 .앞팀하고 홀아웃 간격입니다.
손님 중에선 정말로 볼을 못치시는 경우도 있구요.
그린에서 정말로 신중하신 분들이 있어요. 마지막 홀에서 볼을 잊어버려서 그거 찾느라
안 가시는 분들도 있구요. 별 무리 없이 앞팀하고 딱 간격 맞춰 오는게 8분정도인데요.
위에 처럼 저런분 만나면 그 시간내에 들어오지 못할때가 많습니다. 그럴때 타임체크해서
걸리면 벌땅이라고 하루 일 못하고 회사를 위해서 새벽 첫 티업시간부터 마칠때까지
회사 봉사하고 옵니다.
두번째는 매일 일하는 시간이 틀려서 내 몸이 일어나는 시간을 적응 못할때가 간혹 있어요.
그리고 여름엔 정말 정말로 힘들기 때문에 몸이 일어나고 싶은데 말이 안 듣거나
아예 자명종 소리를 못 들어서 출근시간에 못 오는 경우가 간혹 있어요.
이럴때도 벌땅있습니다.
그리고 손님들과 간혹 마찰이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골프 70프로가 내기를 해요
내기를 하면 사람이 예민해지잖아요. 한 홀에 몇십만원이 왔다가따 할때도 있어요.
손님들이 돈을 잃게 되면 그 스트레스를 언니에게 준답니다.
언니가 거리를 잘못불러줬다,라이를 잘못 가르쳐줬다,,등등,,
컴플레임 걸거나 하면 당하는 쪽은 언니일수밖에요..
간단하게 몇마디 해야지 한것이 말이 길어졌네요.
저는 월 30만원 정도 집에 부모님 용돈으로 드리구요. 큰행사나 제사 있으면
제가 선뜻 낼수가 있어서 무엇보다도 기쁩니다.
전세지만 아파트도 하나 마련했구요. 제가 작년 계획이 천만원 모으는거였는데
달성했습니다. 축하해 주세요.
물론 캐디를 해서 예전보다 씀씀이 커진 부분은 인정합니다.
예전에 만오천원짜리 청바지 하나 사는데 서너번을 왔다갔다 살까말까
고민했을때보다 15만원짜리 청바지, 나한테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살때도 있습니다.
저는 이것도 삶의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두서없이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