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치를 잘 아는 사람도 아니고,
평소에 뉴스보다 쇼프로그램을 더 좋아하며, 우리나라 주요 국회의원의 이름보다 연예인의 이름을 더 잘아는
대한민국의 부산에 사는 23살 평범한 여자일뿐입니다.
어제(5월 31일), 친구들과 저녁에 한잔 하려고 가는 길..
서면에서 (부산의 중심지)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시위를 하는 현장을 보았습니다.
그러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촛불을 하나씩 받아들고 친구들과 자리에 앉았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청년들은 기본이요, 학교 선생님, 중*고생, 아기를 업고온 엄마들, 할머니*할아버지까지..
모두다 촛불을 들고 노래를 부르며, 발언을 하며, 시위를 했습니다.
촛불시위를 한지 얼마되질않아, 끝나는 파장 분위기가 되었고
저는 촛불시위가 조금은 허무하다 라는 생각을 가지며 친구들과 그 자리를 떴습니다.
대충 끼니를 때우고 집에 가려고 버스 정류장에 가니..
시위는 끝나질 않았다는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이명박 OUT이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고시철회 협상무효","이명박은 물러가라","부산시민 함께해요" 라는
구호를 외치며 도로를 점령한 부산 시민들이 오고 있었습니다.
뒤따라 전경들과 경찰들이 오고있고, 버스들은 도로를 점령한 시민들로 인해 움직이질 못해
결국에는 버스들이 도로에서 방향을 바꾸는 일마저 벌어졌습니다.
대단했습니다. 멋졌습니다.
저와 제 친구들은 집에 가는것도 포기하고 그들과 함께 외쳤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맨손으로 구호를 외치는 저와 제 친구들에게 어느 아저씨가 "맨손으로 하면 허전해요" 라며 웃으시면서
플랜카드를 얻어서 나눠줬습니다.
우리는 그 플랜카드를 들고 구호를 따라 외치며 진행을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가벼운 마음이었습니다.
'미친소 들이면 안되는데.. 이명박 정말 미쳤다..' 라는 단순한 생각밖에는 가지고 있질 않았습니다.
계속 행진을 하는 중 드디어 전경들과 경찰들이 막아서기 시작했습니다.
옆에서 점점 조아오고, 앞에서는 스크럼을 한 경찰들이 다 막아섰습니다.
행진이 잠시 멈춰지고, 사람들은 "비켜라 비켜라"를 외치며 계속 행진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다가, 앞에서 잠깐의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자세히는 잘 모르지만 전경들과 청년들이 시비가 붙은 모양입니다.
비명소리가 나오고, 사람들은 싸우지 말라며 소리를 지르고, 폭력경찰 물러가라며 구호를 외쳤습니다.
화가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네가 뭔데 우리 국민을 때리는 거지.. 라는 생각이 가득찼습니다.
친구는 무섭다고 옆에서 자꾸 손을 끌었습니다. 우리 맞으면 어떡하냐고 겁에 질려서 저한테 물었습니다.
무서워하는 친구에게 자기들은 우릴 못때린다고, 걱정말라며 소리쳤습니다.
너무 화가나서 옆에 있는 경찰들에게 들으라는 식으로 때리라고, 한번 때려보라고, 치료비만 내놔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현장에서 제 옆에 있던 아기를 데리고 온 아저씨가 폭력경찰 물러가라며 구호를 외치자
목마를 타고 있던.. 3~4살로 보이는 남자아기가 안되는 발음으로 폭력경찰 물러가라며 구호를 외쳤습니다.
미안했습니다.
저 조그마한 아기가 뭘 안다고..무슨 죄가 있다고.. 이쁜것만 보고, 이쁜것만 들으며 커야 하는 이쁜 아기가
저 자그마한 입으로 폭력경찰 물러가라며 구호를 외치는 건지..
미안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게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경찰들은 부산 시민들이 집에 돌아가야 하니.. 빨리 도로에서 나와 인도로 올라가라고 방송을 했습니다.
우리가 부산 시민이다!!!!!!! 우리는 부산 시민 아니냐!!!!!!!! 라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사람들은 그냥 앉자면서 도로에 그냥 다 철퍼덕 앉고, 구호를 외쳤습니다.
메가폰마저 쓰면 불법이라 하여, 많은 분들이 한명씩 일어나 목이 터져라 자유 발언을 하기 시작했고,
어떤 여자분들은 힘내시라며, 사탕과 빵과 과자들을 나눠주기 시작했으며,
어떤 스님은 부적을 써서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곧 어느 고등학생들이 스피커와 마이크를 들고와 자유발언대를 하기 시작했고,
수험을 앞둔 고3학생들부터 한 아이를 엄마까지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어느 한 어머니는 자기에게 하나밖에 없는 아기가 태어날때부터 뇌에 병이 있어서
겨우겨우 살려서 지금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데, 미친소를 들여서 또다시 뇌에 병 들게 할수는 없다고 울먹이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어떻게 살려낸 자식인데 하며 소리를 지르는 어머니를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리고 어느 분은 전경 이야기를 하면서, 옆에 지키고 서있는 전경들을 보며
당신들 너무 불쌍하다고 소리를 쳤습니다. 미친소가 들어오면 당신들이 제일 먼저 먹는데 어떡할꺼냐면서 소리를 쳤습니다.
비록 이 상황은 우리를 적으로 만들고 있지만요..
부산 갈매기를 부르고, 아침이슬을 부르고, 애국가를 부르고, 아리랑을 부르면서 눈물밖에 안났습니다.
그렇게 시위가 새벽1시를 넘어가면서 또 경찰들은 해산하라며 경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크럼을 짠 경찰들에 앞에서 남자들이 너나 나나 할것없이 경찰 앞에서 스크럼을 짜며, 혹시라도 다칠 상황을 우려해
여자와 아이들 보호하라고 소리를 쳤습니다. 든든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주니 무서울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DMB로 뉴스를 보며 서울 상황은 어떤지 보는데.. 서울분들은 청와대 근처까지 점령했다고 해서
부산 시민들은 다같이 환호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눈에,머리에 소화기가루 뿌렸다고 합니다. 45도로 뿌려야 한다는 물대포를 정면으로 쏘았다고 합니다.
그 물대포를 정면으로 맞은 여고생 한명이 실명이랍니다.
그 물대포를 머리에 맞은 어느 남자분은 뇌출혈 증상으로 치료받고 있다고 합니다.
맞아서 갈비뼈가 부러진 어느 예비역은 그 뼈가 내장기관을 찔러 지금 위독하다 합니다.
그런데도 흘러나오는 뉴스는 이명박은 관저로 퇴근했다 합니다.
미쳤습니다. 소름이 돋았습니다.
다같이 시위를 하며 그 뉴스를 보는 순간 그 인간은 정녕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쳤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자기 국민들이 실명되고,다치고,죽을 상황에 놓였는데
자기는 퇴근해서 발뻗고 쉽니까?
당신은 정녕 사람이 아닙니까?
이명박 당신은 중국에 가서 중국 지진 사태를 보며 눈물이 나더라고 했지요..
근데 당신은 중국 사람들 죽은건 슬프고, 이제 곧 당신의 나라 국민들이 단체로 다 죽을지도 모르는 일을 만들고 있습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죽는건 당신에게 하나도 슬픈일이 아닙니까?
이런말을 하면 안되지만 중국 지진사태는 정말 어쩔수 없는 천재지변이었습니다.
예상도 못하고, 막을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충분히 예상되고 막을수도 있는 상황인데도, 당신은 그걸 눈감고, 귀닫고, 입닫고 생각조차 안합니다.
어떻게 한 나라의 우두머리가.. 그런식으로 밖에 생각을 안합니까..
영어 잘해서 영어로 수업하자는 사람이 왜 도장은 엉뚱한데에 찍어서 우리 국민들을 개고생 시킵니까..
이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지.. 독재국가로 돌아갔는지 상황파악도 안됩니다..
곧 미친소가 들어와 내 부모님,내 동생,내가 사랑하는 친구들,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광우병에 걸려
미쳐서 죽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싫습니다. 주어진 운명대로 죽는다면야 이런 억울한 생각 안하고 살지만,
충분히 막을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우병에 걸려서 미쳐 죽어야 한다면 끝까지 싸우다가 죽을겁니다.
힘내세요.
저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도시에서 시위하시는 모든 분들 힘내세요.
저희 부산에 있는 갈매기들도 목놓아서 울며, 힘내서 싸워드리겠습니다.
저희가 반드시 이길겁니다.
2008. 5. 31~6.1 일 새벽까지 서면에서 목놓아 울었던 우리 부산 갈매기 여러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6.4일날 봐요! 2MB 백일되는 날이라는데 백일빵 아주 톡톡하게 치뤄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