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컴퓨터를 접한 후 거의 10년을 게임으로 보냈다. 수많은 게임을 했고, 거의 모든 온라인게임을 해봤다. 그중에는 ‘지존급’에 이른 게임 역시 많다. 군대가기 몇 시간전까지 온라인게임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게임에서 얻은 것은 하나도 없다 그 당시 게임중독 정신병이었던 것을 나도 인정한다. 그런 만큼 게임에 빠져 있는 친구들에게 한마디 정도는 할 조건은 된다고 생각한다.
내 나이 25, 10년을 게임으로 보냈다. 안해본 게임 없다.
물론 알고 있다. 이 글이 정말 보기 싫을 것이다. 나 역시 게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면 광적으로 싫었다. 제발 3분의 시간만 내어 읽어보기 바란다. 진심으로 고개 숙여 부탁한다. 잠시 스타 한판하고 쉬는 시간에, 총 쏘다 다음판 기다리는 시간에, 레벨업하다 화장실 갔다 와서 다시 시작하기 전에, 잠시면 된다. 게임중 10초도 시간 내기 귀찮은 것 알고 있다 그 10초에 누가 건들면 살인충동이 일어나는 것 역시 안다. 하지만 하루에 몇 시간을 게임하는데 단 몇 분 게임 중 실수로 제한당한 거라 생각하고 시간을 내다오.
게임을 하고 있을 때는 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다. 오로지 게임진행에 관한 습관적인 반복 행동이다. 게임 중 채팅을 하든 장사를 하든 그건 생각이 아닌 습관적인 행동이다. 이게 한번 지속되면 끊기가 어려워진다. 난 담배를 피우는 입장에서 게임은 담배보다 끊기가 훨씬 어렵다는 것을 말 할수 있다.
사람에 따라 게임과 별로 안 친한 친구는 별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나처럼 빠지면 끝도 없이 하는 사람 역시 많을 것이고, 대부분의 게임중독자들 역시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게임 중 지존을 향한 경쟁심, 게임 속 친구, 새로운 희귀 아이템 획득 등이 첨가되면 밥먹고 자는 시간도 아까워지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는 설령 부모라 할지라도 건드리면 살인충동을 느끼고 마음속이든 실제로든 욕을 하지 않는가? 이것 역시도 이해 한다 당연한 것이다. 혹여나 사정이 생겨 게임을 못하게 된다면 못하게 된 그 시간 내내 게임생각이 머릿속에 맴돌고 어떻게든 빨리 게임에 접속하고 싶어질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로 게임으로 돌아가고 싶을 것이고 벌써 돌아간 친구도 있을 것이다. 조금만 더 참아달라.
게임은 담배보다 끊기 훨씬 힘들어
아이템 거래 하는 곳에 빠르게 지나가는 채팅창도 읽어내는 능력을 가진 당신이라면 나머지 부분도 금방 다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이 전혀 어떠한 것도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을 하면 게임을 끊어야지 하는 약간의 생각도 없어진다. 이게 담배·마약보다 무섭다는 것이다. 게임을 끊는다고 지금 잠시라도 생각을 해보자.
게임을 끊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이다. 우연히 한 게임을 못하게 되더라도 또 다른 무수한 게임이 있다. 혹시 이제 안한다고 하더라도 잠시 맛만 보자고 하다가 다시 빠져든다. 게임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마주치게 된다. 이 게임을 마지막으로 더 안한다는 것은 절대로 안 통한다 지금 당장 그만두고 잊어야 한다.
“
온라인 게임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여기서 내가 추천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첫째는 군대를 가는 거다. 상근·방위·방위산업체 전부 안된다.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곳이라야 한다. 엄청나게 가기 싫을 것이다 하지만 우선 입영 신고하고 영장나오면 입대 전 1시간 전까지 5분전까지 게임을 하든 말든 상관 없다. 그리고 무조건 들어가라. 그리고 거기서 그동안 자신이 어떠했는지 생각을 해보기 바란다. 게임하는 시간에 공부 안한 걸 후회하라는 게 아니다. 이것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단지 다른 군대 동기들이 갖춘 멋진 능력들이 자신은 하나도 없다는 걸 후회하고 다시 시작하기를 바랄 뿐이다. 군대에는 정말 많은 능력을 가진 애들이 많이 있다. 그중 제일 못나 보이는 게 게임 잘하는 녀석이었다. 이건 솔직히 부끄러워 말하기도 뭣하다. 새롭게 노력하라 절대로 늦지 않았다.
둘째는 효과가 좀 적은 방법이다. 우선 지금 잠시 컴퓨터를 끄고(켜두는 것이 아니라 전원을 내리고) 몸을 풀면서 주위를 한번 보자. 게임한다고 몸은 엄청나게 굳어 있고 피곤하다 혈전이 생겨 급사도 있으니 몸이라도 우선 좀 풀자. 게임방에 있다면 비슷한 게임중독자들이 몇몇 보이고 퀭한 눈으로 모니터를 보고 있을 것이다. 특히나 밤새 한 녀석은 좀비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냥 한번 보고 웃어버려라. 방안이라면 어지럽게 되어 있을 것이고 느끼진 못하겠지만 냄새도 난다. 옷을 대충 입고 만화방으로 가라. 친구가 있다면 더 좋다. 같이 영화관이라도 가라. 그리고 만화든 영화든 완전히 지칠 때까지 보고 웃어라. 웃으면서 잠시만 생각하자 게임을 더 하지 말자고.
게임에 접속 안해도 ‘정말’ 아무일 안생긴다
게임에 당신이 접속 안한다 해도 장담하건대 100% 아무 일 없다. 당신이 지금 꼭 가지고 싶어 하는 것, 그것을 얻는다 해도 또 엔딩을 본다 해도 그게 막상 실현되어도 별 것 아니다. 장담한다. 설령 당신이 지존일지라도 상관 없다. 게임속 친구는 한개(한명이 아니다 게임속 그들은 사람이 아니다)도 필요없다.
지칠 정도로 놀았지만 여전히 게임생각이 날 것이다. 오늘은 피곤하지 않는가? 게임 지우고 그냥 자라. 지우고 자는 것 잊지 말자. 그냥 생각없이 지워라.
다음날 일어나면 게임을 안 하며서 갑자기 생겨버린 엄청난 시간들이 감당이 안될 것이다. 한동안은 영화보고 만화보고 TV 보면서 게임생각은 잊고 생각이 안날 때까지 쉴새 없이 놀아라. 요즘 미국드라마 재밌는 것 무지 많다. 잠시 10분만 들어가 보자는 생각이 든다면 다시 게임 다운받기 귀찮은데 그냥 포기하자. 10분이 100일이 된다. 돈도 떨어져가고 볼 영화도 없어지면 무협지를 추천한다. 다른 일반교양책을 본다면 더욱 좋다.
내 진정한 친구가 몇 명인지 생각해보자
이쯤되면 다시 생각을 해 보자. 내 진정한 친구가 몇 명인지, 내가 남들에게 자신있게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앞으로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나의 꿈이 무엇인지 등등 그리고 그런 것들을 이루어 내기위해 조금씩 시간을 써서 해 봐라.
현실에서 노력한 것이 달성되었을 때 그 맛과 느끼는 생각보다 훨씬 좋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학교 공부에서 느낄 수 없는, 원하는 걸 할 때의 기쁨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무협지의 주인공들은 비록 재수 좋게 레어아이템(손쉽게 구할 수 없는 아이템)을 가지지만 노력도 많이 하고 멋지지 않는가? 당신도 현실로 그게 가능하다. 게임하던 열정으로 꿈을 찾고 노력한다면 설령 공중부양이라도 못할 것이 뭔가. 지금 당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현실의 꿈은 어떻게든 당신이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게 당신의 머릿속에 있는 것이다. 가상이 아닌 현실을 즐겨보라. 혹여나 달성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안 되면 어떤가. 좀더 해보고 다시 도전하면 그만이다. 레어아이템은 원래 얻기 힘들지 않는가? 노력하는 것조차 재미있다고 느껴질 때가 올 것이다. 그럼 당신은 이미 성공이다. 그리고 컴퓨터를 멀리하라. 사실 컴퓨터로 해결되는 것은 몇 개 없다. 아니 아예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게임을 그만두고 후에 옛 친구가 조금만 시간 때우며 다시 게임하자고 하면 약간의 용기로 이렇게 말하자.
“그동안 게임 너무 많이 했잖아? 부모님한테도 미안하고 그리고 난 조금만 해도 중독되니까 게임 안해 대신 영화 보러가자 내가 쏠게”
부모님들께
혹시 이 글을 게임중독인 것 같은 자제분께 보여드리고 싶으신가요? 그럼 이 글을 강제로 보라고 하고 그들이 하는 것들을 꼼꼼히 따지면 절대로 하지도 않고 읽지도 않습니다. 그냥 컴퓨터 옆 혹은 잘 보이는 곳에 올려두고 지켜보지도 마세요. 돈도 좀 올려주시구요. 누군가 자기를 지켜 본다는 건 감시로 받아드립니다 그냥 이 글대로 행동한다고 생각되면 아무런 말 없이 물어보지도 말고 조용히 놔 두세요. 돈도 그냥 보이는데 놓아 두시구요. 게임중독자들은 대개 부모의 약간의 관심도 받아드리기 굉장히 힘듭니다. 게임을 안 한다고 칭찬하는 것조차 부담이 됩니다.
윤지환씨 글 전문 ; 한겨례신문에서 발췌.